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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2.15 11:49 수정 : 2011.12.15 11:49

플라스틱 음료잔을 재활용해 만든 윈도팜.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벽과 창을 이용한 수경재배, 건강과 환경교육까지 1석3조

가습기 살균제 파동으로 건조한 겨울을 나기가 곤란하다. 가습기 통을 날마다 삶을 수도 없는 노릇. 가습기용 ‘페브리즈’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거실과 베란다에서 화초를 기르는 이들, 걱정 없다 한다. 초록이에게 물 주기 잊기를 무한반복하는 죽음의 손들에게도 반가운 소식. 바로 수경재배 이야기다.

수경재배는 말 그대로, ‘물에서 키우는 재배’를 뜻한다. 화초뿐 아니라, 농가에서는 과일과 채소 재배에도 널리 쓰인다. 화초 자체의 증산 작용과 더불어, 화기(화초를 심는 그릇)에서 바로 증발하는 수분이 더해져 메마른 실내 공기에 촉촉함을 더한다. 식물은 빨아들인 물 가운데 1%만을 생명 유지에 쓰고, 나머지는 증산 작용을 통해 공기 중에 배출한다.

윈도팜 역시 수경재배 방식이다. 주렁주렁 매달아놓은 윈도팜 주변으로는 습도가 더욱 올라가는 듯하다. 장민호씨의 집에서 윈도팜 주변의 습도를 살펴보니 71%에 이른다. 아직은 국내에 생소한 윈도팜은 미국에서 유래했다. 뉴욕 한복판에서 도시농법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플라스틱 용기를 재활용해 수경재배 용기를 만들기에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엔지니어로 일반 기업에 다니고 있는 장민호씨는 애초 수경재배 식물공장에 관심을 뒀다가, 윈도팜 전도사가 됐다. “창가 어디든 설치할 수 있어 주로 거주 형태가 아파트나 빌라 등인 국내에 가장 적합한 화초 재배 방식이죠. 유기농으로 허브나 야채를 키워 수확도 할 수 있고요. 아파트 농사, 화초 가꾸기가 훨씬 수월해진 거죠.” 윈도팜은 창이나 벽에 걸면 돼, 어른 키 높이의 책장 모양인 일반 수경재배기보다 공간 제약이 덜한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장씨와 그의 부인이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의 정서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이란다. “요즘 아이들이 자연과 가깝게 자라지 않아서 그런지 보통은 작은 잡초나 곤충 같은 것을 밟거나 하는데, 우리 아이는 그런 것을 꺼리더라고요. 솔방울을 심으면 소나무가 날까 땅에 심는 아이가 됐어요.(웃음)” 부부는 입 모아 말했다.

장씨 부부는 지난해 6월부터 인터넷 동호회를 꾸리고, 수경재배와 윈도팜에 대한 정보를 회원들과 주고받고 실제로 만나 재배기 만들기를 시도했다. 미국에서는 플라스틱 페트병을 썼으나, 더욱 만들기 쉬운 음료수 잔으로 교체하는 아이디어를 적용해 성공했다.

줄줄이 달린 윈도팜의 맨 끝은 꽤 높아 보인다. 물을 줄 때 불편할까 걱정스러웠다. “물을 뿜어올리는 펌프와 전원을 공급하는 모터를 적용해 물을 하나하나 줄 필요는 없어요.” 식물에 물 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간단하다. 펌프를 설치하지 않으면 된다. 장씨는 윈도팜 재배기를 시험삼아 만들다, 이제는 아예 자신의 인터넷 동호회 별명을 딴 ‘베지샵’이라는 쇼핑몰을 냈다. 1줄에 4개의 용기를 달 수 있다. 모터와 펌프를 포함해 4만원이다. 직접 만드는 방법은 인터넷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이정연 기자·사진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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