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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2.15 15:10 수정 : 2011.12.15 15:10

[매거진 esc] 웃긴 여행 울린 여행

‘익스큐즈 미’만 아는 40대 아줌마가 5학년, 3학년 두 아들을 데리고 15일간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다. 여행 안내책을 나라별로 셋이 나눠 고시공부하듯 머리에 넣고, 언어는 안 되니 무조건 걷겠다는 각오로 다섯 나라(도시)를 걷고 또 걸었다. 로마에서 생긴 일. 종일 걸어다니다 보니 어둑어둑해져 무섭고 춥고 배가 고파 눈물이 날 지경인데,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진실의 입’을 도대체 찾을 수가 없었다. 달리 방법이 없었다. 결국 난 우리말로 “저기요. 이거 어딨어요?” 하면서 입을 크게 벌리고 손을 입속에 넣어 보였다. 사람들은 그런 나를 보고 영문을 몰라 하며 난처해했다. 반복해서 손을 입에 넣으며 애처롭게 “트루스 마우스”(truth mouth)를 외쳤지만 소용없었다. 입이 찢어지는 아픔이 느껴질 때쯤, 한 청년이 옆의 작은 교회를 가리켰다. 허겁지겁 교회 안으로 들어가자 아, 영화에서 보았던 그 ‘진실의 입’이 어둠 속에 서 있었다. 내 입에 수십번 넣었던 손을, 마침내 그 입에 집어넣고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고 나자 허탈감과 함께 입가에 통증이 밀려왔다. 입이 찢어진 난 그 뒤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웃지도 못했다!

김혜영/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전곡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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