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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2.22 15:16 수정 : 2011.12.22 15:57

[매거진 esc]

음식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크리스마스 음식 선물

이범준|레스토랑 컨설턴트의 음식 바구니

이범준(40)씨
이범준(40)씨는 새로운 음식을 세상에 내놓지만 요리사는 아니다. 그의 직업은 레스토랑 컨설턴트 겸 코디네이터다. 레스토랑의 콘셉트를 짜고 요리사를 찾아내고 메뉴를 개발한다. 인테리어의 방향을 정하고 손익분기점을 계산한다. 2005년 리노베이션 한 엔(N)서울타워의 ‘더 플레이스’가 그의 작품이다.

그는 올해도 크리스마스 음식선물 바구니를 만든다. 와인, 훈제연어, 치즈 등을 넣는다. 백화점 치즈 판매 코너나 치즈 쇼핑몰을 활용할 생각이다. “‘더 치즈’, ‘치즈나라’ 같은 쇼핑몰에 종류가 많아요. 브리, 카망베르 치즈, 라클레트 치즈, 파르메산(파르마) 치즈나 하우다 등 취향대로 고르면 좋을 것 같아요.” 치즈에 견과류나 말린 과일을 곁들이면 바구니는 더 풍성해진다.

그는 술을 싫어하는 이에게는 차와 쿠키, 잼을 선물한다.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의 ‘비스코티’의 쿠키와 잼을 사요.” 차는 쇼핑몰 ‘프랑스 티 와인 인터내셔널’에서 고른다. “마르코 폴로 같은 마리아주 프레르(1854년 마리아주 프레르가 창업한 프랑스 홍차회사이자 브랜드) 등의 제품이 향긋해요.” 티 전용 숟가락이나 아로마 초, 와인따개 등을 곁들이면 “좀더 센스 있는 선물”이 된다.

장입화 |중식 요리사의 중국 전통 빵과 만두

요리사 장입화(64)씨
웍(중식 프라이팬)에서 활활 치솟는 불길은 살아있는 생명체 같다. 그랜드힐튼 중식당의 요리사 장입화(64)씨는 평생을 웍과 살았다. 웍을 지금까지 잡고 있는 원로 중의 원로다. 그에게 크리스마스는 별다른 날이 아니다. 지금까지 “하루도 쉰 적이 없”는 장씨에게 크리스마스는 “열심히 일하고 바쁜” 날일 뿐이었다. 자신이 만든 크리스마스 메뉴가 날개 달린 듯 팔리면 그것으로 만족했다. 그는 크리스마스 코스요리에 게살 샥스핀, 중국식 소안심스테이크 등을 넣었다. 중국식 소안심스테이크는 서양식 스테이크와 다르다. 커다란 안심을 눌러 부피를 줄이고 자두, 파인애플, 후추 등을 버무린 소스를 얹었다. 늦은 밤, 후배 요리사들과 선술집에서 한잔 술로 크리스마스를 축하했다.


그의 기억에는 마흔 번 넘게 치러낸 크리스마스만큼 잊을 수 없는 손님들이 있다. “국회의원 정일권씨 집에 출장간 적이 있었어요. 다음날까지 손님이 와서 그 집에서 아예 잤지요.”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도 있다. “부산 그랜드호텔에서 일할 때 만났어요. 그때 가난한 총각이었어요. 한창 (권양숙 여사와) 연애할 때였지. 탕수육 많이 만들어줬어요.”

그가 추천하는 크리스마스 음식은 구수하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은 화교 출신 요리사들의 맛 골목으로 유명하다. 그곳 중식당 ‘향미’에서는 매년 12월 중순부터 한달 동안만 중국 전통 빵을 만든다. 이 집 만두도 두툼해서 복스럽다. 그는 북창동에 있는 중식당 ‘융태행’의 월병도 추천한다.




황교익| 음식평론가의 전기구이 통닭

음식평론가 황교익(49)씨
“<트루맛쇼>(감독 김재환, 2011년 개봉)에 출연하시고 달라지신 거 없어요?” 질문을 던졌다. “너무 까칠한 사람으로 비쳐져서 참!” 음식평론가 황교익(49)씨가 아쉬움을 내비친다. 털털한 웃음, 인심 좋아 보이는 얼굴은 도통 날카로운 비평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한국전쟁 이후 교회의 세력이 커지면서 크리스마스가 마치 우리 명절처럼 자리잡았다고 황씨는 말한다.

그런 이유로 우리네 전통 크리스마스 음식은 없지만 1960년대부터 크리스마스에 많이 먹었던 음식은 생겼다. 전기구이 통닭이다. 1968년 12월24일 한 일간지의 신문광고에는 선물 꾸러미를 달고 썰매를 끄는 산타클로스와 함께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각 가정마다 X마스와 年末(연말) 年始膳物(연시선물)은 가장 오붓한!!! 자양쎈타 전기구이 통닭’


“시장 입구 닭집에서 직접 골라 털 뽑고 튀겼던 통닭 대신 전기구이 통닭이 60년대부터 인기를 얻었지요.” 황씨는 옛날식 전기구이 통닭을 크리스마스 음식으로 추천한다. 서울 종로5가에는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삼보치킨호프’가 있다. 1960년 명동에 문을 연 ‘영양센타’의 전기구이 통닭도 추억을 실어 나른다. “영등포시장 식재료 파는 골목에도 전기구이 통닭집들이 남아 있어요.” 그가 추천한 목록에는 “지금 딱 맛있는 곶감”도 들어 있다. 완주 고종시, 청도 반시, 진주나 하동의 대봉감보다 상주 둥시곶감이 “크기가 적당해 가장 맛있다”고 황씨가 말한다.




이현주| 파워블로거의 크레페


블로거 이현주(35)씨
음식 관련 파워 블로거인 이현주(35)씨는 <카페 서울>(2008년 출간)에 이어 최근 <카페 서울 두 번째 이야기>를 펴냈다. 이 두 권은 디저트 카페를 포함한 총 61곳의 예쁘고 아담한 카페들을 소개한다. 그의 크리스마스 추억도 역시 카페에 있다. “작년 크리스마스에 ‘지유가오카 핫초메’(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일본식 수제 베이커리)를 갔어요. 사람 몸만한 강아지가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 옆에 서 있는 거예요. 일본식의 빈티지풍의 수제 케이크와 서양식 크리스마스 장식이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어요.”


사진 이현주 제공
카페 전문가 이씨가 추천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서대문구 창천동에 위치한 ‘라 셀틱’(La Celtique)의 크레페다. “프랑스 브르타뉴주 지방 출신의 요리사 샤를 뒤발씨와 한국인 유영진씨가 신촌에서 운영하는 집이죠. 오리지널 브르타뉴주식 크레페를 맛볼 수 있어요.” 작고 예쁜 상자에 코를 휘감는 향긋한 크레페를 싸서 앙증맞은 리본과 붉은 장미 한 송이 달면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로 태어난다.




진경수| ‘라 싸브어’ 셰프의 프렌치오믈렛

진경수 ‘라 싸브어’ 오너 셰프
프랑스 레스토랑 ‘라 싸브어’의 오너 셰프 진경수씨는 크리스마스에 푸아그라 요리와 프랑스 전통 크리스마스 케이크인 ‘뷔슈 드 노엘’을 내놓는다. “미국은 칠면조 요리를 먹지만 프랑스에서는 하루 종일 푸아그라 소테(생선 등을 버터나 샐러드유를 녹인 팬이나 철판에 굽는 방법이나 요리) 등을 만들어 와인과 먹어요.” 그의 경험담이다. 와인에 절인 과일이나 우리 식재료를 활용한 나주배 퓌레도 그의 식탁에 빠지지 않는다.


그는 30대 중반에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를 여행했다. 화려한 유럽식 크리스마스가 한눈에 펼쳐졌다. 동양에서 날아온 요리사에게는 신기한 광경이었다. 스트라스부르는 프랑스와 독일이 맞닿은 지역이다. 독일 요리와 프랑스 음식이 묘하게 섞여 있다. “겉모양은 거칠지만 정교한 맛이었어요. 몇 백 년 이어온 음식이죠.” 진씨는 크리스마스에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프렌치오믈렛을 추천한다. 내년에 곧 출간할 예정인 그의 책에도 실렸다. “제가 추천하는 파리의 레스토랑 정보와 쉬운 프랑스 요리를 담은 에세이풍의 요리책입니다.” 프렌치오믈렛은 포일이나 기름종이에 싸서 양끝을 리본으로 묶어 사탕모양을 만들면 귀엽고 앙증맞은 선물이 된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프렌치오믈렛(4인분)

재료 | 달걀 8개, 시금치 1묶음, 계절 버섯 100g, 방울토마토 12개, 에멘탈 치즈 간 것 50g, 파 약간, 식용유, 버터, 소금, 후추 약간

만드는 법 |

1. 시금치는 잘 다듬는다. 끓는 소금물에 5초간 데친다.(15초 이상 데치면 영양분의 50% 이상 손실된다.)
2. 버섯, 토마토는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3. 팬에 버터를 두르고 다진 마늘을 넣어 볶은 뒤 2의 재료를 넣어 더 볶는다.
4. 달걀을 거품기로 잘 섞은 뒤 소금과 후추로 밑간한다.
5.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달군 뒤 4를 붓는다. 선호하는 모양대로 익힌다.
6. 5에 준비된 시금치, 버섯, 토마토를 올린다. 에멘탈 치즈와 잘게 썬 파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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