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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5일시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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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장터의 재발견 5대 전통시장 탐방기
사람이 그리워서 시골장은 서더라 / 연필로 편지 쓰듯 푸성귀 늘어놓고 / 노을과 어깨동무하며 함께 저물더라 / “오늘 장 어떻대요?” / “오늘… 장? 그냥 그려” / “예… 저 출출하신디 약주 한잔 허시지유” / “거, 좋지” - 장사익 ‘시골장’ 중에서 소리꾼 장사익 선생의 노래 ‘시골장’에는 먹먹한 그리움이 흐른다. ‘희망 한 단’, ‘국밥집에서’처럼 유난히 시장 풍경을 즐겨 부른 그의 고향은 충남 홍성. 그곳에는 5일(날짜 끝이 1, 6인 날)에 한 번, 사람 냄새 나는 장이 선다. 홍성 5일시장. 예부터 예산, 청양, 보령, 당진에서까지 상인들이 찾아들었던 홍성은 해상 문물과 육상 문물이 만나는 지역에 있어 자연스레 큰 장이 만들어진 곳이다. 160여년 전통의 보부상단체 ‘원홍주육군상무사’가 그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을 정도로 유서 깊은 이 장에는 요즘도 500여명의 상인들이 찾아와 진입로까지 가득 메운다. 매끈한 오징어, 감칠맛 나는 토굴새우젓도 명물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홍성 5일장의 보물은 역사다. 이곳엔 옛 모습을 간직한 홍성대장간이 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대장간을 지키고 있는 대장장 모무회(65) 사장님에겐 100년이 훌쩍 넘은 쇳덩이 ‘모루’가 보물이다. 모루는 대장간에서 쇠를 올려놓고 두드릴 때 쓰는 받침이다. 100년의 세월, 뜨겁게 매질을 견뎌낸 모루를 가만히 들여다보자면 왠지 모르게 콧날 시큰한 무언가가 느껴진다. 역시 아버지를 따라 열두살 때부터 장사를 시작한 대승철물점 사장님의 보물은 돈궤다. 60년도 더 되어 손때가 더덕더덕 묻은 돈궤를 그야말로 신줏단지 모시듯 매일 닦고 또 닦는다. 긴 세월 사장님과 함께 가게를 지켜온 이 돈궤에는 아버지 그리고 시장에 대한 추억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2011년 문전성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홍성 5일장에는 또 하나의 보물이 생겼다. 바로 ‘사람’이다. 요즘 세상에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전통시장 만들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지역민들뿐 아니라 수도권 사람들까지도 볼거리, 먹을거리 많은 홍성 5일장을 찾게 하자는 취지로 홍성장터 관광투어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문화연구소 ‘길’과 여행사가 뜻을 모아 만들어낸 상품으로 장터문화해설사의 안내가 시장의 멋과 흥을 돋운다. 장터와 함께 홍주성, 여하정, 조양문, 천주교 홍성성지순례지 등 주변 관광지를 엮어냈는데 올해 처음 시작했는데도 지금까지 1500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한우 특산지답게 먹거리도 풍성하다. 소머리국밥을 중심으로, 무한리필 홍성한우전문점, 3000원짜리 보리비빔밥, 묵밥 등이 인기가 좋다. 상인들과 함께 짚풀공예, 한지공예, 떡메치기 등 전통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문득 사람 냄새가 그리워질 때는 홍성 5일장으로 오시라. 시장 사랑방에서 소머리국밥에 탁주 한 사발 차려놓고 반가운 손님들을 맞을 참이다. 문의 070-4405-5245. 최철/이벤트 기획자·문전성시 프로젝트 매니저독자 이벤트 | 홍성 5일시장의 문화사랑방 CCBC에 방문하셔서 인증샷을 찍어주세요. <한겨레> 누리집(hani.co.kr) 위쪽 메뉴바의 ‘esc’를 클릭한 뒤 ‘우리 장터의 재발견’에 올려주시면 세 분을 뽑아 온누리상품권(10만원 상당)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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