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2.01.05 11:14 수정 : 2012.01.05 11:14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개그보다 더 황당한 ‘진짜’ 공약들…‘국회의원 무보수’ 공약 실천은 어때?

현실 정치에 웃지 못할 일 참 많다. 선거철만 되면 쏟아내는 허황된 약속들도 웃지 못할 일 가운데 하나다.

지난 대통령 선거 전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선거철 받는 스트레스가 무엇이냐?’고 국민들에게 물었더니, 두번째로 많이 나온 응답은 ‘어이없는 공약’이었다. 그래서 톺아봤다. 지난 대통령 선거 시기 난무했던 공약들을. 어이없는, 그래서 질 낮은 웃음이라도 국민들에게 선사한 공약들 어디 없나 뒤졌더니 멀리 올라갈 것도 없었다.

1. 수돗물을 수출 품목으로 2007년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수돗물을 병에 넣어 판매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환경 분야 ‘그린 앤 클린 코리아 6대 공약’ 가운데 하나였다. 배수관을 통해 공급되는 수돗물은 오염될 수 있기 때문에, 정수장의 수돗물을 바로 병에 넣어 팔겠다는 이야기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에 지난해 초 서울시의 수돗물 브랜드 ‘아리수’의 판매 계획을 밝히기도 했었다! 이 대통령이 꺼낸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수돗물 판매 공약은 여러 지방자치단체의 ‘수돗물 수출 품목 육성’ 정책으로까지 발전했다. 1년 채 안 남았다. 그래도 깨끗한 수돗물은 돈을 주고 사 먹어야 하는 날이 꼭 안 오리라는 법은 없다.

2. 달나라를 갈 테야 정동영 국회의원(민주통합당)에게는 ‘달나라 공약’이 있었다. 이름하야 ‘2025 드림스페이스(Dreamspace) 프로젝트’! 새만금 매립 부지에 활주로를 만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같은 ‘항공우주청’을 만들겠다고 했다. 2020년까지 달 탐사 위성을 발사하고 2025년 유인우주선을 띄우겠다는 계획. 당시 정 대선 후보는 “한반도 대운하보다 달로 가는 운하를 놓아야 한다”고 강력 주장했다. 그사이 중국은 달 탐사 위성을 보란듯이 쏘았다. 나로호는? 1, 2차 모두 고꾸라졌다. 올해 10월 3차 발사 계획이 나왔다. 달 아니라, 지구 밖까지만이라도 나가보았으면 좋겠다.

3. 멧돼지를 잡자 17대 대선 예비후보였던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멧돼지 공약을 내세워 ‘차별화’를 꾀했다. 서민생활과 아주 밀접한 공약임에 분명했다. 지나치게 많이 번식하고 있는 멧돼지 때문에 농촌 노인들이 불안해하고 있으니, 이를 손수 해결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대통령이 되면, 첫눈 오는 날 공수부대를 동원해 멧돼지를 잡게 할 것”이라고 했다. 잡은 멧돼지는 도축해 양로원 등에 공급하겠다는, ‘전 복지부 장관’다운 발상 내놓으셨다. 첫눈 오는 날에 멧돼지 잡을 이유 뭐 있나? 농민들에게 멧돼지가 가장 반갑지 않은 때는 사시사철인 것을.

4. 허경영 전 대통령 후보의 모든 공약 이분의 이야기 빼놓을 수 없다. 모든 공약이 우리에게 웃음을 준다. 단, 문제는 웃음만 준다는 것이다. 18대 대선에서도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까 하고 많은 추종자들이 기대하고 있다. 17대 대선 당시 내놓은 공약은 ●신혼부부 1억원 지급 ●몽골과의 통일 ●유엔 본부 판문점 이전 ●국회의원 무보수 명예직화 등이 있다. <공중부양 축지법> <내 눈을 바라봐 넌 행복해지고> 등의 저서를 출간한 허, 본, 좌! 선거법 위반으로 1년6개월 동안 수감된 탓에, 피선거권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정연 기자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