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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1.05 11:35 수정 : 2012.01.08 09:50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독자들이 제안한 재미당 공약… 정치인의 몸개그를 허하라, 공중전화 부스를 노래방으로!

‘재미당 당원 가입은 어디서 해야 하나요?’ 웃음으로 세상을 뒤집겠다는 이념의 ‘재미당’의 창당 의의에 지지를 보내주시는 분들의 목소리가 방방곡곡에서 들려왔습니다. 재미당 창당 발기인 5명 못지않게 재미에 죽고 못 사는 독자들, 전국 곳곳에 숨어 계셨더랬습니다. 매달 둘째 주 수요일을 ‘전국민 게임의 날’로 제정하자는 분, 높으신 분들 ‘배째라’는 생각을 하거나 행동을 하면 진짜 배를 째는 ‘배째라 법’을 제안하신 분까지 결은 달라도 하나같이 정치판을 보면서도 좀 웃고 싶다는 염원, 간절했습니다. 지난 12월31일까지 독자분들이 제안해오신 ‘재미당 선거 공약’, 높으신 정치인들이 좀 들여다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쫌! 웃으며 살아봅시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1→ “대학들의 ‘간판 돌리기’를 도입, 서울대 입학과 졸업을 ‘뽑기화’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열, 치열합니다. 똥줄이 타요. 절대평가, 상대평가, 다 필요없어요. 대학이 서열화되어 있으면 말짱 도루묵이에요. 재미당에서 공약으로 내밉니다. 우리나라 200여개 대학을 과감하게 폐지하겠습니다. 어떻게 폐지하냐구요? 200여개 대학, 돌아가면서 이름을 서로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지금의 서울대가 내년에는 부산대가 되는 거예요. 이름만 바꾸는 겁니다. 본래 이름을 되찾으려면 200년 걸려요. 매년 서울대 학생은 달라지는 거예요. 어느 학교나 서울대 될 수 있어요. 이름 되찾으려면 200년 걸려요. 누구나 서울대 다닐 수 있습니다. 졸업할 때는 운이 좋아야 서울대 졸업장 딸 수 있습니다~. 좋은 학교 가려고 애쓰지 마세요. 상위 1%만 갈 수 있는 대학은 이제, 없습니다.

교육문제 해결되면, 육아문제도 쉬워져요. 굳이 남보다 잘난 애로 키우려고 아등바등하지 않아도 돼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무상교육 실현하겠습니다. 돈 무서워서 애들 키우기 어렵다는 말씀 안 하셔도 돼요. 예산 충분합니다^^ 대학교까지 서열화 폐지된 마당에 중·고등학교 모두 평준화합니다. 둘째 아이 출산부터 육아 도우미 1인 1가정 파견됩니다. 65살 이상의 신체 건강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도와주실 거예요.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싫어하지 마세요. 애 10명도 혼자 키우신 분들이에요. 육아의 달인들이십니다. 임주성

2→ “복권 꽝 당첨자에게도 희망을 주는 ‘커피 당첨 쿠폰제’를 도입하도록 하겠습니다.” 불확실하고 불안한 미래 탓인지 모두들 복권을 삽니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로또 열풍에 이어, 인생 대박을 꿈꾸는 연금복권은 없어서 못 팔 정도의 광풍이지요. 물론 저도 그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혹시나!” 하다가 “역시나!”로 늘 떨어지기만 하는 사람들로서는 마냥 아쉽고 본전 생각이 납니다. 이런 설렘으로 복권을 샀다가 떨어져본 사람들은 누구나 아는 동병상련의 아픔입니다.

이런 분들에게 조그마한 위로의 웃음이라도 드리고자, 복권 추첨에서 “꽝!” 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재추첨하여, 이제는 국민 음료가 된 커피 “당첨!” 공짜 쿠폰을 아래와 같이 지급할 것을 제안합니다.


쿠폰 이름: 복권 “꽝!” 커피 “당첨!” 쿠폰 쿠폰 경비: 국민의 쌈짓돈인 복권 수익금에서 별도 책정 쿠폰 종류: ●1등 아메리카노 2잔 ●2등 카페라테 2잔 ●3등 카라멜 마키아토 2잔 ●4등 아포가토 2잔 ●5등 원하는 회사 커피믹스 200개짜리 1통 쿠폰 지급: 전국 어느 커피점에서나 가능하며, 거절하면 인터넷이나 에스엔에스(SNS)에 브랜드명을 고지합니다.(제세공과금 본인 부담, 지급 조건 이런 것 따지지 않음) 주의사항: 5등이 가장 비싸고 1등이 가장 저렴하니, 당첨 등수에 연연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1등만 인정하는 더러운 세상에 대한 거부의 의미입니다. ⑥ 당부사항 꼭 누구라도 좋으니 같이 마시면서 인생의 쓴맛을 공유하여 복권 중독에서 헤어나오시기를 기원합니다. 류홍렬

3→ “대통령과 국회의원 피선거인을 개그맨 공개채용 3차 전형 합격자로 제한하겠습니다!” 대통령은 몸소 대한민국을 웃기는 개그맨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국민 여러분에게 웃음을 주는 직업이 무엇입니까? 당당히 국회의원, 대통령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웃음을 주는 직업 하면 단연코 개그맨입니다. 단 대한민국 헌법상 국회의원, 대통령은 이중으로 직업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방송사 개그맨 공개채용 시험에서 3차까지만 합격한 자로 제한하겠습니다. 자신있습니다. 이 공약을 제안하는 저부터, 몸소 시험 합격으로 국민 여러분들에게 얼마나 웃음을 줄 수 있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혹시 바라신다면 <코미디 빅리그>에 참가하는 것도 불사하겠습니다. 상위 3위권에 들지 못하면 의원 및 대통령직 박탈하는 것도 고려하겠습니다, 여러분!

재미당

대통령, 국회의원 하면 ‘지겨운 연설’이 떠오르시나요? 없애겠습니다. 그리 많은 말들이 무슨 소용입니까? 국민 여러분도 잘 아시겠죠? 백마디 말보다는 한가지 행동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 꼭 필요할 때는 용건만 간단히 전하겠습니다. 이런저런 변명에 반성, 입바른 소리 하지 않겠습니다. 그 대신 몸개그 보여드리겠습니다. 개그맨 시험 3차까지 합격한 정치인에게 슬랩스틱 코미디야 기본입니다. 강단 앞에서 꽈당 실천하겠습니다. 가발 날아가는 모습, 속눈썹 빠지는 모습 수시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송충이 눈썹으로 문신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앗, 그러고 보니 이건 이미 기성 정치인이 해버렸군요. 그러나 해마다 새롭게 되풀이되는 의사당에서의 멱살 잡는 몸개그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드립니다! 정세린

4→ “전국 거리 곳곳의 공중전화 부스에 노래방 기능을 신설토록 하겠습니다!” 한국사람들만큼 음주가무 좋아하는 사람들 없을 겁니다. 음주, 여러분들의 건강을 위해 권장하지 못하겠습니다. 춤추기, 건강에는 좋을 것이나 맨정신으로 춤추는 것 힘들 것이라 사료됩니다.

노래,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지난 20여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해온 노래방 기계. 이제 그 크기도 많이 작아졌습니다. 오죽하면 기차에도 노래방 기계를 놓겠습니까?

공중전화가 그 수명을 다해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연결 수단이었지만, 시골의 할아버지도 초딩 어린이들도 핸드폰 갖고 다닙니다. 전화국은 수지가 안 맞는다고 공중전화 없애간다고 하지요. 그러나 공중전화는 공공시설로서 없어서는 안 될 인프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고 국민들의 유쾌지수 올릴 수 있는 방, 안! 있습니다.

바로, 공중전화 부스를 노래방으로 개조하는 것입니다. 물론, 부스 선팅해야 합니다. 초소형에 최신곡 업그레이드 술술 잘되는 기계 접목시켜야 합니다. 할 수 있습니다. 노래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있는 세상입니다! 못할 리 없습니다.

한낮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내부에는 미러볼을 설치해 혼자 있어도 어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부스가 2개 붙어 있다면, 2명이 들어갈 때는 내부 공간을 터서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인생의 재미, 노래를 불러재끼며 즐길 수 있도록 학,실,히 책임지겠습니다. 여러분~ 박민선

5→ “<개그콘서트>를 전국 군 단위 지역에서 순회하며 녹화해 시골 사는 국민들의 재미지수를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재미있으려면 재미있는 것을 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서울을 벗어나면 어디 티브이에서나 재미나는 것을 보지, 도무지 재미있는 구경을 할 수가 없습니다. 시골에 사는 국민들, 그리고 시골에 거주하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웃을 권리가 없는 건가요?

그리하여 개그콘서트 녹화 장소를 지역 군 단위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하는 법안을 만들어 이루어 내겠습니다. 절대 시 단위는 안 갑니다. 군 단위만 가는 겁니다. 녹화 장비 실어나를 트럭은 차고 넘칩니다. 매번 무대를 만드는 게 번거롭지 않겠냐고요? 요즘 기술 수준 무시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웬만한 세트장은 뚝!딱!(만들 수 있을 겁니다. 아마도.)

서울에서 만날 공연하던 개그맨들, 무슨 고생이냐고요? 그건 전국노래자랑 진행하시는 송해 님 앞에서 할 소리가 아니죠~. 군민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제공하는 지역 특산물도 듬뿍 흡입하면서 개그맨들의 신체와 정서 안정에 크나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개그콘서트 녹화 장소 선정에는 권력의 입김이 작용할 수 없도록, 녹화 마지막날 복권 당첨 기계를 돌려 무작위로 선정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그냥 운에 맡기는 겁니다!

아마 서울시민들에게는 인기 없을 것 같은 공약이지만, 서울 밖에 사는 인구 4분의 3의 빅재미를 높여야 한다고 이 연사 소리 높여, 외칩니다! 김미주

일러스트레이션 권오환

재미당 공약 당선자 발표 → 재미당의 미래는 밝습니다. 당선작을 보내주신 분들은 일단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재미당 입당, 되신 겁니다. 싫어도 별수 없습니다. 재미있는 정치, 선거 공약을 상상하시며 웃음 지으셨을 재미당 당원 여러분들이라 생각합니다. 때로는 눈물나게, 때로는 피식, 때로는 박장대소하며, 2012년 웃길 바랍니다. 재미당이 집권하는 그때를 상상하며, 한편으로는 재미당이 없어도 정치가 국민에게 환한 웃음 줄 수 있는 그때를 상상하며(어느 게 더 빠를까요?), 성원해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1등 | 임주성(대전시 유성구 노은동)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 2인 조식 포함 1박 숙박권(세금 본인 별도 부담) ● 2등 | 류홍렬(부산시 동구 초량3동)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디럭스룸 1박 숙박권 ● 3등● | 정세린(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심곡2동) 온누리상품권 30만원 ● 4등● | 박민선(경기도 남양주시 덕소읍) 외 1명 <달려라 정봉주>, <닥치고 정치>, <나는 꼼수다(뒷담화)> 지은이 친필 사인 세트 | 임병구(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비비안 커플 파자마 세트 | 주미연(인천시 남동구 서창동) 에버랜드 4인 가족 자유이용권 ● 5등 이홍찬(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 외 1명 만화 <차이니즈봉봉클럽> 1~3권 세트 | 구혜영(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외 2명 코엑스 아쿠아리움 4인 입장권 ※당선자들께는 전자우편으로 개별 통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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