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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릉 경포해변에 자리잡은 베니키아 경포비치호텔의 양식당 겸 커피숍. 2. 인천 베니키아 프리미어 송도브릿지호텔 스탠더드 트윈룸. 3. 양양 인구리 해변 굿스테이 인증 어메이징모텔 안내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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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국내 여행 숙박 고민 덜어주는 ‘베니키아’ ‘굿스테이’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가장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문제가 숙박이다. 어디서 묵을까? 바가지 쓰진 않을까? 방은 깨끗한가? 침대·베개도 꺼림칙한데…. 편안한 잠자리야말로 즐거운 여행을 위한 기본 조건이다. 특히 국내 가족여행의 경우, 민박집에서부터 여관·모텔·펜션·관광호텔·특급호텔까지 시설·가격·서비스가 천차만별이어서, 만족할 만한 잠자리 선택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올해 여행 계획을 짤 때는 ‘베니키아’나 ‘굿스테이’를 검색해 보자. 최소한, 대충 찍어 숙소를 골랐다가 후회하는 일은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니키아(BENIKEA·Best Night in Korea)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관리하는 중저가 관광호텔 체인 브랜드, 굿스테이는 한국관광공사가 인증한 모텔급 우수 숙박시설을 말한다. 문화부와 관광공사는 최근 이들 숙박시설을 많이 늘려, 현재 전국에 베니키아 가맹 호텔은 44곳, 굿스테이는 345곳에 이른다. 시설과 청결도·친절도 등에서 인증을 받아,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운영하는 곳들이다.
깨끗하지만 서비스는 더 고급화됐으면
베니키아 가맹 호텔 → 특급호텔의 쾌적함, 친절한 서비스,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췄으면서도 10만원 안팎의 숙박비를 바라는 여행객이라면, 여행지 주변의 베니키아 가맹 호텔을 찾아볼 만하다. 44개의 중저가 베니키아 가맹 호텔 중 3분의 2가 수도권 이외의 지역 호텔들이다.
같은 베니키아 중저가 호텔이더라도, 가격과 시설 등에서 차이가 있다. 1~3급 관광호텔부터 특 2급 호텔까지 선택할 수 있다. 비수기 평일 기준 기본형 객실료(부가세 별도)가 4만원(전주한성호텔)에서부터 10만원(서울 호텔 아카시아, 온양관광호텔)까지 다양하다. 일부 서울 소재 호텔들이나 송도브릿지호텔·인천로얄호텔 등의 경우 다양하고 규모 있는 레스토랑, 연회장, 회의실 등을 갖춘 비즈니스호텔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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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주 베니키아 호텔제주크리스탈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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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키아 가맹 호텔들도 다른 숙박업소와 마찬가지로, 주말(금·토)엔 요금이 올라가고, 성수기(여름휴가철 등)엔 더 비싸진다. 하지만 평일·주말·성수기에 따라 차등을 둔, 정해진 방값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부르는 게 값’인 일부 업소들과 차이가 있다.
지난달 29일, 여행객들이 많이 몰리는 강릉 경포해변의 경포비치호텔을 찾았다. 문을 연 지 34년 된 1급 관광호텔로, 동해안 유일의 베니키아 가맹 호텔이다. 68개의 다양한 객실과 아담한 로비, 휴게시설과 한식·양식당, 연회장, 웨딩홀까지 갖춘 이 호텔의 평일 2인실 기본 객실료는 7만2000원(부가세 포함·베니키아 누리집 예약 땐 6만원부터). 주말 요금은 10만원, 성수기 요금은 21만원을 받는다.
이날 투숙한 기본형 객실은 장식이 단조로웠지만, 대체로 깔끔하고 잘 정돈돼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침대 시트는 깨끗했고, 쿠션도 좋았다. 전망도 좋다. 음료수(1000원)·캔맥주(3000원)가 든 미니바가 있고, 샤워부스, 목욕가운, 노트북용 랜선도 갖췄다. 이날 주변 모텔에선 1박에 4만~6만원을, 이웃한 일반호텔은 스탠더드룸 가격을 12만5000원 불렀다.
다음날, 숙박하고 나오는 고객들의 소감을 들어봤다.
“가격·시설에 대체로 만족한다. 그러나 객실 문 방음이 잘 안됐다.”(50대 자매·서울 공덕동) “다 좋았지만, 방 크기가 좀 작아 불편했다.”(40대 부부와 초등생 2자녀·수원 장안구) “객실은 괜찮았는데, 아침 식사 등은 별로였다.”(50대 부부와 고교생 1자녀·서울 암사동)
2팀은 다시 이용할 뜻이 있었고, 1팀은 다른 숙소를 찾겠다고 답했다. 종합적인 결론. ‘대체로 만족하나 세련된 서비스가 부족하고, 일부 시설에 문제가 있다. 그래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깨끗하다.’
경포비치호텔 박성진 전무는 “시설 보강을 위해 대대적인 공사를 계획하고 있다”며 “친절교육 강화 등 서비스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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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부산 베니키아 송정호텔 외관. 6. 송도브릿지호텔 레스토랑 로즈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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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들어가기 민망하지 않은 모텔
굿스테이 인증 숙박업소 → 울긋불긋한 네온사인이 불야성을 이루는 러브모텔촌. 간판 이름도 야하고, 갖췄다는 시설들도 자극적이고 볼썽사나운 모텔들이 즐비하다. 한낮 ‘대실’이 일반화된 곳이 많아, 청결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성수기 주말이면 객실료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런 러브모텔들 앞에서 모처럼 가족여행을 나선 가장은 난감해지기 일쑤다.
이럴 때 ‘굿스테이’를 선택해볼 만하다. 방이 없다면 몰라도, 가격에서나 쾌적성에서나 상대적으로 품질 좋은 잠자리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전국 시·군 지역에 한국관광공사의 심사를 거쳐 ‘굿스테이’ 인증을 받은 업소가 345곳에 이른다. 1박 가격은 대개 비수기 평일 기준 4만~6만원으로, 일반 모텔과 비슷하거나 약간 웃도는 수준. 하지만 시설이나 청결도에서 자부심을 갖고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이므로, 가족 여행객이 안심하고 투숙할 만하다.
‘굿스테이’ 표지판을 단 업소들은, 형식과 내용 면에서 몇가지 원칙을 갖춘 곳들이다. 대실 손님 호객 안내문을 내걸지 않고, 주차장에 가림막이 없으며, 호텔처럼 개방형 안내 데스크를 갖추고 있다. 또 침대 시트와 베개는 매일 세탁해 교체하고, 티브이 성인용 프로는 따로 요청해야 연결되며, 정해진 숙박요금을 준수한다는 것도 일반 업소와 다른 점이다.
지난달 29~30일 둘러본 강릉·양양 일대의 굿스테이 인증 업소들은 이런 원칙에 충실한 곳들이었다. 입구에서부터 객실까지, 음습하고 꺼림칙한 분위기 대신 밝고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강릉 경포해변의 굿스테이 인증 수모텔 주인 라길자(68)씨는 “최근 굿스테이 인증 업소라는 걸 알고 예약하는 손님들이 크게 늘고 있다”며 “까다로운 손님들한테서도 어렵사리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에 더 철저해지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양양 인구리 해변의 굿스테이 인증 어메이징모텔의 김해수(53)씨도 “베개에서 머리카락이라도 나오면 누가 다시 잠자러 오겠느냐”며 “침대 시트커버를 매일 세탁해 교체하고 청소·환기에도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관광공사 쪽에서 인증(1회 2년간 인증)받은 업소를 불시에 방문해 수시로 체크하므로, 늘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도 했다.
굿스테이 인증 숙박업소 안내 데스크엔 공사 쪽에서 제작한, 정해진 숙박요금표가 놓여 있다. 지역이나 업소마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대개 비수기 평일 일반실이 4만~5만원, 주말 6만~8만원, 성수기 평일 8만원, 주말 10만~12만원 선이다.
강릉·양양=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사진 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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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어사가 인정했다오
◎ 베니키아 | 2009년부터 현재까지 44개의 호텔이 가맹 호텔로 인정됐다. 서울 7곳, 부산 2곳, 대구 1곳, 인천 4곳, 광주 2곳, 경기 10곳, 강원 4곳, 충북 1곳, 충남 3곳, 전북 4곳, 전남 1곳, 경북 1곳, 경남 1곳, 제주 4곳. 관광공사 쪽이 호텔 등급과는 별도로 시설·서비스 수준과 경영자 의지, 외국어 서비스, 식당 수준 등을 평가해 가맹을 결정한다. 가맹 호텔 종사원들에겐 정기적으로 현장 실무와 친절서비스 교육, 외국어 교육 등을 실시하고, 각 호텔 암행 점검도 벌인다. 해마다 연말 ‘베니키아 서비스 품질 우수 호텔’도 선정한다. 2010년엔 송도브릿지호텔(인천)·호텔아카시아(서울)·아스토리아호텔(서울)이, 2011년엔 송도브릿지호텔과 호텔제주크리스탈·호텔프라도(광주)가 선정됐다. 베니키아 누리집(www.benikea.com)에서 베니키아 가맹 호텔을 지역별, 호텔별, 타입별로 검색해 예약할 수 있다. 베니키아사업단 콜센터 1577-6499.
◎ 굿스테이 | 2005년부터 시행해온 우수 중저가 숙박업소 인증제도. 관광공사에서 전국 숙박업소들의 신청을 받아, 시설과 서비스, 친절도 등을 조사해 기준을 통과한 업소에 ‘굿스테이 인증’(지정 기간 2년)을 해준다. 인증 뒤엔 전화 친절도 조사, 방문 모니터링, 이용자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관리하고 갱신 심사를 한다. 올해엔 인증 업소를 430곳(1만5000실)으로 늘릴 예정. 누리집(www.goodstay.or.kr)에서 지역별, 테마별, 이벤트 업소별로 검색한 뒤 전화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다양한 이용 후기도 볼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02)729-9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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