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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1.12 12:04 수정 : 2012.01.12 12:04

서핑 경력 11년의 베테랑 서퍼의 점핑 모습이다. 고성용(30)씨가 지난달 31일 강원도 양양 기사문리 앞바다에서 파도를 박차고 멋지게 점프하고 있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한겨울 산악스키·서핑 즐기는 익스트림 레저족들

모든 중요한 일은 오래 참고 견딘 끝에 이뤄진다. 사랑도 평화도 굳센 맹세도, 맛있는 밥과 잘 익은 술도 오랜 기다림 뒤에야 떡 벌어지게 한 상 차려진다. 폭설과 혹한을 사랑하고 즐기는 겨울 레저 마니아들은 이런 이치를 제대로 안다.

2주에 걸쳐 눈 덮인 강원 산간지역과 강풍 몰아치는 동해안 바닷가에서 만난 이들이 그랬다. 조용히 기다리다, 폭설 내리고 살 에는 강풍이 바다를 휘저을 때에야 후끈 달아오르는 사람들. 남들 힘들어서 안 하고, 남들 얼어죽을까봐 안 하는 혹한기 익스트림 레저, 산악스키와 겨울서핑에 푸욱 빠져 사는 사람들이다.

지난 5일 강원도 평창 대관령에서 선자령으로 가는 능선길. 산악스키 강습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스키를 타고 줄지어 눈 덮인 언덕을 오르는 모습.

찬 바람과 거센 물보라에 길들여진 이 사람들은 인내의 달인이자, 결정적인 순간 최상의 기량으로 겨울 별미 레저의 절정을 맛보고 내려오는, 자제력·판단력의 대가들이었다. “스키 등반 과정의 8할은 오르는 일”이기 때문이고 “겨울서핑 과정의 9할은 기다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스키를 신고 눈 덮인 숲길·비탈길·바윗길을 헤매며 오르다, 정상에 이른 뒤엔 스키를 타고 순식간에 하산해버리는 산악스키가 그렇고, 차디찬 바닷물에 들어가 잔파도들의 설렘을 참고 넘긴 끝에 마침내 거대한 파도를 만나 몇십초간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다 곧 거품이 되어 밀려나오는 겨울서핑이 그렇다.

한낮에도 영하의 추위가 이어지는 한겨울. 이 이색 겨울레저 마니아들이 강추해 마지않는 ‘기다림과 견딤’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비록 당장 체험하고 실행하긴 어렵다 해도, 들여다보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움츠러든 심신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 초보자 입문에도 ‘기다림과 자제’가 필수지만, 굳이 지금부터 즐기고 싶다면 못할 것도 없다. 각 단체나 동호회를 통해 언제든 초보자 입문이 가능하다. 단, 산악스키는 스키 실력 중급자 이상일 것, 서핑은 기본 수영 실력을 갖추고 있을 것. 건투하시길!

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멋지다. 우리 전통 스키. 한국식 전통 스키인 발썰매 활강 모습이다. 지난 5일 평창 차항2리 주민들이 멧돼지 사냥놀이를 재현하며 고로쇠나무로 만든 발썰매를 타고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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