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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식 오향통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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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장수·풍요·행운 기원하는 세계 각국 새해 명절 음식들 우리는 정월 초하루에 떡국을 먹으며 그해의 평안을 빌고 다 함께 복을 기원한다. 세계 각국도 새해의 시기와 풍습, 먹는 음식은 다르지만, 모두 일년 내내 좋은 일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다. 소망은 음식에 담겨 있다. 나라마다 다른 설 음식 여행을 떠나보자. 글 이은숙/월간 <쿠켄> 편집장·사진 제공 <쿠켄> 장수를 기원하는 중국 ‘개채’ → 중국도 우리처럼 음력설을 성대하게 지내는데, 이를 ‘춘절’(春節)이라 부른다. 한 해가 시작되는 시각을 말하는 개정(開正: 카이정)에는 하루를 처음 연다는 의미에서 친척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린다. 이때 먹는 음식으로는 개채(芥菜: 제차이)와 구채(구菜: 주차이), 계(鷄: 지), 어(魚: 위)가 있다. 개채는 속칭 장생채(長生菜)라고도 하는데 장수를 뜻한다. 부추요리인 구채는 음조가 영구할 구(久)자와 같아서 먹으면 오랫동안 복을 누린다는 뜻이 담겨 있다.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어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다. 계는 닭고기를 먹으면 온 가족이 복을 누린다(全家福)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춘절에 항상 닭고기를 먹는다. 산둥식 오향통닭은 특히 인기다. 다양한 양념을 넣고 재운 닭을 노르스름하게 튀겨 중국식 소스에 찍어 먹는다. 어는 부유한 생활을 희망한다는 뜻이 담겼다. 이런 재료는 일년 내내 볼 수 있고, 평소에 즐겨 먹는 것이기는 하지만 큰 의미를 하나 더 부여해서 많은 복을 누리고 여유있게 살라는 기원을 담고 있다. 신에게 바치는 일본 ‘오세치요리’ → 일본에서 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오세치요리’다. ‘오세치’란 말은 ‘오세치쿠’(御節供)의 준말이다. 일본인들은 오절구(음력 1월1일, 3월3일, 5월5일, 7월7일, 9월9일)에 신에게 음식을 바쳤다. 그 음식이 오세치다. 지역마다 맛과 향이 달랐다. 오세치요리는 2차 세계대전을 겪고 난 다음 일본의 대표적인 설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5단의 네모난 상자에 각양각색의 음식을 가득 담는다. 요즘 일본의 젊은 주부들은 3단 정도 준비한다. 오세치요리에는 검은콩조림, 멸치조림, 찐 새우, 연근조림, 청어알조림, 등자나무, 도미, 니시키 달걀 등 다양한 요리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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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치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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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음식을 다 만들지는 않는다. 만들기 쉬운 몇 가지 요리만 가정에서 만들고 나머지 음식은 사는 편이다. 최근에는 고급화되고 현대화되면서 진풍경도 연출된다. 유명 레스토랑의 서양식 오세치요리라든지, 유명 식당의 정통 오세치요리 등은 몇만엔이 훌쩍 넘는데도 예약 판매 시작종이 울리는 동시에 매진된다. 오세치요리와 함께 먹는 요리는 오조니다. 한국의 떡국과 비슷하다. 오조니는 채소, 생선 등으로 우린 국에 떡을 넣어 끓인 요리인데, 우리네처럼 오조니를 먹어야 한살 더 먹는다 했다. 간토(관동)지방에서는 간장 맛국물에 네모난 떡을 넣었다. 마치 떡이 둥둥 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간사이(관서)지방은 떡이 둥글고, 된장 맛국물에 내용물이 더 다양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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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시 쿠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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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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