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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1.26 14:23 수정 : 2012.01.26 14:23

지난해 8월 중국 ‘쌍색구’복권 사상 최고 당첨금인 5억6500만위안(약 950억원)을 받은 당첨자가 판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당첨금을 받는 모습. 〈중국신문사〉 화면 갈무리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당첨자를 위한 esc의 행동 매뉴얼

“구, 십이, 십삼, 십오… 삼십칠? 삼십…팔? 허억.”

1등 당첨, 물론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로또 추첨방송 앞에 앉아 손에 쥔 로또복권을 보며 1분 뒤 일어날 ‘기적’을 꿈꿔본다고 해도 쇠고랑은 차지 않는 일! 이처럼 복권 1등 당첨을 상상하며 사람들은 인터넷 등에 웃긴 복권 당첨 시 행동요령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모두 다 ‘웃자고 꺼내는 이야기’이지만, 주변 사람을 못 믿는 불안감과 현실 탈피라는 ‘발칙한 상상’이 이야기 속에 은근슬쩍 녹아 있기도 하다.

오래전부터 돌았던 이야기는 ‘복권 당첨자의 요일별 행동요령’. 로또 당첨이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기에 요일별로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우선, 복권 당첨을 확인한 토·일요일에는 반드시 ‘같이 사는’ 가족들과 해외나 제주도의 일급 호텔로 피신을 한다. 이웃들에게 당첨 사실을 알리지 않기 위해서다. 월요일에는 병가 등으로 핑계를 대고 회사를 나가지 않고, 잠적에 필요한 여권과 비자를 신청한다. 최대한 많은 은행 계좌와 인터넷 뱅킹 신청도 잊지 않는다. 화요일에는 당첨금을 받는 은행을 남모르게 답사, 수요일에는 다음날 돈 찾으러 가겠다고 은행에 전화해 보안을 당부한다는 것. 목요일에는 당첨금을 어떻게 쓸지 가족들과 느긋하게 상의한 뒤, 금요일에는 선글라스를 낀 채 동행자 한명과 함께 불시에 은행을 방문해 돈을 찾은 뒤,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남들이 알아챌 수 있으니) 재빠르게 나와 잠적한다는 것!

당첨자의 심리를 짐작해 만든 ‘행동 요령’도 있다. 우선 1등 당첨 사실을 알면 주말 동안 잠을 못 잘 수 있기 때문에 당첨 확인은 토·일요일이 지난 월요일에 확인할 것. 지방에서 서울로 당첨금을 찾으러 온다면, 떨리는 마음에 교통사고가 날 수 있으니 자가운전이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 서울에 와서 택시 탈 때는 서울 충정로1가 농협중앙회를 간다 하지 말고, 서대문경찰서를 목적지로 말할 것. 당첨 기분을 바로 내려면 출고를 기다려야 하는 새 차를 계약하지 말고, 중고차 시장에 가서 수입 스포츠카를 바로 현금에 사서 몰고 가버릴 것!

그렇다면 진짜 복권 당첨자를 위한 ‘행동수칙’도 있을까? 실제로 2009년 복권위원회는 ‘당첨 시 행동요령’을 제시한 적이 있다. 우선, 당첨 뒤 최소 석달 동안 당첨금에 손을 대지 말고 자산관리 계획을 충분히 세운 뒤 반드시 회계사 등 전문가 자문을 구하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조마조마할 당첨자의 속마음은 되어 본 사람만 알 듯?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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