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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큐브시티. 놀이동산을 연상하게 하는 풍선 장식이 돋보인다. 평일 낮 이곳을 찾은 고객들이 여유있는 쇼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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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상황별·목적별 선택, esc가 콕 집어 알려드립니다
브랜드 수는 롯데몰 압승아이와 식사하기는
디큐브시티가 딱 요즘 쇼핑몰, 들어가면 나오기 쉽지 않다. 워낙 너른 쇼핑 벌판인 탓이다. 길만 헤매다 나오지 않으려면 방문 목적을 확실히 하고 가는 게 좋다. 층별 안내도도 챙겨놓자. 촌스러워 보인다고? 쇼핑몰에서 길 헤매며 아까운 주말 시간을 허비하는 걸 피할 수 있다. 방문 목적, 층별 안내도 두가지만 챙기고 떠나도 시간 낭비 확실히 줄일 수 있다. 쾌적하고도 유쾌한 쇼핑몰 나들이가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 졸업·입학 선물 고르러? → 롯데몰 명불허전이다. 수십년의 유통 노하우, 브랜드 유치 파워와 직결된다. 롯데몰에는 백화점과 마트, 쇼핑몰이 한데 모여 있다. 화장품과 패션을 비롯한 브랜드가 자그마치 340여개다. 디큐브시티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 수는 144개. 일단, 수적으로는 롯데몰 압승이다. 질도 한번 따져보자. 롯데 쇼핑몰에는 에스피에이(SPA) 브랜드를 비롯해 기존 롯데백화점에서 볼 수 없었던 실험적인 패션 브랜드까지 한가득이다. 국내 에스피에이 브랜드인 스파이시칼라, 신진 디자이너의 옷을 실속있는 가격에 마련할 수 있는 파슨스, 국내에 최초로 들어온 프렌치커넥션까지 윈도쇼핑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마트 내 장난감 전문매장인 토이저러스와 디지털기기 전문매장인 디지털파크도 엄청난 규모다. 갖고 싶은 장난감이 있으면 어디서든 드러누워 버리는 아이와 함께라면 지하 1층 토이저러스 매장은 잘 피해 가야 한다. 디지털파크 옆에는 애플의 제품과 액세서리를 파는 윌리스가 널찍하게 자리잡고 있다. 디큐브시티는 ‘새로운 백화점’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없어서 아쉬운 브랜드가 너무 많다. 일반 백화점과 같은 상품 구색을 과감히 벗어났으나, 그냥 벗어나기만 했다는 사실. 버스로 겨우 두 정거장 거리인 가까운 곳에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이 자리잡고 있어서일까. 아니면 백화점 브랜드를 유치하기엔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쇼핑몰이어서일까. 단 유니클로, 에이치앤엠(H&M), 자라 등 실속파 에스피에이 브랜드‘만’을 쇼핑하겠다면 디큐브시티도 나쁘지 않은 쇼핑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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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몰 김포공항점. 쇼핑몰 곳곳에 설치한 의자는 쇼핑객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500여개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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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쉐라톤서울 디큐브시티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는 확 트인 시야이다. 디큐브시티 주변에 높은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지 않아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여기에 한가지 더 반가운 것은? 스위트룸에서만 이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 호텔의 로비와 라운지, 시그니처 레스토랑인 피스트는 맨 꼭대기 41층에 자리잡았다. 국내 호텔 로비 가운데 가장 높은 해발고도를 자랑한다. 1년에 단 하루, 호사스럽지만 낭만적인 하루를 보내기에는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서울 서남권 일대에서는 유일한 특1급 호텔. 그럼에도 일반 객실의 이용 가격은 2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로비뿐 아니라 모든 객실에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대부분 객실의 욕조에서도 바깥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 욕조에서의 야경이 무슨 소용이냐고 물으신다면 할 말 없지만. 커플들 사이에 특히 인기가 높은 상품은 ‘러블리 커플 패키지’(38만5000원부터)란다.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 부부들이 많이 묵지만, 프러포즈 등 이벤트를 위해 이 상품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많단다. 객실 크기 3분의 1 정도 넓이의 널따란 욕실은 이 호텔의 자랑. 수영장에서도 야경 누리기 딱이다. 이밖에도 여성들끼리의 호텔 파자마 파티를 위한 ‘레이디스 파티 패키지’, 디큐브시티 아트센터의 뮤지컬 공연을 함께 엮은 패키지 등이 있다. 롯데몰 김포공항점도 호텔은 있다. 롯데시티호텔이다. 이곳은 화려한 이벤트보다는 실속있는 가격의 비즈니스호텔을 지향한다. 롯데몰 쪽은 국내 투숙객보다는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묵는다고 설명했다. 탁 트인 조망 자랑하는
쉐라톤서울 디큐브시티
영화 보고, 책 보고,
롯데몰 숨어있기도 좋네 또래 친구들과 퇴근 뒤 식도락 모임 → 디큐브시티 디큐브시티 안 곳곳에서 맛있는 냄새가 진동한다. 특히 지하 2층에 가보면, 전 굽고 튀김 튀기는 냄새에 홀리고 만다. 한식 저잣거리에서 헤매다 보면 나타나는 증상이다. 2000㎡ 규모의 한식 저잣거리에는 주막과 한상차림 식당, 고깃집, 푸드코트부터 한식 디저트 가게 등 7개의 메뉴군이 자리잡고 있다. 저잣거리 한편에서 먹는 한상차림은 실제로 반상에 차려져 나온다. 신발을 벗고 대청마루에 올라가 식사를 할 수 있게 했다. 한식 저잣거리를 만들기 위해 박송규 디큐브시티 과장은 2010년 4월부터 2011년 1월까지 9차례에 걸쳐 한식 탐방을 나섰다. 탐방을 갈 때마다 2~3㎏씩은 체중이 늘어나는 고생을 치러야 했다. 그 탐방 결과물이 한식 저잣거리다. 5층에 마련한 중국요리 테마식당인 차이나펑에는 제대로 된 중식 뷔페를 2만원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맛도 맛이지만, 중국 식당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가 제대로다. 롯데몰은 음식점을 한데 모아 구성하지 않았다. 선진국 쇼핑몰의 경향을 좇은 결과다. 쇼핑몰 내 20여개 브랜드의 식당이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다. 하루 평균 6만여명이 찾는다는 쇼핑몰의 식당가가 다소 비좁아 보인다. 실제로 휴일이었던 설날과 지난 일요일, 웬만한 식당에는 자리잡고 앉기 힘들었다. 차라리 도시락을 싸 갈걸, 후회한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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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큐브시티 한식 저잣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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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몰, 디큐브시티에도 부족한 점들은 있다. ▣ 롯데몰 김포공항점 | 만능 쇼핑몰에 가깝다. 그래서 약점 또한 같다. 교외와 도심의 중간 정도 되는 성격의 지정학적 위치. 이곳을 벗어나면 갈 곳이 없다. 시청에서 출발하면 40여분이면 뚝딱 도착할 수 있지만, 정작 김포공항 근처에는 걸어서 뚝딱 도착할 수 있을 만한 다른 놀거리, 볼거리가 부족하다. 굳이 찾자면, 차를 타고 10여분, 버스를 타면 20분 정도 걸리는 곳에 김포공항 인근 주민들이 즐겨 찾는 메이필드호텔이 있다. 호텔 내 녹지 경관이 훌륭해 나들이 명소로 손꼽힌다. 그러나 이것도 겨울보다는 녹음이 우거진 봄부터 가을 사이의 이야기다. ▣ 디큐브시티 | 만능 쇼핑몰이 아니라는 것이 약점이다. 딱 있을 것만 있다고 하기에도 부족한 서비스 및 여가시설들이 많다. 우선 영화관과 서점이 없다. 영화관은 맞은편 테크노마트 건물 11층에 가야 있다. 서점 역시, 이 건물에 있다. 지하 2층에 한길사에서 운영하는 북카페 ‘포레스타’가 있지만, 마음 놓고 책만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게 아쉽다. 대형 마트도 한 건물에 없다. 주변에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있다. 물론 여기를 가면 된다. 그러나 일주일에 한번 차를 갖고 나들이 겸 일주일치 장보기에 나선 소비자들에게는 길 건너 대형 마트로 오가는 일이 번거롭게 여겨진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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