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2.08 18:12
수정 : 2012.02.08 18:12
나의 첫화장
스모키 화장은 몇년 사이 대유행하고 있다. 나는 이 화장을 무려 18년 전 시작했다. 대학 입학 뒤 첫 미팅이었다. 무려 10 대 10 미팅. “대학 가면 다 연애한다”고 하던데, 도무지 그 인연을 찾기 어려웠단 말씀. 비장한 마음이었으나, 나에겐 무기가 없었다. 그리하여 스모키의 역사는 시작됐다. 처진 눈매를 맵시있게 올라간 듯 보이게 하는 마법의 도구, 아이라이너.
속눈썹 위 눈꺼풀에 거의 찍어가며 그렸다. 그릴 때는 분명 양쪽 똑같았는데, 거울을 보니 짝짝이 눈. 양쪽 번갈아가며 덧발랐다. 지나치게 티가 나는 아이라이너 선이 부담스러워, 짙은 보라색 아이섀도를 덧발랐다. 그리고 대망의 미팅 출전. 결과는 처참한 무관심. 속이 상해 화장실로 자리를 피했다. 화장실 거울을 본 순간 “악!” 외마디를 질렀다. 거울 안에 스모키 너구리 한마리가 등장했다. 화장실에서 나와 바로 집으로 내뺐다.
그날 이후 검정 아이라이너와는 작별을 고했다. 피곤해 보이는 너구리보다는 착한 눈매의 내 모습이 좋았다. 스모키 화장 대유행의 유혹에도 여전히 나는 흔들림 없다.
김주아/서울 관악구 대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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