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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2.16 11:43 수정 : 2012.02.16 11:43

[매거진 esc]

보는 도구에서 보여지기 위한 패션으로 자리잡아가는 안경테의 세계

“당신의 모든 복장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의 디자인이라든가 재질이나 색깔의 조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어울리는가 어떤가에 관해서 더더욱 주의깊게 선택하려고 하지 않는 것은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안경의 문화사> 중)

이 질타에 혹시 뜨끔하지는 않은지. 더욱이 87년 전인 1925년의 이야기다. 이제야 국내에서는 ‘보기 위한’ 안경이 아니라, ‘보여지기 위한’ 안경이 자리잡아 가는 중이다. 눈에 입는 옷(eyewear)을 제대로 입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안경과 선글라스 등 아이웨어 분야의 대세는 단연 뿔테다. 요즘 검찰이 여당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돌렸다는 ‘뿔테남’ 찾기에 혈안이 되었다는데, 어렵지 않을까 싶다. 거리를 나가 보면, 뿔테남이 지천이니까. 뿔테 전성시대가 도래한 데는 ‘국내외 연예인들의 스타일 따라잡기’의 영향이 가장 큰 듯싶다. 조니 뎁과 류승범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복고 스타일의 완성에 뿔테 안경을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안경전문점 알로(ALO)의 김종학 디자이너는 “두껍고 선이 강한 스타일의 뿔테 안경은 올해도 꾸준히 사랑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요즘은 오히려 안 팔릴 것 같은
과한 스타일의 안경테가
더 많이 팔려요”

뿔테가 대세라고 하나의 스타일만 떠올려서는 곤란하다. 정말 옷만큼이나 그 스타일, 다양하다. 무엇보다 고전적이면서도 세련미 넘치는 안경테가 많아지고 있다. 김 디자이너는 “올해는 무늬(패턴)가 강렬한 스타일, 비비드(원색 계열) 컬러를 쓴 안경테가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런데 과연 이런 ‘쎈’ 안경이 어울리기나 할까? “요즘엔 오히려 안 팔릴 것 같은, 과한 스타일의 안경테들이 더 많이 팔리는 것 같아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북촌의 한 전시장에 국내 안경테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마련한 ‘안경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전시에서 만난 김한국 대표의 말이다. 그를 비롯한 4명의 제작자들은 아세테이트 시트를 자르고, 사포를 손수 문질러가며 이번달 말부터 팔 예정인 한정판 안경테를 만들고 있었다. 한정판 가운데, 크림색 테의 선글라스가 눈에 확 들어온다. 김 대표는 “요즘은 어중간하면 안 돼요. 저희 브랜드에서도 같은 모델이라도 검정보다 얼룩무늬 테가 더 인기죠”란다.

코높이 맞지 않아
흘러내리는 수입산보다
얼굴형 맞는 국내산 추천


그래서 더욱 브랜드의 철학과 이미지를 분명하게 입힌 안경테가 사랑받는다. 온라인에서만 유통되다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브랜드숍을 낸 ‘사가와후지이’. 일본의 가죽공방 브랜드로 출발해 안경테 디자인으로도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브랜드다. 안경다리(템플) 부분을 나무로 만든다. 안경 프레임 역시 플라스틱을 문질러 나무 질감이 나도록 했다. 나무 안경다리는 시간이 갈수록 깊은 색을 더해간다. ‘빈티지’ 스타일에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매장(홍대점)에는 28가지의 모델이 있는데 인기가 높아지자 3월부터 40개까지 판매 품목을 늘릴 예정이다. 이 매장의 공동 매니저인 김세웅, 백경철 실장은 “홍대 앞이라는 특성도 있지만 유행을 따르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데 매력을 느껴 중년 이상의 소비자들도 많이 방문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나온 ‘그라픽플라스틱’은 서울 강남 일대 트렌드세터들 사이에 벌써 입소문이 자자하다.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광고 감독인 백종열과 패션 사진작가인 홍장현이 힘을 합쳐 만든 아이웨어 브랜드다. 찍어내는 사출 기술로 만든 안경이지만, 그 독특함에 눈길 한 번 더 간다. 새끼손가락 두께보다도 더 두꺼워 보이는 안경테를 쓰면 그 자체로 딴사람이 된 느낌이다. 마음에 드는 안경을 찾지 못해 안경 만들기를 결심하고 10여년의 시간을 투자했다는 그들이다. 안경다리를 바꿀 수 있는 디자인도 재밌다. 검정 프레임에 노랑, 빨강, 초록색 등의 다리를 끼워 쓰면 된다. 진짜, 제대로 세다. 그라픽플라스틱 쪽은 “볼드하긴(두껍긴) 하지만, 기본적인 디자인에서 출발했다. 스타일을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이 선택할 법한 아이웨어여서 유행은 그들로부터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1. 독특한 디자인의 수제 아세테이트 안경테를 만드는 젠틀몬스터의 제품(모델명 TRAM C S3). 2. 개성있는 젊은 소비자층에게 실속있는 가격으로 사랑받고 있는 알로의 안경테(모델명 7012B). 3. 나무 안경다리(템플)의 질감과 깊이있는 색감이 고전적인 멋을 연출하는 사가와후지이의 안경테(모델명 f2901 401t).
‘뿔테’도 종류가 여럿이다. 이 가운데,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티아르(TR)와 아세테이트라는 소재이다. 티아르 뿔테는 찍어내는 사출 방식으로 만들지만, 아세테이트는 형태를 레이저를 이용해 깎은 뒤 사포 등으로 문질러 만든다. 따라서 값은 아세테이트 뿔테가 비싼 편이다. 유명 연예인들이 패션 아이템으로 선호하는 뿔테 안경은 아세테이트 재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니 뎁이 되고 싶었지만, 수입 아세테이트 안경을 쓰면 자꾸만 내려앉는다. 서양인과 동양인의 얼굴 형태, 특히 코 높이가 많이 다른 탓이다. 최근에는 서양에서 온 수입 브랜드에만 목맬 필요가 없어졌다. 국내와 일본 안경테 브랜드 가운데서도 복고적 패션 감각이 물씬 풍기면서 흔치 않은 디자인 감성과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브랜드들을 이용해 보자. 서양에서 온 수입 브랜드 안경테를 고집한다면, 동양인이나 한국인을 위한 모델을 찾길 전문가들은 권한다.

글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style tip

젠틀몬스터는 두달에 한 번 10명의 소비자를 뽑아 ‘비지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세테이트 안경테를 실제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다. 누리집에서 참가 신청을 받는다. 이 안경테가 과연 어찌 생겨먹었는지 궁금하다면, 홈트라이 시스템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써보고 싶은 안경테 5개를 고르면 집으로 보내줘 직접 써보고 고를 수 있게 한 시스템이다.(gentlemonster.co.kr)

사가와후지이는 안경수집가에게도 인기가 높은 브랜드. 그런데도 중국에서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생산해 값이 예상보다는 합리적이다. 19만원대부터 23만원대까지. 올해 봄 새로 들여오는 모델 가운데는 일본에서 만든 제품이 포함될 예정이다. 나무 안경다리는 무엇보다 직접 만져봐야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홍대점(02-322-8675)과 분당점(031-8017-0640)이 있고, 여러 편집매장에도 입점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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