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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물 성격이 강한 라이트 노벨 <고식>(왼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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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코지 미스터리의 친척뻘 추리장르들
코지 미스터리와 가장 가까운 친척은 유머 미스터리다. 심지어 상당수의 코지 미스터리가 성격상 유머 미스터리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재닛 에바노비치의 두 번째 스테파니 플럼 시리즈 <사라진 24개의 관>은 2006년 영국추리작가협회(CWA)상 ‘유머 미스터리’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머와 개그를 표방한 추리소설 중에는 정식 탐정이 등장하는 작품도 있고, 비일상적인 연쇄살인과 트릭이 등장하는 경우도 많다.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유쾌한 밀실 퍼즐 <밀실의 열쇠를 빌려드립니다>와 <수수께끼는 저녁식사 후에> 같은 작품들이 대표적이다.비전문적인 일반인 탐정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코지 미스터리는 몇몇 사회파 미스터리와 주브나일 미스터리(소년 추리물)와도 맥이 닿는다. 예를 들어 미야베 미유키의 <누군가>와 <이름 없는 독>에 등장하는 주인공 스기무라 사부로는 재벌가의 데릴사위이자 사보 편집자로 일하는 가장이다. 하지만 그가 파헤치는 사건의 끝에서는 언제나 현대사회의 뒤틀린 이면들이 폭로되고 이는 코지 미스터리의 편안함과 거리가 멀다. 소년 탐정 이지도르가 등장하는 모리스 르블랑의 아동판 <괴도 뤼팽> 시리즈나, E. W. 힐딕의 <매거크 소년 탐정단>처럼 어린이들이 등장하는 주브나일 미스터리 또한 대상 연령층에서 코지 미스터리와 차이가 있다.
엔터테인먼트적인 성격으로만 보자면 일본의 ‘라이트 노벨’ 또한 코지 미스터리와는 사돈의 팔촌쯤 된다. 만화나 애니메이션 느낌의 삽화를 곁들여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인 라이트 노벨에는 가공의 시대와 공간을 배경으로 연금술, 마법과 같은 판타지적인 설정에 추리 장르를 가미한 작품들도 있다.
가상의 왕국, 어느 학원에서 펼쳐지는 판타지 연쇄살인 <고식>(사쿠라바 가즈키 지음), 죽은 자와 대화하는 14살 영능탐정 이야기
조민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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