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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2.24 09:04 수정 : 2012.02.24 09:04

대표적인 크루즈 선박회사인 미국의 로얄캐리비안 레전드호 야경.로얄캐리비안 제공

[매거진 esc] 사상 첫 한국 국적 선박 운항 시작, 대중적 크루즈 여행 시대 열다

하모니크루즈 이어
연말까지 3~4개 국적 선사 출범
크루즈 전용 부두도 대폭 확장

고가 호화 크루즈일수록
탑승인원 700명 이하 소형선박
승객 1인에 승무원 1인 서비스

‘움직이는 리조트’ ‘떠다니는 궁전’….

크루즈 여행은 ‘여행자의 마지막 선택’ ‘모든 여행의 종결자’로도 불린다. 서양 부유층이 선호하는 여행 방식으로 알려진 호화·럭셔리 크루즈 여행에 왜 ‘마지막’ ‘종결자’ 따위의 말이 따라붙는 걸까? 세계 구석구석을 다양한 방식으로 여행해온 베테랑 여행자들이 ‘더이상 새로운 여행이 없다고 느낄 때 선택하는 여행’이면서 ‘편안하게 쉬며 이동하는, 인생 황혼기에 알맞은 여행 방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크루즈 여행은 벌 만큼 벌고, 다녀볼 만큼 다녀본, 돈 많고 시간 많은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여행 방식으로 여겨진다. 그만큼 호화롭고, 비싸고, 여유 있는 일정의 여행이다.

크루즈 여행이 국내에서 새로운 해외여행 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본격 크루즈 여행 상품이 국내에 처음 선보인 건 1990년대 말. 당시 연 200~300명 정도에 그쳤던 크루즈 여행 인구는 지난해 2만5000명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한국관광공사 자료). 흔히 업계에선 한 나라에 크루즈 여행 인구가 급증하는 때를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안팎의 시기로 본다(한국은 2010년 2만591달러). 지금이 그런 변화가 점쳐지는 때다.

크리스탈심포니호. 모두투어 제공

2012년, 국내 본격 크루즈 여행 분수령 올해는 우리나라 ‘크루즈 여행’이 하나의 분수령을 이루는 해로 기록될 만하다. 사상 처음 한국 국적 크루즈선사(하모니크루즈)가 만들어진 데 이어, 지난 2월16일 이 회사의 클럽하모니호가 일본으로 첫 운항을 시작했다. 올해 말까지 제주 등 3~4곳의 한국 국적 크루즈선사들이 더 출범할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해양레저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크루즈 관광 활성화를 위한 관계법령 개정을 추진하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외국 유수 크루즈선의 국내 입항도 해마다 크게 늘고 있어, 현재 부산·제주·여수(이상 8만t급) 3곳의 크루즈 전용부두를 2015년까지 대폭 확장하고 4~5곳에 새 전용부두도 만든다. 여수세계박람회(5~8월) 기간엔 세계적 크루즈선사들의 2만6000~7만5000t급 호화 크루즈선들이 9차례나 여수항에 들를 예정. 미국 선사 로얄캐리비안의 아시아 최대 크루즈선인 14만t급 보이저호도 6월 부산항에 입항해 관광객을 풀어놓는다. 로얄캐리비안은 또 5, 6월 7만t급 레전드호를 투입해 부산에서 출발하는 일본·중국·러시아 기항의 상품을 선보인다.


크루즈 여행은 대체 어떤 여행? 배에서 숙식과 각종 유흥을 즐기며 각 도시로 이동해 관광지를 둘러보는 여행 방식이다. 배 자체가 ‘여행 목적지’로 표현될 정도로 배 안에 모든 것을 갖춰, 특정 지역을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페리 등 여객선과는 차이가 있다. 100년 전 ‘호화 선박’의 대명사로 불린 타이타닉호도 실은 런던과 뉴욕을 오가는 여객선이었다. 현재의 다양한 초호화 크루즈선들이 탄생한 배경이 된 배다. 크루즈선을 흔히 크기로 분류하지만, 반드시 큰 배를 이용한 여행이 더 호화로운 건 아니다. 오히려 등급별 분류에서 럭셔리·디럭스급으로 분류되는 크루즈선은 대개 5만t 미만에 탑승인원 200~700명의 소형이다. 왜 그럴까? 크루즈선을 평가하는 중요 요소는 승객 대비 승무원 비율, 운항 일정, 음식 수준, 선상 프로그램 등이다. 최상급 크루즈(1박당 400~500미국달러)의 경우 승객과 승무원 비율이 1 대 1이거나 최소 1.4 대 1 수준이다. 승무원이 많은 만큼 서비스 질이 좋다는 얘기다. 프리미엄급(1박당 200~300달러)은 2 대 1, 대중적 크루즈(1박당 50~200달러)는 보통 2.5 대 1 선으로 결정된다. 그래서 탑승객은 적고 승무원은 많은 소형 럭셔리 크루즈를 흔히 7성급 크루즈, 프리미엄급은 5~6성급, 대중적 크루즈는 4~5성급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세계 최대 크루즈선 얼루어호 암벽등반장. 로얄캐리비안 제공

사고로 사망 땐 최고 3억원 보험금 지급 좋긴 좋은데, 크루즈 여행은 과연 안전할까? 올해는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지 꼭 100년이 되는 해. 그리고 지난 1월엔 지중해에서 11만4500t의 크루즈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가 이탈리아 연안에서 암초에 부딪치는 사고가 일어나 크루즈 여행에 불안을 느끼는 여행객이 많아졌다. 그러나 업계에선 크루즈 여행이 다른 여행보다 안전한 여행 방식이라고 말한다. 업계 자료를 보면, 지난 100년간 일어난 본격 크루즈선 사망·실종 사고는 타이타닉호 침몰과 지난 1월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사고까지 포함해 모두 6건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1월 지중해 사고도 선장 개인의 일방적 항로 이탈에 따른 사고로 확인됐다”며 “정상적 항로를 운항하는 크루즈선이 사고를 당할 확률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만에 하나, 사고를 당한다면 보상 문제는 어떻게 될까? 모든 크루즈선사들은 사고에 대비해 보험을 든다. 이번에 운항을 시작한 하모니크루즈 쪽은 “크루즈선 사고로 사망 때 최대 3억원, 기항지 사망사고 땐 최대 1억원이 지급된다”며 “항공기 사고보다 보험금이 높은 것은 그만큼 사고 확률이 낮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클럽하모니호는 보기 드물게 선장 3인(2명씩 순환근무), 기관장 3인, 안전관 2인 체제를 도입해 안전태세를 강화했다.

아시아권 크루즈시장 잠재력 그럼, 세계 크루즈 여행 인구는 얼마나 될까? 2000년 1200만명에서 2007년엔 1600만명으로 늘었고, 2015년엔 2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가 가장 큰 시장으로, 전체 이용자의 68%를 차지하고 유럽(20%)이 그 뒤를 잇는다. 아시아 시장이 앞으로의 변수다.

지난 16일 클럽하모니호에서 만난 하모니크루즈 한희승 대표는 “앞으론 중국 등 아시아권 크루즈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내외국인 8만명 유치 목표를 달성한 뒤 크루즈선을 더 들여와 한~중, 한~러, 동남아 등으로 기항지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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