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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3.07 18:47 수정 : 2012.03.07 18:47

스누피스 스트리트 페어

[매거진 esc]
‘페르시아의 왕자’ ‘스트리트 파이터’ 등 앱 게임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복고 캐릭터들

민머리에 미간을 찌푸리는 찰리 브라운. 그 옆에 무심한 표정으로 서 있던 스누피.

어린 시절, 일요일 아침 티브이를 켜면 <주한미군방송>(AFKN)에서 <피너츠> 등 다양한 만화 시리즈를 볼 수 있었다. 지지직거리는 화면에 알아듣지도 못할 영어가 흘러나오는 만화였지만, 찰리 브라운이 담요를 질질 끌던 친구 라이너스를 데리고 매일 개집 지붕에 늘어져 누워 있는 스누피를 찾는 장면을 보며 이유 없이 즐거워했다.

꽃 심고 포도 키우고
소셜게임으로 재탄생한
스누피·스머프

당시에는 암호 같은 내용만 가득했던 만화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애늙은이 같은 주인공이 등장해 사회·정치 문제를 비판적으로 다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게 스쳐지나가며 티셔츠 그림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가 스마트폰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무선인터넷 등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용 소셜게임이 늘어나면서, 복고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티브이 만화나 오락실, 피시게임에서나 봄직한 낯익은 캐릭터들은 추억을 자극하는 얼굴을 들이밀면서 성인들의 구미를 자아내는 방식의 게임을 소개하고 있다. 추억 속 게임을 찾아다니며, 초봄 한낮의 졸음을 쫓아보자.

소셜게임으로 다시 태어난 스누피·스머프

개구쟁이 스머프
이른바 ‘복고 캐릭터’가 등장하는 앱 게임은, 캐릭터만 빌려와 새로운 게임이 된 경우와 과거의 게임 캐릭터와 게임 방식이 그대로 재현된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캐릭터를 빌려와 새로 만든 게임으로는 최근 국내 아이폰·안드로이드폰 사용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누피스 스트리트 페어’가 대표적이다. 과거 비디오게임으로 유명했던 캡콤(Capcom)의 자회사인 ‘비라인 인터랙티브’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모바일 전용 소셜게임이다. 찰스 슐츠가 1950년부터 연재했던 만화 <피너츠>의 판권을 구입해 만든 이 게임은 원작에 등장하는 ‘찰리 브라운과 친구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이들 주인공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집을 꾸미고 작은 가게를 열어 마을을 운영하는 것이 게임의 주된 내용이다. 꽃을 몇 포기 심어야 한다는 식으로 주어지는 ‘미션수행목록’(To do list)에 따라 레벨을 올리며 마을이 성장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게임 이용자끼리 친구 맺기도 가능하고, 게임 중간마다 스누피 고전 만화도 등장한다.

앞서 이 회사가 내놓은 ‘스머프 빌리지’도 만화 <개구쟁이 스머프>의 캐릭터를 활용해 만든 소셜게임이다. 스머프 캐릭터는 지난해 3D 영화로 다시 나오기도 했지만, 이 게임에서는 만화처럼 스머프들이 힘을 모아 살아가는 스머프 마을을 꾸려가는 방식이다. 포도·피망 등 작물을 심고 노동을 해 마을의 경제를 살리면서 레벨을 올리는 방식이다. 현재 국내에는 3만여명의 회원이 모여 게임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가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추억 속 액션게임의 재림

스머프 빌리지(사진 위)와 스트리트 파이터 4 볼트.
복고 캐릭터가 완벽하게 부활한 게임의 경우, 오락실 시대와 286·386 컴퓨터 시대를 풍미했던 게임들이 대부분이다. 과거의 아이덴티티는 그대로 간직한 채 좀더 세련된 모습으로 등장한 이들 게임을 과거의 모습과 비교해보는 것도 즐길거리 가운데 하나다.

가장 반가운 등장은 바로 ‘페르시아의 왕자’(프린스 오브 페르시아) 시리즈다. 원작은 1989년 브로더번드(Brøderbund)사가 만든 엠에스-도스(MS-DOS)용 게임이다. 286 컴퓨터가 있던 시절 5.25인치 디스켓 2장에 담겨 있던 이 게임은 당시 ‘혁신적’(?)이었던 주인공의 부드러운 움직임과 사운드로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올해 초 프랑스의 ‘유비소프트’(Ubisoft)사는 마법에 걸린 공주를 구하기 위해 페르시아의 왕자가 주어진 시간 안에 스테이지를 모두 통과해야 하는 게임 내용을 그대로 살린 아이폰용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 레트로’를 선보였다. 이어서 지난달에는 게임 속 그래픽을 강화한 ‘페르시아의 왕자 클래식’도 내놓았다.

오락실 뿅뿅
효과음도 옛날 그대로
스트리트 파이터

오락실 게임의 ‘전설’인 캡콤의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도 스마트폰에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아직까지도 콘솔 게임용으로 꾸준히 나오고 있는 이 게임은 앱 게임에서도 개성 넘치던 각각의 캐릭터가 좀더 세련된 모습으로 다듬어져 등장한다. 최근 아이폰용으로 출시한 ‘스트리트 파이터 4 볼트’는 17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며, 무선 인터넷을 이용한 게임 네트워크로 오락실에서처럼 ‘뉴 챌린저’를 맞이할 수 있다. 오락실에서 듣던 효과음도 그대로다. 다만 보너스 게임으로 등장했던 ‘자동차 부수기’를 하고 싶다면 고전 게임을 그대로 옮겨온 ‘스트리트 파이터 2’ 앱을 찾는 편이 좋다.

그밖에 넥슨모바일이 일본 원업(ONE-UP)사를 통해 들여온 스마트폰·태블릿피시 연동 웹게임인 ‘에스디(SD)삼국지’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원조 격인 고에이(KOEI)사의 피시게임 ‘삼국지’를 재현했으며, 디스켓 여러 장을 끊임없이 갈아끼우면서 했던 ‘원숭이 섬의 비밀’ 게임도 다양한 버전의 앱게임으로 나와 있다. 오래 하다 보면 속이 울렁거렸던 슈팅게임 ‘둠’ 시리즈도 여전히 스마트폰 게임에서 어지럼을 느끼며 즐길 수 있다.

이처럼 복고 캐릭터들의 부활을 이끄는 데에는 1980~90년대를 향유했던 성인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스마트폰 게임의 주요 사용자라는 이유가 크다. 과거의 향수를 더듬어보면서 손에 익숙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화려한 부활’이라고 부를 만하다. 아이폰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 모두 국내 계정보다는 해외 계정을 통해 게임을 찾는 편이 더 수월하다. 그리고 또 하나, 지하철·버스 안에서 복고 게임에 너무 빠진 나머지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어깨를 움찔거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듯!

life tip

‘하도오켄’ 어떻게 했더라?

터치 화면으로 돌아온 복고 게임으로는 아쉽게도 오락실 조이스틱의 손맛을 재현하기에는 뭔가 아쉽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오락실·컴퓨터 게임 시대에는 각종 게임 관련 팁이 난무했다. 오래전 종이에 적어뒀던 캐릭터별 기술 사용법을 입으로라도 읊조려보자. “추억 속 팁들, 다 어디 갔어, 이거?”

스트리트 파이터의 6개 버튼 오락실 조이스틱에는 (물론 다 작동하는 건 아니었지만) 대부분 6개의 버튼이 있었다. 캐릭터별로 달랐지만, 조이스틱을 아래로 내린 뒤 오른쪽으로 돌려 중간 펀치를 누르면, 류·켄의 ‘장풍’(하도오켄)과 달심의 ‘요가 파이어’ 기술을 쓸 수 있었다. 손 기술을 좀 푼 뒤 스마트폰을 쥐어보면 더 잘 풀릴 듯?

페르시아의 왕자, 원숭이 섬의 비밀 속 ‘치트 키’(Cheat Key) 도스용 게임에서는 치트 코드를 입력하면 ‘편법’의 기능을 쓸 수 있던 ‘치트 키’가 있었다. 페르시아의 왕자에서는 다음 레벨로 넘어가는 시프트(Shift)+엘(L) 기능이, 원숭이 섬의 비밀에는 시간을 벌 수 있던 컨트롤(Ctrl)+더블유(W) 키가 있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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