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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바이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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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뭐야, 이건?
예술사학자들 일부는 기원전 4만년 전부터, 다른 일부는 기원전 10만년 전에 예술이 시작되었다고들 한다. 이렇게 긴 시간을 함께해왔지만 예술은 줄곧 일상과는 별개의 존재로 여겨져 왔다. 10만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예술과 일상은 결코 섞일 수 없는 세계였다.그렇게 긴 세월 동안 철옹성만 같던 예술과 일상 사이의 장벽은 최근 100년 사이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앤디 워홀이 테이블 위에 있던 캠벨 수프를 캔버스 속으로 끌어들인 그 순간, 메릴린 먼로를 영화관이 아닌 미술관에서 볼 수 있게 된 그 순간 일상이 예술의 세계로 들어왔다.
워홀이 평범한 일상을 캔버스 속에 끌어들여 예술로 만든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 이번에는 반대로 예술이 캔버스 밖으로 나와 일상에 녹아들기 시작한다. 작품과 상품 또는 예술과 일상의 경계가 모호해졌고 캔버스가 아닌 일상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액자가 되었다.
대만 디자이너인 차이 수와 리카 린이 디자인한 ‘점프 프롬 페이퍼’(JUMP FROM PAPER·사진)의 작품 또는 상품들, 사진을 먼저 들여다보자. 그림 같은가? 그런데 그림이 아니다. 실제 가방이다. ‘JUMP FROM PAPER’란 이름처럼 마치 종이에서 그림들이 뛰쳐나온 듯한 느낌을 준다.
핸드드로잉 일러스트를 납작한 가방으로 만들어 마치 평면 그림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사람들에게 마치 3차원의 세계와 2차원의 세계를 넘나드는 듯한 경험을 선물한다. 가방을 들고 있는 모습은 사진과 일러스트를 합친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고, 현실이 아니라 가상의 공간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쯤 되면 가방이 아니라 예술이 일상 속으로 들어와 일상 자체를 하나의 캔버스로,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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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 있는 아르코미술관에는 “예술은 인생을 예술보다 아름답게 하는 것”이라는 문구가 있다. 인류의 긴 역사 중 이렇게 예술이 일상과 함께했을 때가 없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우리는 얼마나 행운아인가.
오혜진 텐바이텐 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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