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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3.28 16:13 수정 : 2012.03.28 20:15

2AM 멤버 임슬옹

[매거진 esc] 심정희의 반하다 음악은 나의 힘, 스타일의 나의 낙
고집센 멋쟁이, 2AM 멤버 임슬옹

투에이엠(2AM)의 노래는 소나기보다 부슬비에 가깝다. 처음 들을 땐 그저 ‘뭐, 괜찮네’ 싶다가 길을 걷거나 일을 하다 한숨 돌릴 때가 되면 나도 모르는 새 흥얼거리게 되는 그 노래들은 조용히, 그리고 잔잔히 사람들의 일상을 파고든다. 거창하지 않고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마음에 스며들어 어느 순간 듣는 이의 마음과 삶의 일부가 되는 그 노래들처럼 2AM의 스타일도 그래야 한다는 게 (올 초부터 2AM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내 생각이다.

그런데 임슬옹은 그런 내 생각이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다고 말한다. 무대에서는 노래 분위기에 맞춰 도드라지지 않는 옷을 입는 게 옳지만 노래를 하지 않을 땐 어디까지나 멤버 개개인의 스타일을 존중해 달라는 게 그의 주장. 그런 까닭에 2AM이 한창 활동하는 시기인 요즘, 우리 둘 사이에선 시시각각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진다. 예능 프로그램 녹화에선 자신이 입고 싶은 옷들, 가령 가슴 전체에 호랑이가 그려진 셔츠라든가 화려한 별 무늬가 그려진 셔츠를 입으려는 임슬옹과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2AM의 일관된 이미지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주장하는 나…. 지난 22일, 전주 영화제의 홍보 대사로서 영화제 포스터 촬영에 나선 임슬옹을 만나러 갔다. 일로 연관되어 있는 덕분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볼 수 있지만 인터뷰라는 공적 자리를 통해 그를 만나러 간 건 진지하게 묻고 싶어서였다. 옷이라는 게 그에게 대체 어떤 의미인지, 왜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노래할 때는 팀색깔에 저를 맞추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개인으로서 나를 보여주고 싶어요”

- 어떤 옷을 입고 싶다, 식의 주장이 굉장히 뚜렷한 편이잖아? 그런 걸 보면 옷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사람들마다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있잖아요? 제게는 옷이 스스로를 표현하는 가장 편한 도구예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옷으로 나를 표현하고, 나아가 멋지고 예쁜 옷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게 인생의 낙이기도 하고요. 노래 부를 때는 2AM의 멤버로서 팀의 색깔에 저를 맞추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개인으로서의 나를 보여주고 싶은 게 저의 솔직한 바람이에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옷을 고집하는 거고….”

-아이러니한 게… 그렇게 멋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치고는 트레이닝복을 너무 좋아한단 말이야.(웃음) 얼마 전에는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하루 종일 같은 운동복만 입고 있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고….

“(웃음)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주로 운동을 하기도 하고…. 평소엔 좀 소탈한 게 좋잖아요? 연예인이라는 게 보여주는 직업이다 보니 방송에서는 신경을 많이 써야 하지만 거창한 멋을 낼 필요가 없을 때는 몸에도 잘 맞고 편한 옷을 입어 자연스러운 멋을 부리는 것이 쫙 갖춰 입는 것보다 오히려 멋진 거 같아요.(웃음)”

-그러고 보니 너 어떤 인터뷰에서 가수나 연기자가 되지 않았다면 스타일리스트나 패션 에디터가 되었을 거라고 했던 거 본 기억이 나는 것 같아.

“네. 진짜 이 일 안 했으면 그런 일 했을 것 같아요. 어릴 때, 아역 모델로 활동했었는데 그때부터 옷에 관심이 정말 많았거든요. 그러다 중학교에 가서는 연기를 안 했는데 그땐 친구들이 또 동대문에서 장사를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한 거예요. 의류 도매업 같은 거요. 거기 놀러가서 친구들 도와주고 그러면서 옷 구경하는 게 취미였어요. 그러다 보니 점점 더 관심이 많아지고, 그러다 보니 더 좋아하게 되고…. 그러다 그 관심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거죠.”

2AM
-입고 싶은 옷, 좋아하는 옷도 명확하지만 가만히 보면 좋아하는 브랜드도 굉장히 명확한 편이야.

“소위 ‘꽂힌다’고 하잖아요? 저는 그렇게 시기별로 ‘꽂히는’ 브랜드가 있어요. 한동안 버버리 프로섬에 빠졌다가, 그다음에는 디스퀘어드, 그다음은 앤 드멀미스터 하는 식으로요. 최근엔 톰 브라운에 좀 꽂혔죠.(웃음) 그렇게 좋아하는 브랜드가 항상 바뀌니까 브랜드 따라 조금씩 스타일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한가지 원칙은 절대 바뀌지 않아요. 기본이 되는 아이템을 산다! 눈에 띄거나 마음에 든다고 무조건 사는 게 아니라 디자인은 베이식하지만 디테일이 독특한 옷을 사야 금방 싫증나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더라구요. 비싼 옷들이니까 오래 입어야 되잖아요.(웃음) 사실 가격도 가격이지만 그렇게 오래 입을 수 있어야만 제 스타일대로 여러 브랜드 옷을 조합해 입는 게 가능해져요. 한두 해 입고 못 입는 옷들은 십중팔구 다른 브랜드 옷과 섞어 입었을 때 어색해 보이거든요.”

“새로운 스타일로 변신할 때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없어요”

-아주 작은 부분에서도 자기 자신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걸 볼 때마다 ‘연기자로서의 다음 행보를 준비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어때?

“꼭 그런 건 아니에요. 스타일은 그 자체로 제게 중요하니까요. 그렇지만 차근차근, 진지하게 연기자로서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건 맞아요. 쉬는 동안에 꾸준히 연기 연습을 한 것도 그래서고…. 일단 이번 앨범 활동이 끝나면 정식으로 연기에 도전해볼 생각이에요. (꼭 하고 싶은 역이나 연기 같은 게 있어?) 배역을 가리기보단 어떤 역이든 주어진 조건에 최선을 다해서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2AM은 다른 아이돌 그룹과 달리 차근차근 인지도를 넓혀 온 팀이잖아요? 2AM이 꾸준히 노력하고 차근차근 주어진 조건에 최선을 다해온 것처럼 저도 그렇게 연기자로서 지평을 넓혀가고 싶어요. 작은 배역이라도, 그다지 주목받지 못할 배역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면서 서서히, 자연스럽게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거죠.”

사실 그를 만나러 가면서 나는 다짐했더랬다. 대화가 무르익을 때쯤, 농담 반 진담 반의 분위기로 말해보겠다고. “옷은 그냥 옷일 뿐인데 그냥 콘셉트에 따라 주는 대로 입으면 안 되겠니?” 그런데 한참 옷에 대해 이야기하던 도중, 무심코 던진 질문에 답할 때 그의 표정이 어찌나 신나 보이던지 그런 농담 따위 입도 뻥긋할 수 없었다.

-임슬옹에게 스타일이란?

“인생의 낙! 임슬옹에게 스타일은 인생의 낙이고 그래서 하나로 규정할 수 없이 점점 확장되는 것 같아요! 특히, 새로운 노래를 부르거나 새 배역을 맡을 때, 혹은 새 옷을 입어보면서 새로운 스타일로 변신할 때, 전에 몰랐던 또다른 변신 가능성을 발견해가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없어요. 앞으로 제 스타일의 스펙트럼이 점점 넓어질 거라는 생각 하나만으로도 저는 제 미래가 너무 기대돼요.”

아, ‘스타일의 스펙트럼이 확장되는 데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본다’는 생각 좀 멋있지 않나? 아아, 멋있다고 혹해서 끌려가면 안 되는데….(그래도 콘셉트를 지키는 건 더없이 중요해!)

심정희 패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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