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2.04.04 18:46 수정 : 2012.04.04 18:46

[esc를 누르며]

“팀장님, 개도 밥 먹을 때는 안 건드린다는데 점심시간에 전화해서 오전에 지시한 자료 마무리 어떻게 됐냐고 자꾸 묻는 거 너무한 거 아닙니까? 게다가 1시부터 5분 간격으로 언제 들어오냐고 문자 때릴 때, 제가 허둥지둥대니까 미팅중이던 업체 사람이 급하게 커피 마시다 혓바닥 덴 거 아세요?”(ㄹ기업, ㄱ대리)

“부장님, 남자직원이 머슴입니까? 여직원은 몸 약해서 힘든 일 못한다, 집에서 애 기다리고 있어 야근 못한다, 못하는 게 당연한 잡무를 과장 3년차인 내가 몇년째 하고 있는 이 꼬라지는 모냐구요.”(ㅅ기업, ㅂ과장)

“막내, 너 잘났다. 나는 등신이어서, 가방끈이 짧아서, 성격이 없어서 부장 심부름하는 줄 알아? 하찮은 일 하기 싫으면 찌질한 회사원 하지 말고 나가서 니가 사장 해먹으라구.”(ㅎ기업, ㅊ과장)

물론 이것은 실제로 벌어진 일대일 ‘프리토킹’의 사례는 아닙니다. 술자리에서 친구들에게만 ‘무능한 게 성질만 드러운 팀장××’ ‘그 싸가지 없는 어린 ×’라는 호칭 변주를 구사하며 털어놓는 샐러리맨의 푸념일 뿐이죠. 그래도 소심한 우리 회사원들은 작게나마 위로받을 수 있었습니다. 남과장S와 여과장S가 나 대신 시원하게 긁어주는 회사생활의 한풀이 ‘오피스메아리’가 있었기 때문이죠. 연재가 나가는 목요일이면 서로 뜨끔해하는 상사와 부하직원들로 수많은 사무실에서 이상한 긴장감이 흘렀다지요. 아쉽지만 이번주로 마무리되는 오피스메아리를 연재해주신 S과장님 두분께 감사드립니다. 차마 이름은 밝힐 수 없었던 두 과장님과 그리고 저를 포함한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분투를 빕니다. 파이팅!

김은형 팀장 dmsgud@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