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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나 폴(MAGNA F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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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주말마다 홍대 클럽가를 열광시키는 외국인 밴드 4팀 인터뷰
짜장면이라고 해서 중국인 가게만 잘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소문난 화상(華商)의 요리에는 다른 중국집에서 맛보기 힘든 본토의 아우라가 녹아 있기 마련이다. 음악도 마찬가지. 밴드 음악 본고장의 원천기술로 놀라운 무대를 선보이는 외국인 밴드 네 팀과 인터뷰를 했다.
이들은 홍대 앞 클럽 에프에프, 프리버드, 타, 고고스 2 등지에서 주로 활동하며, 공연 일정과 자작곡 음원은 그들의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질문
1. 밴드 이름의 뜻은?
2. 한국 팬들의 반응
3. 홍대 클럽 문화에 대하여
4. 한국이라는 나라의 매력
5. 좋아하는 국내 음악인
“어딜 가나 멋진 공연 넘쳐나요”
마그나 폴(MAGNA FALL) 닐 스미스(베이스/건반/보컬, 아일랜드), 데이비드 홀든(드럼, 아일랜드), 케빈 헤인츠(기타/보컬, 미국) | 활동기간: 2년
이 3인조 밴드의 강력한 사운드는 80년대 레코드판과 심야 라디오를 애청하며 열정을 불태웠던 올드 록팬들의 심장을 다시 깨울 만하다. 멀리는 핑크 플로이드부터 가까이는 라디오헤드, 사운드가든까지 연상시키는 다채로운 사운드로, 이들은 <한국방송>의 오디션 프로그램 ‘톱 밴드’의 예선 100위권에 입성하며 화제를 낳기도 했다.
1. 명확한 뜻은 없다. 우리 음악은 육중하고 우주적이라 이를 담아낼 추상적인 이름을 원했다.
2. 미국이나 유럽의 청중들은 음악에 까다롭고 취향도 다듬어진 편이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록 분야가 형성되어 가는 과정이라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멋지다.
3. 홍대는 작은 지역에 모든 것이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어딜 가나 대단한 공연들을 만날 수 있다. 접근성도 용이하고 비용도 적당하다.
4. 훌륭한 음식과 오락거리, 대중교통(버스와 열차가 발달되어 있어 국내 여행이 너무 편리하다), 안정적인 생활환경. 그리고 문화적인 분위기도 재미있다. 새벽 2시에 먹고 마실 수 있다니! 한 가지 부정적인 점은 모든 도시들이 비슷하게 보이는데다 놀 거리 선택도 노래방, 찜질방, 호프집 정도로 대동소이하다는 것이다.
5. 갤럭시 익스프레스, 고고 보이스, 락 타이거즈, 아이씨 사이다, 문샤이너스, 아폴로 18, 와이비(YB), 서태지, 이적, 나무자전거, 고구려 밴드
누리집 magnafa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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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 곰(Angry B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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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산스님 나라 살아서 행복해요”
화난 곰(Angry Bear) 패트릭 코너(드럼, 영국), K.C. 스윙크(베이스/보컬, 미국), 스콧 프린스(기타/보컬, 영국), 이언 치아슨(기타, 캐나다) | 활동기간: 약 4년
차분하면서도 드라마틱한 음악을 들려주는 개성적인 모던 록 밴드. 외국인 팀들 중에서는 고참급이며 한국 팬들에게도 인지도가 높다. 밴드 이름을 한글로 표기하는 것처럼 한국에서 활동하는 밴드의 정체성이 음악에도 녹아 있으며, 한국어 가사의 앨범(사진)을 발표하기도 했다.
1. 멤버인 스윙크가 여자친구를 웃기기 위해 명사와 형용사를 붙이며 장난을 치던 중 ‘화난 곰’이라고 말했을 때 많이 웃더라. 이후 그것을 밴드 이름으로 정했다.
2. 외국 팬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한국 팬들이 좀더 충실한 편이다. 우리 음악을 좋아하는 한국인 팬들은 자주 공연을 보러 오고 인터넷을 통해 우리와 대화를 많이 나누려 한다.
3. 한국의 음악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처음 왔을 때는 홍대 이외에 공연할 곳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서울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에 가도 좋은 공연을 많이 볼 수 있다.
4. (패트릭) 한국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모두 할 수 있다. 겨울에는 스키, 여름에는 등산 등. 음악활동의 기회도 많다. 연습실 대여비와 녹음비도 영국보다 싸다. 그리고 치안이 훌륭하다. (스윙크) 음식들이 매우 훌륭하고, 개인적으로 불교에 심취해 있기 때문에 위대하신 숭산 스님의 나라에 살고 있다는 점도 영광스럽다.
5.장기하와 얼굴들, 아이러닉 휴, 프렌지, 노 리스펙트 포 뷰티, 비둘기우유, 포니, 얄개들, 갤럭시 익스프레스, 아폴로 18, 옐로우 몬스터즈, 3호선 버터플라이
누리집 reverbnation.com/angryb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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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서티스(The Dirty 3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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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보다 중요한 건 공감이죠”
더티 서티스(The Dirty 30s) 리지 개스크(보컬, 영국), 제프 굿맨(보컬/기타, 미국), 조시 굿맨(베이스, 미국), 로랑 페레이라(드럼, 프랑스) | 활동기간: 2년
연주는 미국 남부 식의 컨트리 록을 연상시키지만 보컬인 리지의 목소리는 솔(soul)에 가깝다. 말하자면 전형적인 백인음악과 흑인음악이 행복하게 만난 격으로, 스스로 주장하는 것처럼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독특한 음악을 선보이는 밴드다.
1. 우리가 아는 첫 번째 의미는 미국과 멕시코가 공황에 시달렸던 1930년대의 별명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기는 우리가 사랑하는 수많은 포크 음악들이 나왔던 때이기도 하다.
2. 우리가 케이팝 밴드는 아니어서(사실 너무 늙었다. 하하) 기계적인 느낌의 팬덤은 없다. 하지만 밴드의 공연을 보러 온 팬들은 훨씬 더 자연스럽게 음악에 몰입하는 것 같고 국적에 대해서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3. 홍대에는 서울의 어떤 클럽들보다 좋은 설비를 갖추고 있는 곳이 많다. 그리고 록은 물론 재즈 등 여러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훌륭한 클럽들이 많다. 한국인 밴드들과 외국인 밴드들이 따로 연주하도록 분리하지 않는다면 홍대는 더 훌륭해질 것 같다.
4. 한국은 여행을 하기에 무척 훌륭하다. 한국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점이라 생각하는데, 야외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캐나다나 미국, 호주 등 수많은 나라에서는 규제가 많다.
5.삐삐밴드. 백자(특히 <가로등을 보다> 앨범). 레몬 브레인.
누리집 thedirty30sseoul.bandcamp.com
트위터 twitter.com/jgoodman098
페이스북 facebook.com/thedirty3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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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즈 로니건 익스피리언스(The Studs Lonigan Exper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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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청중들은 감수성 예민해”
스터즈 로니건 익스피리언스(The Studs Lonigan Experience) 토미(보컬, 미국), 피노(베이스, 미국), 스테판(드럼, 캐나다), 아노(테너 색소폰, 프랑스), 지호(건반, 한국), 안드로(기타, 한국) | 활동기간: 6년
솔, 펑크, 블루스는 물론 레게까지 아우르는 다국적 커버 밴드. 경력만큼이나 최상급의 연주 기교를 자랑하며, 자신들만의 재해석을 통해 선보이는 70년대 흑인음악들은 춤추지 않고는 견디기 힘든 흥분감을 선사한다. 두 명의 한국인 멤버가 함께 활동하고 있다.
1. 제임스 T. 패럴의 책 제목에서 따왔다. 예전 멤버가 바에서 ‘스터즈 로니건’이라는 포스터를 보고 멋있다고 생각해서 지은 이름이다.
2. 한국의 청중들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열정적이다. 서양의 음악팬들과 비교하자면 좀더 음악을 듣고 집중하려는 것 같다. 해외의 청중들은 환호하고 춤추는 데 열중하는 편이다.
3. 외국인 밴드들이 월등히 많은 이태원과 달리 홍대의 공연장에는 한국인 밴드와 외국인 밴드의 무대가 섞여 있다. 이것이 홍대를 창의적인 공간으로 만든다고 본다.
4. 가장 훌륭한 것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역동적인 라이프스타일도 놀랍다. 언제 어디를 가도 뭔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으며, 트렌드와 패션이 빠르게 유입되기 때문에 그것을 따라잡는 것 또한 대단한 도전이다. 하지만 이는 아주 흥미로운 일이기도 하다.
5.신중현, 송골매, 산울림, 디제이 소울스케이프, 장기하와 얼굴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페이스북 facebook.com/pages/The-Studs-Lonigan -Experience/90308517551
유튜브 youtube.com/thestudslonigan
이밖에, 유즈드 카세트(Used Cassettes)와 온 스패로 힐스(On Sparrow Hills)는 독창적인 사운드의 펑크 음악을 들려준다.
‘흥겨움’이라는 록 음악의 기본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 이들 생명력의 원천. 좀더 정통에 가까운 록 음악을 선호한다면 기타리스트 랜스 리건디힐이 주축이 된 밴드 ‘엘알디 밴드’(L.R.D Band)의 음악을 만나보자. 한국에서만 1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활동하며 관록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팀이다. 팻 베너타나 핑크 플로이드와 같은 이름들이 익숙하다면 이들의 연주를 즐기게 될 확률 백 퍼센트.
글 조민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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