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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4.19 15:00 수정 : 2012.04.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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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홈피, 블로그, 트위터에 페이스북에 이르기까지 뭐 하나 디지털 시대의 소통에 재빠르지 못한 제가 자주 들여다보는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주부들이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로, 요리나 살림 등 정보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부르는 ‘시월드’에 대한 하소연이나 자식 교육 고민, 필부들의 정치적 입장까지 수다로 푸는 게시판이 활성화된 곳입니다.

가끔 공감하는 글이 오르거나, 원글의 고민에 뭔가 나름의 답변을 해주고 싶을 때 댓글을 달기도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제가 달았던 몇개의 댓글을 다시 들어가 지웠습니다. 댓글이래 봤자 원글의 폭풍분노에 ‘그런 가족과 인연 끊으시길’ 따위의 추임새를 넣거나, 말도 안 되는 궤변에 ‘초딩들 방학했냐’ 수준의 비난 댓글이었지만 갑자기 불안감이 몰려왔습니다. 이걸로 고소를 당하거나 공개적 비난을 받게 될 리는 없지만 혹시나 먼 훗날 우연찮게 유명인이라도 된다면, 혹시나 명망가로 거듭나게 된다면 제가 뿌렸던 말들이 언제 어떻게 누군가의 거름망에 걸러져 부메랑처럼 휘고 날을 갈아 돌아오게 될지 어쩐지 두려워지더군요. 아, 물론 깨알 소시민의 걱정도 팔자인 거, 압니다. 그래도 불안할 걸 어떡해요.

김구라씨가 과거의 문제적 발언으로 잠정 방송 은퇴를 하면서 그가 주도했던 <황금어장-라디오스타>도 폐지의 수순을 밟을 것 같습니다. 무례한 듯하면서도 명민하고 저의 속물적 속내도 재치있게 까발려주던 이 프로그램은 <개그콘서트>와 저의 일주일 낙 중 빅2였는데 이제 볼 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섭섭해지네요.

김은형 팀장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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