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2.05.02 18:41 수정 : 2012.05.02 18:41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 산맥의 알페디시우시 대자연 속의 여행자들(왼쪽) 부라노 운하의 거리(오른쪽)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테마별로 즐기는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지 베스트

저마다 독특한 색채를 내뿜는 이탈리아의 소도시들. 이 깜찍하고도 유서 깊은 마을들을 짜임새 있게 둘러보는 방법 중 하나는 지역별, 테마별로 묶어서 여행하는 것이다. 작은 도시라고 해서 볼거리나 맛볼거리가 부족할 거라는 편견은 일찌감치 분리수거해 두는 게 좋다.

청정 자연 속에 숨은 소도시 여행

몬테비앙코와 돌로미티로 대표되는 북부의 자연은 말 그대로 청정함 그 자체다. 가슴까지 시원하게 뚫리는 이탈리아 내륙 깊이 숨어 있는 자연여행을 떠나본다.

돌로미티의 초록 심장, 알페디시우시
북부 돌로미티 산맥에 속한 해발 2000m의 알페디시우시는 무려 축구장 8000개 크기인 56㎢에 이르는 평평한 초원이다. 여름철이면 알프스의 수많은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루고, 바람결에 다채로운 색깔로 군무를 펼치며 향기를 발한다. 시우시에서 콤파초에 이르는 4300m 케이블카 구간은 세계에서 가장 긴 공중 케이블카 구간이다. 평탄한 초원을 걷다가 고개를 들면 종종 자연이 빚어낸 대성당으로 비유되기도 하는 돌로미티의 장엄한 형상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북부 이탈리아의 알프스, 아오스타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4807m의 몬테비앙코(몽블랑)와 4685m의 몬테로사 등 고봉들이 즐비한 이곳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3차원적인 입체감이 느껴지는 지역이다. 아오스타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이동하면 몬테비앙코를 체험하기 위한 전초기지 쿠르마유르에 닿는다. 바로 인근의 라팔뤼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가서 케이블카만 타면 바로 3000m가 넘는 전망대 푼타엘브론네르(푸앵트엘브로네르)에 도착한다. 그 전망대에 서기만 하면 장엄한 대자연이 가슴을 시원하게 씻어준다.

이탈리아인이 가장 사랑하는 호수마을, 코모
이탈리아와 스위스의 국경에 인접한 코모는 로마시대 이래로 수많은 귀족들과 부유한 사람들의 인기 있는 휴양지로 각광받아 왔다. 오늘날도 마돈나, 조지 클루니, 베르사체, 실베스터 스탤론 같은 유명 인사들의 별장들이 여기저기에 자리잡고 있다. 호수 주변 어디에서든 마음 내키는 곳에 내려 한가롭게 산책할 수 있는 여유로움, 도시의 탁한 공기에서 벗어나 알프스의 대자연을 넘어온 신선한 공기의 청량감. 이게 바로 코모 호수의 매력이 아닐까.

중부지역 슬로푸드 소도시 여행

이탈리아 중부에는 분주하던 마음을 평온케 하는 근사한 자연과 사람의 호흡에 가장 적합한 기후가 숨을 탁 트이게 해주는 움브리아주가 있다. 이 비옥한 땅에는 슬로푸드 미식 기행지로 삼을 만한 소도시들이 즐비하다.

움브리아의 부엌, 페루자
페루자에서 제대로 된 음식을 맛보려면 일명 ‘페루자의 부엌’으로 불리는 보르고에 가면 된다. ‘주방의 위대한 마에스트로’ 칭호를 부여받은 주인장 루이기가 주방을 책임진다. 동그란 수제 면발의 중부지방 전통 파스타인 탈리아텔레는 갈아 만든 고기 소스와 치즈가 살짝 버무려져 아주 탱탱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정말 일품이다. 안주인이 추천한 전통요리 ‘회향풀을 곁들인 페루자의 돼지고기’는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든다. 후식으로는 순한 크림치즈 마스카르포네와 달걀노른자를 휘저어 섞은 크림을, 커피에 담근 비스킷으로 싼 뒤 술과 코코아로 맛을 낸 수제 티라미수를 추천한다. 한 스푼 입에 넣자마자 그 부드러움과 달콤함에 온몸이 짜릿해진다.

페루자 보르고 식당의 회향풀 돼지고기
와인 향기 가득한 마을, 스펠로
‘이탈리아의 초록 심장’이라고 불리는 움브리아의 와인은 명성이 높다. 마테오티 광장의 ‘에노테카 프로페르치오’는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윤기 나는 대리석 바닥, 커피 머신, 풍성한 치즈와 햄, 그리고 2200여병의 와인들, 올리브유, 꿀, 마멀레이드, 각종 소스, 블랙 트뤼플 등 움브리아의 전통 음식들이 가득 채워진 프로페르치오는 와인 애호가에게는 천국이다.

볼로냐 식당에서 만난 음식. 볼로냐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미식도시다
이탈리아 미식의 수도, 볼로냐
사람들은 볼로냐의 풍성하고 기름진 음식을 빗대어 ‘뚱보들의 도시 볼로냐’라고 부른다. 볼로냐 시민들에게 식당을 추천하라면 탐부리니를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탐부리니는 1932년에 처음 문을 연 셀프 레스토랑이자 와인바 겸 델리카트슨이다. 온갖 파스타, 리소토, 고기류, 생선 그리고 샐러드와 야채 요리들이 펼쳐진다. 매장 한쪽에 진열된 살라미, 살시차, 모르타델라(볼로냐 오리지널 소시지), 파르마의 프로슈토 등 수제 햄들과 파르마산 치즈들은 보기만 해도 풍성하다.


아오스타의 야생화정원
해안 따라 소도시 여행

삼면이 바다에 둘러싸인 이탈리아의 해안을 따라 생겨난 다양한 해안 소도시들은 이탈리아 해안 여행의 백미다. 몸도 마음도 가볍게 이탈리아 해안으로 떠나보자.

리구리아 해안가의 다섯 마을, 친퀘테레
‘다섯 개의 땅’을 뜻하는 친퀘테레는 그림 같은 해안 길과 깎아지른 산비탈에 늘어선 포도밭들과 올리브나무, 그리고 그 절벽 위에 아찔하게 둥지를 튼 파스텔톤의 집들, 넉넉한 마음의 어부들이 어우러진 곳이다. 다섯 마을 중 리오마조레에서 시작되는 ‘사랑의 작은 길’은 가장 인기 있는 하이킹 코스다. 가다가 지치면 바닷가 마을답게 안초비(젓갈) 피자를 한번 먹어보는 것은 어떨까.

남부 아말피 해안의 꿈의 장소, 포시타노라벨로
최고의 전망 포인트인 동쪽 스피아자 그란데의 언덕길에서 바라보는 포시타노는 한 폭의 그림이다. 가파른 산비탈을 따라 층층이 집들이 늘어서 있고, 눈부신 티레니아 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눈길이 가는 곳마다 어느 수채화보다 아름답고 눈부셔서 잠시 백일몽을 꾸는 듯 황홀함을 준다.

라벨로는 ‘시인들이 죽음을 맞을 때 찾아오는 곳이 바로 라벨로다’라는 말이 전해져 온다. 특히 빌라 침브로네의 ‘무한의 테라스’에서 비명 같은 감탄사를 터뜨리지 않는 여행자는 단 한 명도 없다. 그곳에 서서 가만히 눈을 감으면, 아말피 바다의 힘찬 테너와 바람의 고운 소프라노, 경쾌한 꽃들의 화음이 여행자들의 영혼을 감싸 안는다.

색채의 마술사가 사는 도시, 부라노
유럽의 대부분 낡은 건물들과는 대조적으로 부라노의 색채는 너무나 밝고 선명하고 깨끗하다. 부라노 사람들이 밝은 색채로 외벽을 칠하게 된 건 이 지역 어선들이 알록달록하게 배를 칠하던 풍습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집주인이 정부에 신청을 하면 담당 기관에서 몇 가지 색을 알려주고 그중에 마음에 드는 색을 골라 칠한다. 부라노의 색채를 보고 있으면 마음엔 작은 기쁨의 물결이 일고, 행복의 기운이 불어온다.

글·사진 백상현/여행작가, <유럽 같은 국내 여행지>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 등 저자


스펠로의 꽃골목길
6월엔 꽃의 도시로

소도시 여행 일정 이렇게 짜보세요

시칠리아 소도시 여행은 타오르미나→카타니아→아그리젠토→에리체→팔레르모 순서로 섬을 한바퀴 돌아보는 일정으로 구성한다. 도시별로 1박2일이면 충분하다. 전체 7박8일 일정. 시칠리아섬 안에서의 이동은 기차보다는 버스나 자동차를 대여해서 다니는 게 편리하다.

남부 소도시들은 알베로벨로→레체→갈리폴리→마테라→아말피 해안 도시들(소렌토·아말피·포시타노·라벨로) 일정으로 구성하면 좋다. 7박8일. 도시당 1박2일 일정으로 하고, 아말피 해안의 경우는 중간 지점인 포시타노에 숙소를 구한 뒤 넉넉히 3박4일 정도 머물면서, 주변 해안 도시들인 아말피·소렌토·라벨로를 버스를 이용해서 다녀오는 것도 좋다. 해안도로가 구불구불해서 자가용 운전은 위험할 수 있다.

중부 슬로푸드 소도시 여행은 페루자→스펠로→피렌체→시에나→피사→산지미냐노→볼로냐 일정으로 짠다. 페루자에서 2박 하면서 스펠로를 다녀오고, 피렌체에 3~4박 하면서 시에나·피사·산지미냐노를 버스나 기차로 다녀오는 것도 좋다. 그리고 이탈리아 미식의 수도 볼로냐에서 2~3박 하면서 에밀리아로마냐주의 파르마산 치즈의 산지 파르마와 발사믹 식초의 생산지 모데나, 라사냐(라자냐)와 만두형 파스타인 카펠레티로 유명한 페라라 등 근교 소도시를 다녀오면서 슬로푸드 여행을 마무리하면 괜찮을 듯하다. 7박8일 정도.

도시별 축제나 특이한 행사 시기를 택해 여행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타오르미나→타오르미나 예술제(매년 여름), 카타니아→아가타 성녀 축제(2월), 아그리젠토→국제민속 축제(2월), 페루자→초콜릿 축제(10월 셋째 주), 스펠로→성체 축일, 인피오라타(꽃축제·이상 6월), 볼로냐→세계 최대 규모의 어린이책 박람회, 볼로냐 아동도서전(3월), 친퀘테레→인근 레반토 마을의 깃발 축제, 십자가 행진 축제(7월), 라벨로→라벨로 축제(3~10월, 피크 시즌 6월과 9월).

가는 길 → 시칠리아 로마에서 시칠리아행 야간열차를 타거나, 본토의 제일 아래쪽 빌라 산 조반니로 이동한 뒤 메시나 해협을 건너는 여객선을 타면 된다. 본토의 주요 도시에서 저가항공으로 시칠리아의 팔레르모로 들어간 뒤 여행을 시작해도 좋다. → 북부 소도시 알페디시우시는 북부의 볼차노로 이동해서 사드(SAD) 버스를 이용해 시우시까지 1시간 내외 소요. 아오스타는 토리노에서 기차나 사브다(SAVDA) 버스로 2시간 이동하면 된다.

글·사진 백상현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ESC : 커버스토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