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무의도(떼무리) 둘레길에서 바라본 남동쪽 해안. 멀리 팔미도가 보인다
|
[매거진 esc]
대중교통으로 떠나는 무의도 옆 섬…최근 인도교와 산책로 개설 제모습 드러내 무의도 남동쪽본섬의 1/9 크기
자동차 한대 없는 섬 모처럼 떠난 주말여행에서 교통체증, 장시간 운전으로 고생했던 분들. 차 박아두고 속 편하게 다녀오는 대중교통 여행을 생각해볼 만하다. 수도권에 산다면 당연히 전철이다. 저렴하고 안전한 다수 대중의 교통편, 전철이 시시각각 동서남북으로 떠난다. 이 가운데 공항철도로 떠나는 인천 앞바다 여행 코스는 ‘대중교통 종합선물세트’라 부를 만하다. 창밖 경치 시원한 전철과, 갈매기떼 반겨주는 여객선, 전화하면 달려오는 소박한 마을버스를 번갈아 타고 가, 탁 트인 바다 전망을 감상하고 오는 당일여행 일정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역에서 한시간 반 거리다. 인천국제공항 남쪽에 무의도(인천시 중구)가 있다. 호룡곡산 등산 코스와 하나개 해변, 실미도 등으로 여행객 발길이 잦은 섬이다. 무의도(큰무리) 남동쪽에, 본섬 크기의 9분의 1(1.22㎢)밖에 안 되는 소무의도(떼무리)가 딸려 있다. 지난해까지는 낚시꾼들만 배 타고 찾아들었다. 지난해 무의도 광명마을(샘꾸미)과 소무의도를 잇는 인도교가 놓이고, 지난 3일 섬 일주 산책로(무의바다 누리길·길이 2.5㎞)가 개설되면서 제 모습을 드러냈다. 때 덜 묻고, 자동차 한 대 없는 청정 섬이다.
|
소무의도 매표소. 주민들이 3명씩 조를 짜 근무하며 낚시꾼 등에게 청소비용 1000원을 받는다
|
|
소무의도 서쪽마을 골목
|
주변 바다 경치 장관
맑은 날엔 북한산 전망도 40여가구, 40여명(주민등록상 87명)이 사는 이 섬은 60년대만 해도 400~500명이 모여살며, 새우(동백하)잡이·조기잡이로 이름을 떨치던 부자 섬이었다. 일제강점기엔 돈 벌러 들어온 사람까지 1000여명이 들끓었다고 한다. “떼무리가 면 전체를 먹여 살렸어.” 60년대까지도 면(용유면) 세수입의 80%가 소무의도에서 나왔다고 한다. 서쪽마을에 사는 김숙희(82)씨가 말했다. “조기잡이 나갈 땐 당산에서 웃굿을 지내고 갱변(바닷가)에서 아랫굿을 했는데, 돈을 좁쌀 푸대에 가득 담아 져다놓구 지냈드랬어요. 여기선 소를 잡았다니까.” 마포나루와 군산·평양에서도 알아주던 ‘부자 섬’은 어족자원이 고갈되며 점차 쇠퇴해 이젠 근근이 먹고 사는 섬마을이 됐다. “관리가 안 돼 창피하다”며 잡초 무성한 시조묘 위치를 알려준 김형자(74)씨가 말했다. “이젠 아주 그지여. 그지 중에서두 상 그지지.” “늙은이들만 남은” ‘상 그지 마을’로 전락한 떼무리를 다시 풍요로운 문화의 섬으로 가꾸기 위한 노력이 벌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300년 전 ‘데릴사위 기계 유씨’의 10대 손인, 마을의 젊은 통장 유보선(49)씨가 그 중심이다. 유씨가 새벽에 직접 배 타고 나가 잡아온 꽃게로 매운탕을 끓여 점심을 먹으며 말했다. “섬을 이 모습 이대로 지키면서, 청정 문화체험의 장으로 가꾸고 싶어요. 주목장(언둘그물) 체험장도 만들고요. 아담한 ‘섬이야기 박물관’ 건립 계획도 있죠.”
|
무의도 샘꾸미와 소무의도를 잇는 인도교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