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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북쪽 자락 한천 중상류의 방선문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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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3일째 계곡 숨겨진 바위경치 품은 계곡들…서귀포 일대 계곡은 물놀이로도 최고
제주관광협회가 뽑은제주 숨은 비경
방선문계곡 제주도에도 멋진 계곡이 있냐고 묻는 분들, 여전히 적지 않다. 한라산 빼곤 해수욕장만 있는 줄 아는 모양인데, 오해하시지들 마라. 계곡 많다. 제주 사람들도 계곡물에 발 담그고, 짜장면 시켜 먹고 통닭도 시켜 먹는다! 그렇다. 제주도에도 아주 멋진 바위골짜기가 있고, 들여다보기만 해도 가슴 서늘해지는 짙푸른 소도 있다. 사실 제주도의 계곡은 비 올 때 말고는 물이 말라 있는 건천이 많다. 이른바 ‘비와야 폭포’ ‘비와야 계곡’들이다. 하지만 한라산 남쪽 자락 서귀포 일대엔 특이하게, 사철 얼음처럼 차고 맑은 물이 흐르는 시냇물과 수려한 바위경치를 갖춘 골짜기가 적지 않다. 땅속에 스며 흐르던 물이 서귀포 해안지역 지하에 깔린 불투수층 암반을 만나 솟아 흐르기 때문이다. 바위경치가 아름다운 골짜기 몇곳을 둘러봤다. 어르신 아이 할 것 없이 편안하게 가벼운 산책 겸해 둘러볼 수 있는 곳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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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돈내코의 원앙폭포와 푸른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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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계곡
팔뚝만한 물고기 구경도 그윽한 숲길과 폭포, 서늘한 물웅덩이가 한자리에 돈내코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고 또 좋아하는 서귀포 효돈천 하류의 골짜기다. ‘돈내코’란 멧돼지가 많이 내려오는 곳(돗드르)에 흐르는 냇물의 입구란 뜻이다. 상록수림 울창한 골짜기에 나무데크 산책로가 설치돼 있어 누구나 편하게 숲길과 계곡을 즐길 수 있다. 산책로 끝에 원앙폭포라 이름 붙은 한쌍의 폭포가 있고, 폭포 아래 시퍼런 소가 자리잡고 있다. 5분 정도면 폭포에 이르는 짤막한 숲길이지만, 탐방객들은 폭포 앞 바위에 앉아, 오랫동안 깊은 소를 내려다보며 물소리를 듣는 이들이 많다. 초입에 왼쪽 산책로를 따라 계곡으로 내려가면, 얕아진 깨끗한 냇물에 발을 담그고 쉴 수 있다. 나무에 ‘통닭 배달’ 팻말들이 걸린 길이다. 바위경치 좋고 물도 흐르는 골짜기 안덕계곡 울창한 숲길, 거대한 바위절벽, 그리고 꽤 풍부한 수량의 물길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안덕면 감산리 창고천의 골짜기(천연기념물)다. 양치류 등 300여종에 이르는 식물이 자라는 곳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절벽 곳곳에서 선사시대인들의 주거지였던 동굴(그늘집터)을 볼 수 있다. 탐방로는 나무데크를 따라 내려가 계곡 바닥을 거쳐 골짜기를 따라 이어진다. 탐방로 주변엔 사스레피나무·감탕나무·참꽃나무·종가시나무 들이 울창하다. 나무데크 탐방로에서 물길을 내려다보니, 잉어로 여겨지는 팔뚝만한 물고기들 노니는 모습이 또렷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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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베릿내 물길. 천제연폭포 하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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