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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6.20 18:39 수정 : 2012.06.20 18:39

제주 금릉으뜸해변.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2일째 해변 제주도 해수욕장 특징별 꼼꼼 분석…편의시설과 안전성 확인하고 선택해야

제주도 해변이라고 육지 해변과 뭐 특별히 다를 게 있을까. 그러나, 그래도 좀 다르다. 옥빛·코발트빛이 층을 이룬 투명한 물빛이 그렇고, 완만하기 그지없는 모래밭이 그렇다. 해변마다 떼지어 깔려 물빛·모래빛을 돋워주는 특유의 검은 현무암 무리도 다른 곳과 다른 점이다. 이 색다르고 남다른 해변들을 특징별로 나눠 일부를 둘러봤다. 저마다 장점이 있는 곳이니 취향대로 골라 즐기시길. 6월23일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이호해수욕장) 등을 시작으로 6월 말까지 제주도내 해수욕장 10여곳이 차례로 문을 연다.

제주 내도동 알작지해변.
표선해비치해변
모래밭 넓고 경사 완만
가족 물놀이에 딱이네

물 좋고 물도 좋은 해변 젊은층 붐비는 제주도 4대 해변 제주 도민들이 꼽는 제주도의 4대 해변이 함덕·이호·협재·중문 해변이다. 대개 넓고 아름다운 백사장에 충분한 편의시설을 갖춘데다 다양한 해양레저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입지 여건도 한몫한다. 이호테우해변은 규모는 작지만 제주시내에서 가깝고, 공항에서도 가까워 여름이면 밤낮으로 인파가 몰리는 곳이다. 인파가 몰리는 만큼 해양레저 등 즐길거리와 편의시설도 잘 갖추고 있다.

중문색달해변은 신라·롯데·하얏트 등 특급호텔들이 몰린 중문관광단지 앞에 있다. 편의시설과 관리 등 여러 면에서 제주도의 대표적 해수욕장으로 꼽힌다. 중문해변은 웅장한 해안절벽을 낀데다 편의시설과 서핑·보트 등 해양레저시설이 다양해 호텔 투숙객들이 주로 몰린다. 그러나 경사가 심해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이 즐기기엔 적합하지 않다.

특정 해변이 붐비는 이유를, 대도시로 사람이 몰리듯 젊은층이 인파로 붐비는 해변을 선호하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특히 협재나 함덕은 완만하고 넓은데다 해안 주변 경치도 아름다워, 젊은 남녀가 많이 찾는 이른바 ‘물 좋은’ 해변으로 꼽힌다.

걸어도 걸어도 무릎에서 찰랑 경사 완만한 해변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서귀포시 표선해비치해변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제주도에서 가장 모래밭이 넓고 완만하다는 해변이다. 썰물 때면 큰마음 먹고 한참을 걸어 들어가야 비로소 바닷물을 만나는데, 바닷물에 발 담그고 또 한참을 걸어 들어가 봤자 물은 무릎 부근에서 찰랑이는 해변. 모래밭 너비가 200m를 넘는다는, 지독하게 완만한 해변이다. 밀물 땐 수심 1m의 넓고 둥근 호수가 만들어진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부모들이 안심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몇년 전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한 이 해변은, 곁에 고급 숙박시설인 해비치 호텔&리조트가 들어서면서 가족 단위 피서객이 즐겨 찾는 해수욕장으로 탈바꿈했다. 7월30일~8월15일 매일 밤 대표적 인디밴드들이 나서는 ‘야해’ 페스티벌이 해변에서 열린다. 해비치리조트에서 걸어서 5분 거리다.

한림의 협재해변과 그 옆에 이어진 금릉해변(금능해변)도 널찍한 모래밭과 완만한 경사도를 자랑하는 곳이다. 앞바다에 비양도가 손에 잡힐 듯 떠 있어 바다 경치도 아름답다. 성산 섭지코지의 신양섭지코지해변도 경사가 완만한 곳. 섭지코지 해안이 자연방파제 구실을 해, 파도가 잔잔한 게 특징이다.

제주 이호테우해변의 용천수 문수물.
물빛이 다르다 연녹색 투명한 물빛 아름다운 해변 제주도 해변 중 가장 물빛이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곳이 김녕성세기해변이다. 완만하고 흰 모래밭 위로 찰랑대는 물빛이 연초록빛 또는 연한 하늘빛을 띤다. 맑은 날이면, 얕은 수심의 널찍한 초록빛 해안과 좀더 먼 짙푸른 바다 색깔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물빛을 선사한다. 이 투명한 물빛이 주변 검은 바위 무리와 대조를 이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김녕해변 버금가는 물빛을 자랑하는 해변이, 젊은층이 많이 찾는다는 함덕서우봉해변이다. 조개껍질이 부서져 이뤄진 흰 해변과 연초록 바다 빛깔이 눈부신 대조를 이룬다. 우도의 홍조단괴해변과 한림의 곽지해변도 물빛이 좋다. 곽지해변은 규모(길이 350m)가 크지는 않지만, 해안 곳곳에서 차가운 용천수(산물)가 솟아 몸을 담그고 더위를 식힐 수 있다.

김녕성세기해변
연녹색 투명한 물빛
외국 휴양지 부럽지 않아

모래도 다르다 검은모래·홍조단괴·가시모래·몽돌밭 해변 제주시 동쪽 삼양 검은모래 해변은 해수욕객보다 모래찜질객이 몰리는 해변이다. 철분을 함유해 모래가 검은빛을 띠는데, 이 모래로 찜질을 하면 신경통·관절통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서귀포 효돈천 하구의 쇠소깍 옆 해변에도 검은모래가 깔려 있다. 검은모래 찜질을 즐기며 쇠소깍에서 제주의 전통 배인 테우 타기, 투명한 카약 타기를 즐길 수 있다. 이호해변도 모래가 거무스름한 빛을 띤다.

우도의 홍조단괴해변은 과거 산호모래 해변으로 잘못 알려졌으나, 홍조류의 칼슘 성분이 침전돼 만들어진 홍조단괴가 깔린 해변(천연기념물)으로 밝혀졌다. 입자가 매우 굵고 거칠어 슬리퍼나 샌들을 신어야 한다. 규모가 작고 경사가 급해, 가족 단위 피서객이라면 우도 동북쪽에 자리잡은 완만한 하고수동해변을 찾는 게 좋다. 표선해비치해변의 모래는 잘지만 각이 져 주민들이 ‘가시모래’라 부른다. 디디면 발바닥이 다소 따가운 느낌인데, 오히려 이 느낌을 즐기러 오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제주시 내도동 알작지 해변이 흥미롭다. 부드러운 몽돌들이 깔린 곳이다. 알은 아래, 작지는 자갈밭을 뜻한다. 전체 해변 길이는 500m쯤 되지만, 중간에 깔린 현무암 무리가 해변을 갈라놓는다. 규모가 작고 경사가 있어 실제 해수욕을 하는 이들은 적다. 물살이 자갈돌을 핥고 내려가는 소리가 싱그럽고 청아하다.

원주민만 아는 숨어 있는 해변? 관광객들에게는 비추 제주 도민들은 관광객이 몰리는 붐비는 해변 대신, 규모는 작지만 한적한 데를 찾아 해수욕을 즐긴다. 그러나 이런 해변엔 그늘이나 편의시설이 없고, 경사도나 바다 밑 상태 등이 해수욕에 적합하지 않은 곳들이 많다. 굳이 이런 한적한 곳을 찾을 요량이라면, 대규모 해변 옆 구석에 자리한 자투리 해변에 주목해야 한다. 대규모 해수욕장들은 멀지 않은 곳에 자그마한 해변을 거느린 곳이 많다. 함덕서우봉해변 옆 작은 해변이나 중문해변(진모살) 옆 하얏트호텔 아래쪽의 조근모살이 그런 곳이다. 한 서귀포 시민은 “도민들은 관광객이 뜸한 작은 해변을 자주 찾는다”면서도 “급경사 등 해변 상황을 잘 모르는 관광객은 이런 곳을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알아둘 점. 제주 해변도 뭍 해변처럼 개발과 환경 변화에 따른 몸살을 앓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해변은 모래 유실이 심해 모래를 실어날라 해수욕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정 하모리 해변의 경우 모래가 유실돼, 거친 돌무더기가 드러나면서 운영이 중지된 상태다.

제주=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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