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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대림미술관에 전시된 로얄코펜하겐 ‘플로라 다니카’ 시리즈 등. 한국 로얄코펜하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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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200년 전통의 덴마크 명품 로얄코펜하겐과 한국의 명품 도자기 이야기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는 덴마크 디자이너 핀 율(Finn Juhl. 1912~1989) 탄생 100주년 기념 가구전시가 열렸지만, 정작 사람들로 북적인 곳은 따로 있었다. 전시장 뒤 작은 방에는 푸른 색감의 로얄코펜하겐 접시와 그릇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로얄코펜하겐 체험행사장이다. 1천만원대 이상의 ‘플로라 다니카’(Flora Danica) 시리즈도 선보였다. 20대 여성들은 로얄코펜하겐 잔에 차를 마시고, 덴마크 과자를 먹고, 직접 하얀 접시에 붓질을 하면서 237년 로얄코펜하겐의 역사를 체험했다. 유럽을 대표하는 고품격 식기 로얄코펜하겐을 통해 명품 그릇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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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년 덴마크 코펜하겐 아마게르 광장 6번지에 문을 연 로얄코펜하겐의 플래그십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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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만원 찻잔 세트도 잘 팔려
내년엔 한국식 밥그릇 내놓기로 로얄코펜하겐은 1775년 왕실 도자기업체로 출발해서 약 100년간 왕족이 운영하다가 1868년 민영화되었다. 기업이 되었지만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장인들의 방식은 지금까지 이어진다. 중국의 국화를 추상화한 블루 플루티드(Blue Fluted) 시리즈는 1197번 붓질을 해야 완성된다. 붓도 예사롭지 않다. 소의 귀 털이 재료다. 부드럽고 탄력이 좋아 붓질에 적당하단다. 붓 하나를 만들려면 몇 마리의 소가 필요할까? 정답은 한 마리다. 때로는 순록 배의 털을 쓰기도 한다. 짐승의 잔털이 참 요긴하기도 하다. 그야말로 ‘한 땀 한 땀’ 정성이다. 핸드 페인팅은 로얄코펜하겐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식기 시리즈에는 긴 세월만큼 사연도 많다. 1790년대 덴마크 왕, 크리스티안 7세는 결혼해 러시아로 간 여동생을 위해 덴마크 야생화를 접시에 그리게 했다. 완성하는 데만 13년이 걸렸다. 하지만 정작 선물의 주인공은 받지 못하고 사망했고 이후 ‘플로라 다니카’라는 이름을 달고 국빈 행사 등에 사용되었다. 플로라 다니카는 122년 걸려 완성된 식물도감 이름이다. 로얄코펜하겐의 상징인 푸른색은 덴마크를 둘러싼 세 해협을 상징한다. 로얄코펜하겐은 B등급을 받은 제품도 판다. 접시 뒤에 작은 표시가 있다. B등급이라고 해서 A등급과 눈으로 구별하기는 힘들다. 판정의 기준이 매우 엄격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B등급 식기를 여주프리미엄아울렛 코펜하겐 매장에서 비교적 저렴한 값에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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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요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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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요·우일요
외국인들도 열광 한국 로얄코펜하겐은 덴마크 왕세자 부부 방한을 기념한 한정판 찻잔 세트를 지난 5월에 내놨다. 방짜유기로 티스푼을 만들어 묶었다. 120만원이 넘는 고가인데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매장에서는 한 달 만에 120세트가 팔렸다. 20~30대를 겨냥한 합리적 가격대의 접시는 9월에, 한국 식문화를 반영한 밥공기, 국그릇은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에는 명품 식기가 없을까? 일제강점과 한국전쟁 때문에 100년의 세월을 입지 못했지만 있다. 한국적인 색채를 그릇에 반영한 광주요는 1963년 조선왕실의 관요가 있었던 경기도 이천에 문을 열었다. 이천이 도자기로 유명세를 탄 데에는 광주요의 공이 크다. 60년대 광주요에서 일했던 장인들이 독립해 자리잡은 곳도 이천이다. 광주요는 우리의 다도나 한식에 남다른 애정이 많다. 조태권 회장은 2007년에 직접 미국 나파밸리에 날아가 한식만찬을 선보여 한식의 맛을 알렸다. 고급 한식 레스토랑 ‘가온’을 열기도 했었다. 한식 사랑이 명품 그릇의 역사를 만드는 길이라고 여겼다. 광주요는 천연원료 사용, 수공예 작업을 원칙으로 한다. 2010년 ‘G20’ 청와대 국빈만찬용 식기로 사용되었다. 현재 광주요는 클래식라인, 모던라인, 아올다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도자기는 1943년에 고 김종호 회장이 설립했다. 최근 프라우나 시리즈는 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도자기에 따르면 최근 영국 런던 소재 해러즈백화점 오너 알 사니 회장이 1억원이 넘는 도자기를 구매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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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우일요’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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