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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9.20 10:45 수정 : 2012.09.20 10:45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마루공원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알렉산더테크닉 걷기동작 공개강좌가 열렸다.

[매거진 esc] 제대로 앉기와 서기만 배워도 몸의 통증과 질병 줄일 수 있어

몸 사용법 재교육하는
알렉산더 테크닉
올바로 앉기부터 교정

중력과 친구된 원숭이처럼
긴장감 풀어줘
깨진 균형 회복 권유

혹시 앉는 법을 아는가? 이렇게 물으면 미친 사람 취급할지 모른다. 질문을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음식점에 들어가 앉을 때 자신도 모르게 ‘끙’ 소리를 내지는 않는가? 10명 중 5~6명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우리는 움직일 때 딱히 몸의 움직임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지금껏 해온 대로, 즉 편하다고 느끼는 방식대로 움직일 뿐이다. 반복적인 움직임은 몸에 쌓여 습관이 되고, 습관은 자세로 고정된다. 대개 사람들은 스스로 바른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믿는다. 스스로 표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르지도 않고 표준은 더더욱 아니다. 바르지 않은 자세는 그 사람의 개별적 특징이 되고 특징이 부정적으로 드러나면 통증 또는 질병이 된다.

통증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알리는 몸의 경보다. 운전중에 연료 램프에 불이 들어왔을 때 전구를 빼버리고 달리지 않는다. 차를 세우고 무엇이 문제인지 확인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몸의 경보에 대해서는 원인을 찾기보다는 멍청하게도 진통제를 먹는다.

인간의 몸은 650여개의 근육과 206개의 뼈로 구성돼 있다. 뼈와 살들은 하나 위에 또 다른 것이 중첩돼 위태로운 균형을 유지한다. 알고 보면 우리 몸은 곡예사와 흡사하다. 머리와 척추가 완전한 균형을 이룬다면 최소한의 힘으로 다른 부위에 움직임을 일으킬 수 있다. 반대로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면 불균형을 보완하기 위해 운동근육이 긴장할 수밖에 없다. 지하철에 앉은 사람들을 살펴보라. 앉음새가 각양각색이다. 운명처럼 아래쪽으로 잡아당기는 중력에 각각의 몸이 반응한 결과들이다. 뼈와 살들의 아우성이 들리지 않는가.

자세는 단순히 신체 부위의 위치나 형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신체의 한 부분과 다른 여러 부분이 맺는 관계를 말한다. 앉고 서기, 걷기, 달리기 따위의 자세에 걸쳐 있는 잘못된 습관만 고쳐도 통증을 상당부분 없앨 수 있다.

다시 물어보자. 앉을 줄 아는가?

알렉산더테크닉협회 최현묵 회장의 도움말을 받아 앉는 법을 알아봤다. 이 협회는 우리 몸 사용법을 재교육함으로써 통증과 질병 문제에 접근하는 단체다. (아래 사진 참조)

1. 우선 서 있기. 다리를 30㎝가량 벌리고 양쪽 균형을 맞춘다. 중요한 것은 중추컨트롤. 머리와 목 그리고 그것이 다른 모든 신체 부위와 맺게 되는 힘의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후두부를 의식하고 눈과 목의 긴장을 푼다. 그리고 자기에게 이런 명령을 내린다. ① 내 목이 자유롭다. ② 내 머리가 앞과 위로 향한다. ③ 내 척추가 길어지고 넓어진다. ④ 내 다리와 척추가 서로 분리된다. ⑤ 내 어깨가 중심으로부터 넓어진다. 중력에 억눌린 뼈와 살을 원위치시키려는 염원이다. 간절함은 이뤄진다.

2. 온몸의 긴장을 푼 상태에서 무릎관절을 살짝 구부리며 무릎을 앞으로 조금 빼고 궁둥이를 뒤로 뺀다. 손은 중력에 맡긴 채 자연스럽게 늘어뜨린다. 이른바 원숭이 자세. 택견 기본자세와 흡사하다. 어느 쪽으로도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중립 자세다. 현대인이 잃어버린 자세인데, 이 자세를 생략하고 움직임으로 이동하면 몸의 컨트롤 능력이 떨어진다.

3. 뒤의 의자를 의식하지 않고 천천히 무릎과 고관절을 굽히면서 무게중심을 낮춘다. 이때 허리를 구부리거나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허리의 구부림은 치명적임을 기억하라. 손은 중력이 원하는 대로 늘어뜨린다.

4. 좌골이 의자 표면에 자연스럽게 닿게 한다. 목, 좌골 등의 균형이 깨진 상태인 까닭에 엉덩이가 의자에 닿는 순간 놀라게 된다.

5. 다리에 실린 체중을 엉덩이 쪽의 의자로 옮기고, 무게균형을 맞추기 위해 앞으로 숙였던 척추를 서서히 일으켜 곧추세운다. 무게의 일부는 발에 남겨둔다. 그래야 좌골-다리로 이어지는 기초가 넓어 편안하다.

사진 임종업 기자

일어날 때는 역순. 다리만 뒤로 당긴 뒤 척추를 앞으로 기울여 체중을 발로 옮기면 반사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의자에 앉고 일어서기는 하루 100여차례 발생하는 기초 움직임이다. 그럼에도 의자에 앉는 동작이 깨지기 쉬운 이유는 애초 의자가 인간에게 존재하지 않던 이물질이기 때문. 무게중심을 땅에 최대한 가까이하는 쪼그려 앉기를 버리고, 의자를 사용하게 되면서 무게중심의 높이가 어정쩡한 상태에서 체중이동을 하는 곡예를 하게 되었다. 앉기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각자 편안하다는 느낌으로 움직임 습관이 굳어진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무릎관절, 골반, 척추, 목뼈, 나아가 주요 신경과 혈관이 지나는 턱관절 부위에 악영향을 주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

이제 앉고 서는 법을 알겠는가?

안다고 치자. 지침대로 하면 앉고 서기는 제대로 될까? 가능하다. 하지만 겉보기만 그럴 가능성이 많다. 의지력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려 하면 또다른 근육의 긴장을 부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배우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 다섯 가지 명령어만 기억에 남기고 모두 잊을 것. 중력과 그것에 반응하는 몸의 원초적인 느낌을 회복해야 한다. 원숭이 자세가 그것을 느끼기에 적합하다.

제대로 앉고 서기. 하찮아 보이는 움직임에 깨달음이 있다. 다시 시작해 보자. 일상이 달라질 것이다.

글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알렉산더 테크닉이란?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프레더릭 마티아스 알렉산더(1869~1955)가 개발한 몸 사용법.

미숙아로 태어나 호흡계 질환을 앓았던 마티아스 알렉산더는 성인이 되어 셰익스피어 낭독을 전문으로 하는 극장을 설립해 연기자 겸 낭송가로 활동했다.

마이크가 없던 때라 목에 무리가 와 활동을 중단한 뒤 스스로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인간이 어떻게 움직이도록 설계되었고, 어떻게 몸과 마음, 감정이 분리되지 않고 존재하는지에 대해 깊은 통찰을 얻어 ‘알렉산더 테크닉’을 완성했다. 영국, 미국 등에서 활동하며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 교육가 존 듀이 등 수천명에게 도움을 주었다.

머리, 척추, 다리 등을 향한 이완 명령어를 줌으로써 나쁜 습관 이전의 중립상태를 깨닫게 하고, 나아가 새롭게 몸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한국알렉산더테크닉협회에서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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