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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9.26 17:37 수정 : 2012.09.26 17:37

인수 대슬래브 끝. 세컨드로 등반한 임종업 기자가 후등 확보를 보고 있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암벽등반 어떻게 시작할까…평소 운동으로 근력 키워둬야

막상 암벽등반을 하려면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안전장비를 갖추고 이를 제대로 사용할 줄만 알면 위험하지 않다. 통계를 보면 암벽에서 사고가 날 확률이 교통사고보다 훨씬 작다. 우리나라는 등반하기 좋은 바위산이 많고, 여러 등산학교에서 등반기술을 가르치며, 질 좋은 국산 장비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서울 인수봉, 도봉산 선인봉, 설악산 울산암 등에 바윗길이 많다. 1970년대 지상에서 고속도로가 뚫릴 무렵 집중적으로 개척됐다. 주5일제가 시행되면서 등산인구가 폭발적으로 불어나면서 암벽인구도 급증했다. 초기에 암벽은 금녀지대로 불렸으나 요즘은 남자 반 여자 반이다.

암벽등반은 팀워크 스포츠로 최소한 두 사람이 필요하다. 선등자가 로프를 몸에 매고 오르고 후등자는 뒤쪽에서 선등자의 안전을 책임진다. 이들은 등반 중 마주치는 곤란에 맞서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가면서 ‘계산된 모험’을 즐긴다. 이를 통해 근력, 지구력, 유연성, 평형감각을 발달시키며, 맨몸으로는 오를 수 없는 높은 정상에 이르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등반에 앞서 기본장비를 갖추고, 사용법을 숙지해야 한다. 자기뿐 아니라 동료의 목숨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준비물 암벽화, 안전벨트, 10㎜ 굵기 로프 50m, 확보용 슬링, 하강기, 잠금 카라비너 2개, 표준형 카라비너 6개, 헬멧이 개인 기본장비. 선등을 하려면, 개인장비 외에 20m 슬링, 나일론 러너 8개, 표준 카라비너 25개, 대형 잠금 카라비너, 스토퍼/헥센트릭 여러 사이즈 10개, 긴 러너 1개, 퀵드로(2개의 카라비너를 연결한 확보장비) 슬링 6개 정도를 추가하면 된다. 암벽화는 등산화보다 한두 사이즈 작은 것으로 발에 꽉 끼는 것이 좋다. 로프는 주말마다 쓸 경우 2년마다 교체할 것을 권한다. 4년이 지나면 무조건 쓰지 말 것. 땀이 나 손이 미끄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초크가루(탄산마그네슘)를 쓰기도 하나 최근에는 자연보호를 위해 될수록 사용하지 않는다.

체계적으로 휴대한 확보장비.

봄가을이 최적기
북한산 인수봉 80여개
선인봉 40여개 루트 있어

기본자세 두 발을 11자처럼 평행하게 하여 발끝으로 서는 게 기본. 지상과 달리 손을 보조수단으로 활용한다. 두 손-두 발 중 세 점을 바위에 붙여 얻은 균형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한쪽 손 또는 발을 이동할 지점으로 옮기고 체중을 싣는 방식으로 등반한다. 바위 표면의 상태에 따라 문질러 딛기, 모서리 딛기, 발가락끝 딛기 방식을 응용한다. 다섯 손가락 끝을 가지런히 모아 누르듯이 홀드(바위에 난 요철)를 잡는다. 거꾸로 된 홀드는 손바닥을 위로 향해 잡고 바위 바깥쪽으로 몸을 기울여 생기는 반대압력을 이용한다. 크랙(작게 갈라진 틈)과 침니(넓게 벌어진 틈)는 손가락, 손등, 주먹 또는 몸통과 발을 적절히 써 마찰력을 얻는다. 모서리가 있는 크랙에서는 팔로는 잡아당기고 발은 반대쪽 방향으로 밀어서 생기는 반대압력을 활용해 오른다.

확보 등반자의 추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등반자와 이어진 로프를 안전하게 잡아주는 기술이다. 나무나 바위, 인공확보물에 자기의 몸을 연결하는 자기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바위에 연결줄을 걸 경우 걸린 각도가 60도를 넘지 않도록 하며 반드시 잠금 카라비너를 쓴다. 확보할 때는 한 손은 감지손, 다른 손은 멈춤손이 되는데 멈춤선은 절대 로프에서 떼면 안 된다. 등반자가 오를 때 로프를 당기고 등반자가 아래로 내려가면 로프를 풀어준다. 파트너는 출발, 완료, 대기, 줄당겨, 줄늦춰, 줄올려, 추락, 낙석 등의 신호로써 교신한다.

균형을 유지하면서 등반하는 3지점 고정.
연속등반 선등이 감내하는 위험도는 크다. 추락시 확보물에서 더 올라간 높이의 2배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선등은 루트를 따라 나아가면서 볼트(바위에 박아넣은 쇠못)에 퀵드로를 걸고 로프를 통과시킨다. 로프를 거는 카라비너의 개폐구가 아래쪽을 향하도록 한다. 장비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일관성있게 정리해 휴대한다. 확보물을 설치하고 자기 몸을 단단히 연결한 뒤에는 ‘완료’라고 소리친다. 후등자가 따라 올라올 준비를 하는 동안 늘어진 로프를 걷어들여 단정하게 정리한다. 다 감아들였으면 확보장비를 로프에 통과시키고 후등자의 등반을 도와준다. 후등자는 선등자가 설치한 중간확보물을 걷으며 올라와 선등자한테 전해준다. 후등자가 다 오르면 선등자는 다시 등반을 시작한다.

등산학교에서
6주 정도 코스로
이론, 실습 거치면 등반 가능

하강 등반의 끝은 내려오기. 확보물은 될수록 안전한 피톤(P자 모양의 쇠말뚝)을 이용하고 앞서 등반한 팀들이 남긴 슬링 확보물을 쓸 때는 반드시 자신의 슬링을 추가한다. 하강을 마친 다음 로프를 당겨서 회수해야 하므로 로프가 자유롭게 움직이는지, 바위 가장자리에 닿아 걸리지 않는지를 확인한다. 긴 하강이면 2개의 로프를 연결해야 하는데, 하강 완료 뒤 어느 줄을 당겨야 하는지 기억해둔다. 뒷걸음으로 내려갈 때 로프의 마찰력이 충분하므로 제어손으로 가볍게 로프를 먹여주면 된다.

확보지점에서 순서대로 카라비너를 걸어야 혼란스럽지않다.
기타 로프나 확보물에 옷자락이 낄 수 있으니 지나치게 헐렁한 옷은 피한다. 낙석은 매우 위험하므로 반드시 헬멧을 쓴다. 등반하기 좋은 계절은 봄 또는 가을. 가장 많이 알려진 암장은 서울 북한산에 있는 인수봉이다. 1920년대부터 암벽등반이 이뤄졌다. 말끔한 화강암 암질에 슬래브 등반이 주를 이루며 크랙도 발달해 있다. 모두 80개의 루트가 있으며 길게는 300m에 이른다. 난이도는 5.5에서 5.12까지 다양하다. 도봉산 선인봉에도 40여개의 루트가 있다. 평소 지하철, 계단 등에서 손끝, 발끝의 힘을 기르고, 근력운동으로 지구력을 길러둔다. 한국산악회 등산학교(cac.or.kr) 정승권등산학교(www.chungsclimbing.com), 코오롱등산학교(www.kolonschool.com), 한국등산학교(alpineschool.or.kr)에서 기초 등반기술을 가르쳐준다. 6주 정도 이론과 실기, 현장실습을 거치면 등반팀을 따라다닐 수 있다. 길 읽기, 응용 동작 등을 완벽하게 익히면 선등을 설 수 있다. 물론 자신감, 담력 등 차이가 있어 사람마다 다르다.

글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 @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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