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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9.26 18:45 수정 : 2012.09.27 18:37

퍼스트룩 마켓에서 파는 가구와 책들.

[매거진 esc] 스타일
의류 중심에서 가구·생활소품·스포츠용품·서적까지 스타일 전반 아우르는 매장 늘어나

홍대 앞 ‘1984’
출판사가 만든 편집숍
공연·강연까지 펼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유행에 앞서 자신만의 개성을 뽐내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바로 편집숍이다. 200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야 편집숍이 의류 유통 공간의 한 유형으로 자리잡았지만, 그 첫 발자취는 훨씬 앞서 발견할 수 있다. 최초의 편집숍은 1997년에 등장했다. 이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분더숍’이 2000년 등장했다. 이제 국내에 편집숍이 등장한 지 15년이 지난 셈이다. 서울 강남구의 가로수길, 압구정동 일대에서 드문드문 보였던 편집숍은 이제 마포구 홍익대와 중구 명동 일대에도 주요 의류 유통 경로로 우뚝 섰다.

엘지패션 편집숍 라움의 내부 전경.
편집숍을 떠올리면 대부분은 의류 편집숍을 떠올린다. 지금까지는 맞는 이야기다. 가방이나 신발, 아웃도어 의류 등 특화된 편집숍이 등장했으나, 역시 크게는 의류의 범주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편집숍에서 다루는 제품군이 거의 무한대로 확장하고 있다. 옷뿐 아니라 가구나 책, 음반, 익스트림 스포츠 등으로 취급 영역이 늘고 있다. 의류 편집숍에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으로의 변신이 업계 전반으로 번져나가는 중이다.

지난 20일 저녁 8시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건물 1층에는 왁자지껄 잔치 분위기가 펼쳐졌다. 홍익대 입구와 비교적 가깝지만, 인파로 가득 찬 홍대 앞 거리 풍경과는 동떨어진 한가한 거리여서 더욱 돋보이는 잔칫집이었다. 이곳은 출판사 1984에서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 ‘1984’가 자리잡은 곳이다. 들어서니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한켠의 진열 공간이다. 의류 전시 비중은 전체의 20% 정도이다. 나머지는 음악, 디자인 등과 관련한 외국 서적, 스케이트보드, 유기농 화장품, 유명 가수들의 피규어, 일본에서 들여온 식기 등등이 전시되어 있다. 벽에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와 관련된 그래픽 아티스트 김기조씨의 작품 등을 비롯해 <어린 왕자>, <동물농장>과 관련된 미술작품이 걸려 있었다. 안쪽 빈 공간에서는 힙합 뮤지션 가리온과 디제이 소울스케이프의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 등도 펼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1984에서는 다양한 생활용품과 소품도 살 수 있다.
의류업체나 의류유통업체에서 운영하는 편집숍은 많았지만, 출판사에서 북카페가 아닌 편집숍을 더한 복합문화공간을 열었다는 게 독특하다. 출판사 1984의 전용훈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다양한 문화의 뿌리는 책, 출판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출판에서 비롯한 문화의 여러 영역을 직접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꾸려봐야겠다는 데서 복합문화공간 1984가 출발했죠.” 전시되고 있는 그래픽 아트 작품의 주제가 소설과 관련된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편집숍 공간을 꾸린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그냥 일반 편집숍이라고 보기는 힘들죠. 저희가 소개하고 있는 책과 연결지을 수 있는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들로 편집숍을 꾸려가려고 합니다.” 실제로 출판사 1984에서는 힙합, 스트리트 패션, 익스트림 스포츠 등과 관련된 외국 서적을 번역해 출간하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 공간에서는 인디, 힙합 음악 평론가 등이 강연자로 나서는 아카데미를 구상하고 있다. 강연은 10월6일부터 시작된다. 전용훈씨는 “기존 판매하고 있는 제품뿐 아니라 저희 공간 성격에 맞춘 ‘1984’라는 브랜드를 단 제품들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들을 모아 파는 편집숍 ‘안티도트’도 새로운 스타일의 편집숍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여름부터 의류 판매 비중을 줄이고 익스트림 스포츠 용품과 선글라스, 서적 등의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서핑, 스케이트보드 장비와 용품을 구입할 수 있다. 허석환 안티도트 대표는 “내년 봄쯤에는 익스트림 스포츠 문화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갈 것이다. 그저 옷이나 용품만 사고 가는 곳이 아니었으면 한다. 카페 등도 함께 운영하면서 같은 문화를 향유하는 동호인들이 머무르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인드앤카인드·퍼스트룩마켓 등
대기업 운영 편집매장도
라이프스타일 숍으로 변신

퍼스트룩 마켓에서 파는 가구와 책들.
의류업체와 유통업체들도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을 새로 내거나, 기존 편집숍을 새롭게 단장하고 있다. 엘지패션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운영하던 플래그십 스토어 ‘라움’을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으로 개편했다. 이곳에서는 패션뿐 아니라 미술과 음악, 디자인, 인테리어 등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거의 모든 분야의 다양한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라움은 원래 여성 의류 편집숍으로 운영되어 왔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유명 커피전문점 ‘까페 연두’와 함께 개성 넘치는 디자인 가구를 국내 생산해 파는 에이에이 디자인퍼니처(aA design furniture)의 매장, 클래식 음악 전문 매장인 ‘풍월당’ 등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제일모직도 최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와 여의도 아이에프시(IFC)몰에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마인드앤카인드’(Mind&Kind)를 선보였다. 마인드앤카인드는 고가 외국 브랜드만 모아 파는 기존 의류 편집숍과 달리 합리적인 가격대에 의류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을 팔고 있다.

공연 등도 펼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1984에서는 다양한 생활용품과 소품도 살 수 있다.
씨제이(CJ)오쇼핑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씨네시티 4층에서 운영하고 있는 ‘퍼스트룩 마켓’은 가구 브랜드를 유치하면서 인테리어를 비롯한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편집숍으로 거듭나고 있다. 퍼스트룩 마켓에서는 기존에도 책과 음반 등을 의류와 함께 팔아왔는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가구와 생활용품 등도 취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퍼스트룩 마켓과 함께하는 브랜드는 북유럽 감성을 바탕으로 한 생활 소품과 빈티지 디자인 가구를 선보이는 ‘덴스크’이다. 이미 북유럽 스타일 애호가들에게는 이름난 브랜드이다. 김양민 퍼스트룩 마켓 머천다이저 디렉터(MD)는 “덴스크의 기존 제품 가운데서도 합리적인 가격대의 가구 제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며 “기존에 외국 잡지나 책 등도 소비자들 반응이 좋았는데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영역의 라이프스타일 관련 브랜드들을 들여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퍼스트룩 마켓에서는 ‘덴스크’에서 소개하고 있는 브랜드 ‘알메달’(almedahls), ‘헤이’(hay), ‘애나블랙’(anne black), ‘세르테비’(sceltevie), ‘사이토우드’(saitowood) 등을 만날 수 있다.

글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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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어디에?

1984 외국 서적, 유기농 화장품 ‘에이솝’, 피규어, 조립식 책장과 시디(CD)장, 의류 등을 만날 수 있다. 카페도 함께 운영한다. 10월6일부터 음악 관련 강연도 시작한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 158-24번지 1층.

웨일런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갤러리 등과 함께 자리잡고 있는 1호점에 이어 서울 명동에 2호점을 최근 냈다. 다양한 국내외 스트리트 브랜드 의류와 함께 가방, 신발 등의 소품도 함께 판다. 마샬 아티스트와 허쉘, 꼬떼씨엘 등의 국외 브랜드와 헤리티지 플로스, 비바 스튜디오 등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서울 명동 눈스퀘어 4층. 누리집(iconsupply.tumblr.com)에서 관련 소식을 확인할 수 있다.

안티도트 서핑과 스케이트보드 등 다양한 스트리트 스포츠와 문화 등을 접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다. 특히 서핑 관련해서는 해박한 지식을 갖춘 매장 매니저가 있어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크루저 보드 문화도 접할 수 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보보호텔에서 케이티앤지(KT&G) 상상마당 방향으로 100m쯤 걸으면 오른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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