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1.28 17:58
수정 : 2012.11.29 13:51
송년회 장소 아직도 고민중? 유익한 정보 알려주마~
[매거진 esc] 요리
회식 정보 꿰뚫고 있는 식품업체 대리 7인이 추천하는 서울 최고의 송년회 장소
서초구 ‘신가예촌’
설악산 약수로 지은 밥맛에
음향시설까지 완비
“따르릉” 한국야쿠르트 홍보팀 이승기 대리가 손전화를 받는다. “서너명 친구와 송년회가 있는데 맛있는 곳, 추천 부탁해요.” 이승기 대리는 맛집을 추천해달라는 전화를 자주 받는다. 식품업체 직원답게 남다른 미각을 가진데다 홍보업무 특성상 사람들을 만날 일이 많다. 1주일에 많게는 5번 이상 저녁 식사 모임이 있다. 그러다 보니 그의 수첩에는 서울 시내 내로라하는 맛집들의 특성, 가격, 주의할 점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씨제이푸드빌, 동서식품, 동원그룹, 남양유업, 매일유업, 농심 등 동종업계 홍보팀 대리들도 맛집 수첩이 있다. 다가오는 12월 송년회를 위해 식품업체 대리들이 비밀노트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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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약수로 지은 신가예촌의 ‘돌솥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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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 김일규 대리 → 서초구, 강남구
‘신가예촌’은 2명의 신씨가 운영하는 한정식집이다. 환갑을 넘은 신동욱씨가 주방을 책임지고 조카 봉석씨가 운영을 맡았다. 신동욱씨는 향토음식점으로 유명했던 청담동 토담골의 총주방장이었고 봉석씨는 신라호텔 브이아이피(VIP) 담당 매니저였다. 이들은 7년 전 뭉쳤다. 총 126석인 예촌은 80여명까지 단체 예약이 가능하고 스피커, 마이크 등의 음향시설이 있다. 김일규 대리는 “설악산 약수로 지은 노란빛의 쌀밥이 백미”라고 말한다. 신봉석씨는 매주 월요일 설악산에 가서 1t 정도의 약수를 사온다. “약수 때문에 맵쌀로 지어도 마치 찰밥 같다”고 자랑한다. 신사동 ‘뻘’은 김 대리 단골집이다. 저녁 6시에 문 열어 새벽 4시까지 운영하는 포장마차다. 식탁이 7개 정도인 작고 아담한 곳이다. 4년 된 뻘에는 신선한 제철 해산물이 풍성하다. 벌교 꼬막은 찾는 이가 많다. 주인 강은실씨는 “매일 벌교 새벽시장에서 온다”고 말한다. 스파클링와인 버니니와 소주를 섞어 마시는 ‘쏘니니’도 젊은이들에게 인기다. 샴페인 잔에 담긴 쏘니니는 소박한 포장마차를 단박에 세련된 공간으로 바꾼다. 김씨는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벗어나 번잡하지 않고 음식 맛이 뛰어난 점”을 추천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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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주르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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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홍기택 대리 → 동작구, 영등포구
1985년 문을 연 오래된 횟집 ‘대방회집’은 서희석씨가 운영한다. 호텔조리학과를 졸업한 아들 다물씨가 가업을 잇는다. 긴 역사만큼 단골이 많다. 차림표에 없는 음식이 단골에게 나가기도 한다. 일명 ‘대가리구이’는 도미 머리를 소금만 뿌려 구운 음식이다. 단체예약은 40여명까지 가능하지만 방은 4~15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홍 대리는 “일식계의 숨은 강자”라고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영등포구 신길동 ‘킹랍스타 바닷가재 가리비’는 티브이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한 곳이다. 캐나다산 바닷가재와 알래스카산 랍스터가 손님을 기다린다. 지하와 지상 3층까지 있어 공간이 넓다. 홍 대리는 “연말 회식을 고급 음식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추천 이유다. 그는 영등포구 여의도동 ‘흑돈가’도 추천한다. 제주산 흑돼지와 소스로 멜젓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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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주르 하와이의 ‘봉주르 플레이트 A’. 매일 구성 음식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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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제이푸드빌 윤여진 대리 → 중구, 마포구
홍대 인근 맛집 골목에 있는 ‘봉주르 하와이’는 문을 열자 특이한 풍경이 펼쳐진다. 비치파라솔과 잎이 넓은 나무들, 이름처럼 하와이의 풍경을 담았다. 20대가 많이 찾는 이곳은 20가지가 넘는 칵테일이 있다. 1ℓ 정도 양인 ‘블루하와이’는 주인장이 개발했다. 자메이카 럼이 들어간 칵테일이다. ‘노르망디풍 족발요리’, 각종 바비큐 등이 차림표에 있다. 비닐을 씌운 밖과 아늑한 실내가 공존한다. 실외의 일자 테이블에는 22명까지 앉을 수 있다. 매일 다른 음식으로 구성한 ‘봉주르 플레이트 A’가 인기다. 윤 대리는 홍대 거리와 “떨어져 있어도 너무 떨어져 있는” ‘홍대 언저리’도 추천한다. 이곳은 안주가 없다. “떡볶이나 과자, 마른안주 등 무엇이든 가져가 먹으면 됩니다.” 수입맥주를 팔지만 자신이 마시고 싶은 술을 가져갈 수 있다. 대신 공간대여비가 있다. 주인 김설란씨는 “공간이 필요한 젊은이들에게 공간을 제공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30~40명 파티가 가능한 곳이다. 윤 대리는 “가까운 지인들과 통째로 빌려 송년회 하기 좋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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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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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 ‘봉주르 하와이’
다양한 칵테일 종류
젊은 분위기 회식에 딱
매일유업 김현호 대리 → 종로구, 중구
“신문 내지 마. 지금도 자리가 없어.” ‘종로찌게마을’ 주인 김순자씨가 손사래를 친다. 복층형태인 이곳은 위층이 회식하기에 좋다. 40여명까지 앉아서 거나하게 마실 수 있다. “단체 예약은 12명까지만 받아요.”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단골을 위해 단체예약을 무작정 받을 수는 없다는 주인의 철학이다. 35년 된 이곳은 명태내장탕이 인기다. 명태는 러시아산이다. 김현호 대리는 “이모의 훈훈한 인심”과 “2차로 가도 좋다”는 게 추천 이유다. 북창동 ‘삼성빨간양념’은 옛날 향수를 부르는 둥근 원탁과 ‘냉동 동그랑땡’이 유명하다. 돼지목살을 얼려 동그란 모양의 전처럼 자른 뒤 고춧가루 양념으로 맛을 냈다. 전인지 돼지고기인지 구별이 안 된다. 1972년 문 연 이곳은 북창동의 명소다. 45명까지 예약이 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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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마루돌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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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한정륜 대리 → 중구
남대문(숭례문)에서 고개를 들면 ‘다흰정’ 간판이 바로 보인다. 한 대리는 “돼지고기가 이렇게 맛있기는 살다 살다 처음”이라고 칭찬한다. 2년 전 문을 연 다흰정은 제주도가 고향인 임상현씨가 제주축협과 계약을 맺고 제주도산 돼지고기를 식탁에 냈다. 실내는 다소 번잡한 남대문시장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한정식집이나 퓨전레스토랑처럼 단정하다. 차림표에 있는 ‘돼지한마리’는 오겹살, 목살, 갈매기살 등 돼지 한 마리에서 맛볼 수 있는 모든 부위가 모여 있다. 단체예약은 100명까지 가능. “5~10명 직장인, 친구, 가족 모임 하기 좋아요.” 명동 ‘묵호회집’은 방이 9개가 될 정도로 넓다. 한 대리는 “이곳은 횟집과 노래방이 붙어 있어 2차로 노래방에 가려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고 귀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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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 tip
식품업체 대리들의 송년회 맛집
종로찌게마을 서울 종로구 낙원동 53-1/(02)747-4518/2인 기준 1만2000~3만원 | 삼성빨간양념 서울시 중구 북창동 19-2/(02)752-6449/200g 1만1000~1만2000원 | 다흰정 서울 중구 남대문로4가 20-10 경모빌딩 2층/(02)318-2141/180~900g 1만2000~6만원 | 묵호회집 서울 중구 을지로2가 199-7 풍국빌딩 2층/(02)779-2280/3만~14만원 | 대방회집 서울 동작구 신대방2동 349-3/(02)821-5740/8000~3만원 | 킹랍스타 바닷가재 가리비 서울 영등포구 신길7동 712/(02)849-4096/1㎏당 7만5000원 | 흑돈가 여의도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44-3/(02)783-8800/150, 170, 300g 1만6000원 | 봉주르 하와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 395-112/(02)336-5406/칵테일 8000원, 음식 1만~2만5000원, 부가세 별도 | 홍대언저리 서울 마포구 연남동 504-24/(02)335-0504/공간 대여비 1만원, 수입맥주 6000원 | 역전회관 서울 마포구 염리동 173-21/(02)703-0019/바싹불고기 180g 1만4500원 | 화로연각 서울 마포구 마포동 33-1 신한디엠빌딩 지하 1층/(02)3270-3838/150g 3만4000~6만4000원 | 탑클라우드23 서울 마포구 공덕동 471 에쓰오일 본사 23층/(02)3275-2323/점심뷔페 3만5200원, 저녁뷔페 4만9500원. 점심코스 4만5000원, 5만5000원, 저녁코스 7만9000~10만원(5~8가지). 코스는 부가세 별도 | 신가예촌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64-5/(02)525-0986~7/저녁코스 4만~5만5000원(12월만. 11가지) | 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539-7/(02)3442-7573/2만~3만원 | 산마루돌구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 31-1/(02)540-0991/1만3000~6만원 | 광개토대창 서울 서초구 반포1동 708-5/(02)545-1769/180g 1만8000~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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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 이승기 대리 → 서초구
‘산마루돌구이’에는 유명인의 사인이 벽에 빼곡히 걸려 있다. ‘산낙지돌구이’가 인기다. 돌판에 낙지, 전복, 갖은 채소를 구워 먹는 음식이다. 전라도가 고향인 주인 김정례씨가 “부산에서 살 때 개발한 음식”이라고 한다. 복층 구조인 이곳은 28명까지 수용 가능한 위층이 송년회 하기 좋다. 이 대리는 “연이은 모임에 지친 심신에 기를 불어넣기 좋다”고 말한다. 이 대리의 또다른 추천집, ‘광개토대창’의 주인 서동욱씨는 “사료가 곡물이냐 목초냐에 따라 양(소의 위)의 맛이 다르다”고 한다. 목초를 먹은 소는 되새김질을 많이 해 위가 두껍고 맛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곳은 오스트레일리아산 소의 양과 한우 대창을 판다. 식당은 총 50석이다.
동서식품 문성민 대리 → 마포구
‘역전회관’은 용산역 앞에서 유명했던 음식점이다. 5년 전 마포구로 이사했다. 4층 건물로 40~45명 단체예약이 가능하다. 최고 70~80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납작하게 구운 ‘바싹불고기’가 인기다. ‘화로연각’은 한우전문점이다. 강원도 횡성에서만 나고 자란 횡성한우와 전라도, 경상도에서 키운 한우가 차림표에 등장한다. 한옥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이곳은 4, 6, 8, 12인용 방이 따로 있다. 최대 80여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그는 “서비스가 좋지만 가격이 조금 부담스러운 게 흠”이라고 전한다. 문 대리는 고기 굽는 냄새에 지친 직장인들에게는 에쓰오일 빌딩 23층에 문을 연 ‘탑클라우드23’을 추천한다. 여의도 야경과 한강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 세련된 인테리어가 장점이다. 스테이크, 파스타, 와인이 주 메뉴다.
글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이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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