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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중순 캐나다 옐로나이프 오로라빌리지에서 만난 오로라 모습들. 셔터속도 10초 안팎으로 찍은 사진들이다. 초록색 구름띠 같은 빛줄기들이 나타나 둥글게 말리고 또 풀리며 다양한 빛깔과 모습을 보여줬다. 왼쪽 사진에 붉은 점선으로 나타난 부분은 비행기 궤적이다. 일부 사진 오른쪽 아래 오리온자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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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오로라에 대한 궁금증들
‘빛으로 연주하는 우주의 선율’. 이 신비로운 현상은 왜 어떻게 나타나고, 관측하기 좋은 장소는 어딜까. 오로라가 주로 관측되는 지역은 남·북위 60~80도의 부근이다. 한겨울이면 섭씨 영하 40도 이하까지 떨어지는 혹한 지역이므로 감상이나 사진 촬영 때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오로라에 대한 궁금증과 감상 때 주의할 것들을 알아본다.
태양 흑점 활동 활발해지는
11주년 주기에 해당
오로라 한층 화려해질 듯
오로라란? 태양 표면의 일시적 폭발(플레어)에 의해 방출된 플라스마 입자가 지구 남북극의 자기장에 이끌려 상층 대기권의 산소·질소 등 입자들과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 오로라다. 이때 자기장의 공명으로 빛이 주변으로 산란하며 다양한 오로라가 나타난다고 한다.
오로라 형태는 일정하지 않다. 엷은 구름띠 모양에서부터 지그재그형, 원형, 커튼형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가 수시로 형태를 바꾼다. 움직이는 속도는 보통 구름이 빠르게 흘러가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밝고 규모가 큰 오로라일수록 변화 속도가 빠르다. 색깔은 초록색을 기본으로 가장자리나 아래쪽으로 붉은색·노란색·보라색·흰색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디서 볼 수 있나? 극지방보다 남북 위도 60~80도 지역에서 오로라가 관측되는데 이 지역을 ‘오로라대’(오로라 오벌)라 부른다.
캐나다 북부의 옐로나이프와 화이트호스를 비롯해 노르웨이 북부 도시 트롬쇠, 스웨덴 키루나의 아비스코 국립공원, 핀란드의 사리셀케,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러시아 키르케네스 등이 ‘오로라대’에 자리한 대표적 오로라 관광 도시로 꼽힌다.
캐나다 옐로나이프의 경우 북위 62도로 오로라대에 속한데다, 사방이 트여 있고 맑은 날이 많아 오로라를 보기 좋은 곳이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오로라 감상 최적지로 꼽은 곳이라고 한다. 옐로나이프 오로라빌리지 쪽은 “연간 240일 이상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자랑했다. “사흘을 머문다면 최소한 하루라도 볼 확률이 95% 이상, 나흘이면 98% 이상”이라고 한다.
오로라 촬영 때
삼각대 맨손 접촉 조심
촬영 뒤 실내 들여놓으면
카메라 작동 이상 생길 수도
멋진 오로라 감상 시기는? 오로라는 남북극 주변의 오로라대에서 1년 내내 나타난다. 하지만 낮엔 햇빛에 가려 볼 수 없고, 밤이라 해도 구름에 가려지면 보이지 않는다. 여름엔 백야 현상으로 오로라를 관측하기 어렵지만 겨울이면 밤이 길어져 그만큼 관측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오로라를 볼 확률이 가장 높은 때는 맑게 갠 겨울밤이다.
맑은 날 밤이라고 해도 언제나 보이지는 않는다. 태양의 흑점 활동이 미미하다면, 맑은 날이 이어져도 멋진 오로라를 보지 못할 수 있다. 올해는 태양 흑점 활동이 활발해지는 11년 주기에 해당하는 해로, 오로라 현상이 한층 화려해질 전망이다.
옐로나이프의 오로라 관측 시즌은 둘로 나뉜다. 여름 시즌으로 불리는 8월말~10월초, 겨울 시즌인 11월말~4월초다. 5~7월엔 백야 현상으로 오로라를 볼 수 없다. 겨울, 특히 1~3월이 오로라 감상 최적기다. 8월말~10월초엔 밤이 짧은 대신, 호수에 비치는 오로라가 아름답다. 오로라빌리지의 한국인 가이드 박수진씨는 “겨울에 더 자주 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론 호수에 비친 모습이 더 좋다”고 말했다.
오로라는 인체에 해로울까? 오로라가 만들어지는 원인이 태양에서 날아온 방사능을 띤 입자들과 대기권의 충돌인 점을 들어, 인체 유해 여부를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오로라는 외부 입자들이 지구 자기장(밴앨런대)과 최상층 대기권을 통해 걸러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빛 현상인데다, 생성되는 고도가 100~500㎞의 우주 공간이어서 지상에서의 인체 유해성은 입증된 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단, 오로라가 화려한 건 태양 흑점 폭발 활동이 그만큼 활발하다는 뜻으로, 전파 교란 등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한다.
체온 유지, 카메라 관리 이렇게 겨울철 오로라 감상 땐 밤기온이 섭씨 영하 30~40도까지 내려가게 되므로 체온 유지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주요 오로라 관측지의 경우 오로라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두꺼운 방한복과 방한화·모자·장갑 세트를 빌려 준다. 핫팩 등 발열 제품을 준비하면 추위를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
외부에선 얼굴까지 감싸는 모자를 쓰고 장갑은 벗지 않는 게 좋다. 피부가 오래 노출되면 동상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진을 찍을 때 맨손으로 철제 삼각대를 만지는 건 금물이다. 차가워진 쇠붙이에 손이 달라붙어 동상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금속 안경테도 마찬가지.
오로라 사진 촬영에 삼각대·광각렌즈·릴리스 준비는 필수다. 실내나 차 안에서 미리 삼각대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초점·감도·조리개 등 기본 설정을 해두는 게 유리하다. 갑자기 화려한 오로라가 출현했을 때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조리개는 무한대로 열고, 오로라 밝기에 따라 감도는 ISO 800~1600, 셔터속도는 5~15초로 설정하는 게 적당하다. 카메라 조작을 위해 플래시를 쓸 경우 빛을 가려야 한다. 다른 이들의 사진을 망칠 수 있다.
일단 차가운 외기에 노출된 카메라는 휴식을 취할 때도 실내에 들여놓지 않도록 한다. 실내의 습기가 차가워진 카메라에 달라붙는데, 이를 다시 밖으로 옮기면 얼어붙어서 작동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촬영을 마친 뒤에도 카메라를 외부에서 비닐 등으로 밀봉한 뒤 가방에 넣도록 한다. 또 혹한 속에선 배터리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예비 배터리를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옐로나이프(캐나다)=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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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tip
선크림 잊지 마세요
▣ 직항은 없다. 인천~밴쿠버 10시간30분. 밴쿠버~캘거리(1시간20분), 캘거리~옐로나이프(2시간). 밴쿠버~에드먼턴~옐로나이프 항로도 있다. 캐나다항공은 섭씨 영하 40도 이하 땐 운항을 중단한다.
▣ 옐로나이프 시차는 한국보다 16시간 늦다(3~11월엔 서머타임 적용으로 15시간 차). 겨울 평균기온 영하 28.8도. 전원 110V(11자형), 선크림 준비 필수.
▣ 오로라빌리지에는 오로라 감상객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장작난로와 의자·탁자, 차·커피가 준비된 티피 텐트, 빵·수프 등 간식을 무료 제공하는 다이닝홀, 선물가게 등이 있다.
▣ 오로라빌리지에선 오로라의 밝기·형태에 따라 1~5단계로 등급을 매겨 이해를 돕는다. 1. 잘 보이지 않지만 사진에는 찍히는 밝기. 2. 눈으로 구분할 수 있는 정도의 밝기. 3. 대부분의 사람들이 녹색으로 인식할 수 있는 밝기. 4. 모든 사람이 뚜렷한 녹색빛과 다양한 모양을 볼 수 있고 움직임이 있는 오로라. 5. 녹색 커튼 밑에 핑크색 오로라가 보이며 상공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화려한 오로라.
▣ 오로라 여행상품은 3박5일 239만원부터 있다. 세계로여행(02-2179-2518), 롯데관광(02-2075-3004), 참좋은여행(02-2188-4074), 한진관광(02-726-5798), 온라인투어(02-3705-8325) 등.
▣ 오로라 여행정보는 주한캐나다관광청(www.canada.travel) (02)733-7740, 오로라 사진 자료는 천체사진작가 권오철 블로그(www.astrophot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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