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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메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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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요리
40대 직장인 김진수씨는 요즘 요리에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시메사바(고등어초회) 때문이다. 생선요리 마니아인 그는 몇 달 전 시메사바 도전에 나섰더랬다. 생선 손질도 엉성하게 하고 인터넷을 뒤져 알아낸 방법도 어설프게 따라 했다. 가족들은 ‘도대체 왜 저러나’ 하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맛을 본 가족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아이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자주 먹는 고등어구이나 조림과는 맛이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고등어의 변신이 식탁에 웃음을 불러왔다. 손질 까다롭지만소금과 식초에 절이는 과정
초간단 고등어초회 고등어는 우리에게 친근한 생선이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우리 민족이 오래전부터 즐겨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1년 중 가장 맛있는 때는 가을부터 겨울까지다. 고등어는 아가미가 마르지 않고 선홍색을 띠는 것이 좋다. 눈동자가 선명하고 깨끗한 것, 배나 등에 탄력이 있고 단단한 게 좋다. 신선한 것일수록 은빛이 난다. 나카무라아카데미의 강사 가와시마 토시오(57)씨를 만나 시메사바와 독특한 고등어 요리법을 들었다. 이 요리학교는 1949년 요리사 나카무라 하루가 세운 일본 나카무라조리제과전문학교의 서울 분교로 2009년 문을 열었다. 시메사바(고등어초회) “옛날 일본에서는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고등어를 소금에 절여서 팔았어요. 날로 먹으려는 이들이 생겨났는데, 잡균을 없앨 필요가 있었죠. 식초에 담가 산성으로 만들었어요.” 시메사바의 시작은 우리네 간고등어와 비슷하다. 시메사바는 고등어를 소금에 절이고 식초에 담가 숙성시켜 날로 먹는 음식이다. “일반인들 사이에서 식초 사용이 널리 퍼진 에도시대부터죠.” 가와시마 토시오씨는 고등어 손질부터 선보인다. 예리한 칼로 머리를 사선으로 댕강 자른다. 배부터 가른 뒤, 등의 시작부터 끝까지 칼집을 길게 낸다. 칼을 꼬리 쪽에 고등어와 티(T)자가 되게 쑥 집어넣어 반으로 가른다. 쪼개지면 다시 칼을 눕혀 뼈를 발라낸다. 이른바 3장 뜨기다. 손질이 약 3분 만에 끝난다. 초보자는 어림없는 수준이다. 차라리 구입 때 구이용으로 손질을 부탁하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메사바는 요리법이 간단하다. 소금을 듬뿍 뿌려 절였다가 생선의 표면이 하얗게 변할 때까지 식초에 담가두면 완성이다. “소금에 절이는 시간이 부족하면 비린내가 남거나 오래 보관할 수 없어요. 너무 길면 먹을 때 목이 마르죠. 식초에 너무 오래 절이면 생선살이 단단해져요.” 그는 소금에 3시간, 식초에 1시간을 추천한다. 아이들과 노인을 위해서는 핀셋으로 잔가시를 쏙쏙 뽑아내고, 갈비뼈도 발라낼 것을 당부한다. 요리법은 초간단이지만 맛은 새콤달콤하고 푸근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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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3장 뜨기 중 배 가르기(왼쪽 사진)와 갈비뼈 잘라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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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보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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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된장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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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린내 적어
손질할 때 찬물 뜨거운 물
번갈아 씻으면 더 깔끔 튀긴 고등어조림 고등어된장구이, 고등어고추장구이, 고등어녹차구이 등, 우리는 고등어 구이요리가 많다. 튀긴 고등어조림은 고등어를 빵가루 대신 전분을 묻혀 튀긴 뒤 다시 조리는 것이 특징이다. 바삭한 겉과 부드러운 속이 매력이다. 맥주와 잘 맞아 안주로도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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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긴 고등어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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