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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 봉일천에 있는 교보문고 제1물류센터의 대량재고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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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라이프
국내 최대의 서점 ‘교보문고’. 서울에 광화문, 강남, 잠실, 목동, 영등포 등 다섯 지점 외에 분당, 부천, 안양, 인천, 대구, 부산, 센텀시티, 창원 등 전국 주요 거점을 장악하고 있다. 그에 더해 온라인에서는 독자들과 일대일 관계를 유지하면서 독서계를 쥐락펴락한다. 하루 도서 판매량은 온-오프 합쳐 무려 21만부. 도대체 이토록 많은 책을 어떻게 때맞춰 전국에 공급하는 걸까? 게다가 하루 2만5000건에 이르는 온라인 주문에 응해, 책을 어떻게 하나하나 수배하고, 어떻게 당일 또는 하루 만에 배송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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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북시티 제2물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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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최초 공개
오프라인 배후기지
온라인 기지로 나눠 운영 지난 24, 25일 이틀에 걸쳐 경기도 파주시 봉일천에 있는 제1물류센터와 파주북시티에 있는 제2물류센터를 돌아보았다. 교보는 10년 이상 쌓아온 노하우가 새나가는 것을 우려해 외부 노출을 꺼리다가 <한겨레>에 처음으로 속살을 공개했다. 그곳에서 책의 존재는 오로지 물건과 속도였다. 텍스트로 존재하는 출판사와 서점의 책에 익숙한 기자의 눈에 비현실 또는 초현실로 비쳤다. 봉일천 제1물류센터(센터장 유경숙)는 오프라인의 배후기지다. 땅값이 낮고 출판사 90% 이상이 밀집한 수도권 북부에 위치해 출판사들의 책을 수렴하고 전국 14개 지점과 8개 대학분점으로 분산한다. 오전 7시20분부터 광화문~연신내~구파발~봉일천 노선으로 셔틀버스 2대가 일산~마두~화정~봉일천 노선과 함께 150명의 ‘알바’를 실어 나른다. 9시가 되면 소터(분류기)와 컨베이어가 윙~ 하고 돌아가고 오후 5시50분이면 멈춘다. 소터는 입고된 책의 바코드를 읽어 주문처별로 분류하는 장치. 1층 입고장 일꾼들은 출판사에서 들어온 책 뭉치를 끌러 컨베이어에 싣는다. 책들은 소터를 거쳐 수도권과 지역으로 크게 나뉘어 카운트되면서 전날 전국에서 집계된 주문량의 숫자를 하나씩 떨군다. 2층 서고의 알바들은 흡사 개미굴 속의 일개미들. 빈 상자와 주문명세표를 들고 3단 높이의 서가 사이를 누비면서 명세표에 적힌 책을 뽑아 상자를 채우고 명세표의 리스트를 하나하나 지워나간다. 이렇게 꽉꽉 채워진 상자들은 1층의 출판사에서 직행한 책 박스와 합류해 또다른 소터를 거치며 지점·분야별 300여 가지로 나뉘어 포장된다. 포장된 상자는 트럭에 실려 수도권은 당일, 많으면 하루 두 차례 배송되고, 지역점으로는 밤새 고속도로를 타고 다음날 오전에 배송된다. 이렇게 봉일천을 거치는 책은 하루 평균 12만권. 흐름이 둔해 서고에 오래 머무는 책과 급할 때를 대비한 여유분을 합쳐 재고량은 170만권에 이른다. 파주북시티 제2물류센터(센터장 김순미)는 교보 물류의 꽃. 2009년 본사 건물 지하 1~2층, 지상 1~2층에 마련된 2물류센터는 온라인 기지다. 하루 처리물량은 2만5000건으로 평균 9만권의 책이 100만권 안팎의 재고와 뒤섞이며 흘러간다. 온라인 주문
하루 2만5천건·9만권
컨베이어벨트에서
움직이며 포장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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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물류센터 서고. 2층 높이로 늘어선 서가들은 대나무 숲 같은데 가까이 가면 닭장처럼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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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고에서 불려나온 책 상자에서 책을 뽑아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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