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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철(28)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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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게스트하우스에서 묵는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나홀로 여행자들이다.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어떤 생각을 하며, 얼마의 비용으로 여행하고 있을까.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2곳에서 각각 마주친 남녀 2명의 사연을 들었다. 두 사람 공통점. 모두 희망을 향해 여행중이었다. ‘잠’에서 만난 남자 “혼자 떠나는 여행이 진짜 여행이란 걸 새삼 느꼈어요.” 부슬비가 내리는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잠 게스트하우스 앞. 배낭 지고 비닐옷을 입은 청년이 홀로, 조용히 앉아 있다. 5일 일정으로 여행 와 올레길을 걷고 있는 박명철(28·서울 노량진본동)씨다. 박씨는, 졸업 뒤 교사 임용시험에 3년 연속 떨어진 뒤 좌절해 있다가 나홀로 여행을 계획했다. 대학 시절 홀로 타이 배낭여행 때 카오산로드 게스트하우스에서 겪었던 두려움·설렘의 추억도 한몫했다. “일·장래 같은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려고요. 숙소도 조용한 곳을 찾죠.” 박씨는 이번 여행에 20만원을 준비했다. 항공료는 마일리지를 이용했다. 아침은 게스트하우스에서 토스트로 때우고 점심·저녁은 허름한 식당에서 찌개류를 먹는다. “아껴 쓰면 버틸 만해요. 바비큐파티 참가를 자제한다면요.” 여행자끼리 대화는 하되 추가비용이 들어가는 모임엔 빠진다는 설명이다. 숙소도 미리 정해놓지 않는다. 걷기를 마친 곳 주변에서 가장 싼 게스트하우스를 검색해 찾아 들어간다. 박씨는 “지역과 자연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여행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걸 절감했기 때문이다. 비옷을 야무지게 여미고 일어서며 박씨가 말했다. “마음은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자신감도 다시 생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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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33)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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