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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4.10 19:25 수정 : 2013.04.10 19:25

1. 대마도 이즈하라의 조선통신사비 앞에서 사진을 찍는 한국 어린이 여행객들.

[ESC]
대마도 중심도시
이즈하라
한나절 산책으로 딱

대마도(쓰시마섬) 남동부의 항구도시 이즈하라는 대마도 역사문화의 중심지이자 쓰시마시청 소재지다. 섬 인구 3만6000명 중 1만6000명이 이즈하라 지역에 몰려 산다. 한나절이면 시내 주요 볼거리를 걸어서 둘러볼 수 있을 만큼 아담한 도시다. 항일의병장 최익현과 덕혜옹주, 조선통신사 일행 등 우리 선인들의 발자취를 테마로 해 시내권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2. 나카라이 도스이 기념관.
이즈하라 시내를 빨리 파악하는 방법은 대마도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자 만남의 장소인 티아라 쇼핑몰을 중심으로 삼아 주변 거리를 머릿속에 담아두는 것이다. 건물 앞엔 작은 광장이 있고, 옆쪽으론 나무의자들이 여러개 마련돼 있어 쉬기에도 좋다. 티아라엔 쇼핑센터·우동가게·햄버거가게·100엔샵 등이 모여 있다.

티아라에서 쓰시마시청까지는 걸어서 1분 거리. 시청 1층 관광안내소에서 지도와 소책자 등 한국어로 된 자료를 챙겨 들고 시내 탐방에 나섰다. 이곳엔 한국말을 하는 직원이 있어 여러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전거 대여도 해준다.(보증금 1000엔 포함 하루 2500엔)

면암 최익현·덕혜옹주 등
기념 장소 빼곡
8월엔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하는
쓰시마 아리랑 마쓰리

시청에서 개천 상류를 따라 5분 정도 걸으면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반쇼인 입구에 이른다. 반쇼인은 대마도 지배세력인 소씨(宗氏·신라의 송씨가 건너가 소씨로 바꿨다는 얘기도 전한다) 가문의 묘원이다. 1615년에 처음 세워진 이 묘원에서 볼만한 건 132개에 이르는 돌계단과 어둑어둑한 숲속에 흩어진 무수한 묘비·제단, 그리고 거대한 삼나무들이다. 400년 넘은 삼나무 세 그루가 있다. 한 그루는 뿌리가 돌계단을 감싸 덮은 모습이다.

3. 대마도 도주 집안 묘지인 반쇼인.
다시 내려와, 옛날 대마도 도주가 머물렀다는 가네이시성터 공원 누문을 들어서면 빗돌 하나를 만난다. ‘이왕가 종백작가 어결혼봉축기념비’. 대한제국 비운의 황녀 덕혜옹주와 소 다케유키가 결혼한 뒤 대마도를 찾았을 때 우리 동포들이 자금을 거둬 세운 빗돌이다. 본디 시내 하치만구 신사 앞에 세워져 있었으나, 1950대에 쓰러져 땅에 뒹굴고 있던 것을 2001년에야 찾아 이곳에 옮겨 세웠다고 한다.

잠시 걸으면 쓰시마역사민속자료관이 나오고 그 옆엔 조선통신사 비가 세워져 있다. 17세기 초부터 19세기 초까지 200년간 12차례에 걸쳐 조선통신사 일행이 일본을 오갔다. 이즈하라 도심 곳곳에, 대마도를 거쳐간 통신사 일행을 접대한 터를 표시한 팻말 10여개가 세워져 있다. 역사민속자료관은 규모는 작지만 조선통신사 행렬도(두루마리)와 고려청자와 조선시대 다완, 조선시대 간행된 <훈몽자회>, 조선 역관을 위한 일본어 교본 <첩해신어>, 대마도에서 발굴된 토기류들을 소장한 박물관이다. 17~18세기 대마도에서 조선 외교를 담당했던 아메노모리 호슈의 초상화도 볼 수 있다.

4. 이즈하라의 이자카야 거리. 식당마다 한국어 차림표가 있다
티아라 뒷골목을 거쳐 하치만구 신사로 간다. 돌계단에 울창한 숲을 이룬 녹나무 고목들이 아름답다. 큰길 건너 골목으로 들어가면 돌벽을 두른 저택, 나카라이 도스이(1860~1926) 기념관이 있다. 나카라이는 신문기자이자 소설가로, <춘향전>을 일본에 처음으로 소개한 사람이다. 여기서 개천 건너 다시 골목길을 오르면 1811년 조선통신사 일행이 묵었던 고쿠분지(국분사)에 이른다. 네 기둥으로 받쳐진 문은 옛것이지만, 일행 숙소로 쓰였던 객관은 메이지시대에 철거됐다고 한다.

내려와 개천을 따라 하류 쪽으로 걷는다. 물길 좌우 시멘트 축대엔 곳곳에 조선통신사 행렬 그림을 그려놓았다. 한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관광마케팅인 셈이다. 거리엔 한국어 도로표지판, 한국어 식당 간판, 술집 간판이 즐비하다. 면세점을 지나 포구 쪽으로 가면 ‘표류민 집터’가 있다. 우리나라 남해안과 대마도에선 바다에서 조난당해 떠밀려오는 어민들이 해마다 수백명씩 발생했다고 한다. 이들을 상호 송환하기 위한 시설이 있던 곳이라고 한다.

5. 슈젠지(수선사)의 최익현 선생 순국비.
돌아나와 다시 개천 건너 ‘1번관’ 건물 뒤 골목으로 오르면 왼쪽으로 슈젠지(수선사)가 나온다. 1400년 전 백제의 비구니 법묘 스님이 창건했다는 절이다. “한국인 관광객이 이곳만은 반드시 들른다”는 이 아담한 절 안에 항일의병장 면암 최익현(1833~1906) 선생 순국비가 세워져 있다. 면암은 어떤 분인가. 1905년 을사늑약이 맺어지자 73살의 나이로 의병을 일으켜 일본군과 싸우다 체포돼 대마도 이즈하라로 유배됐다. 선생은 단발 요구를 거부하며 단식하다 병을 얻어 순국했다. 유해를 부산으로 송환할 때 장례행렬이 이 절에 들러 갔다.

가이드 김은숙씨는 “선생이 토방에 갇혀 있을 때 일본인들이 밤에 몰래 찾아와 선생의 글을 받아갔다고 한다”며 “절 안엔 선생 영정이 모셔져 있다”고 말했다. 이즈하라항 서쪽 세잔지(서산사)엔 1590년 조선통신사 부사로 이곳을 다녀간 학봉 김성일의 시비가 있다.

한편 이즈하라에선 해마다 8월 첫주에 토·일요일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현하는 ‘쓰시마 아리랑 마쓰리’가 벌어진다.

이즈하라(대마도)=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travel tip

시마토쿠 통화 쓰면 이익

부산 국제여객선터미널에서 2개 선사가 대마도 히타카쓰항, 이즈하라항으로 여객선을 운항한다. 배편은 선사·요일별로 다르다. 부산~히타카쓰 6만원, 부산~이즈하라 7만5000원(유류할증료·터미널사용료 별도). 부산~히타카쓰 1시간10분, 부산~이즈하라는 2시간20분 소요. 대아고속해운 (051)465-1114, 미래고속해운(비틀/코비) (051)441-8200.

시마토쿠 통화(일종의 상품권)
대마도 전역의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시마토쿠 통화(사진·일종의 상품권)를 사서 쓰면 이익이다. 5000엔으로 6000엔어치를 살 수 있다.

이즈하라 시내에 국내 모텔급의 호텔들이 모여 있다. 대아고속해운에서 운영하는 대아호텔의 경우 평일 1인 1박 5000엔, 주말 6000엔부터(조식 제공). 대마도산장·오아시스산장 등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이 5~6곳 있다. 1박 1인 4000~5000엔(식사 제공). 환전은 부산에서 해 가는 게 좋다. 이즈하라 시내 은행들에선 엔화를 비싸게 사야 한다. 환전을 못 해 갔을 경우 시내의 면세점을 이용하도록 한다.

여행사들이 대마도 1박2일, 2박3일 상품을 판매중이다. 티애스투어(02-313-1188), 누림여행사(02-757-2500)의 경우 1박2일 19만9000원, 2박3일 30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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