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4.17 18:20
수정 : 2013.04.1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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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롬쇠의 살마르 양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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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전세계 연어 생산 1위
노르웨이 양식현장
부화에서 성장까지
전과정 자동화
부화한 뒤 2년 반 걸려
팔뚝만한 다 자란 연어
예전에는 망치로 내려치다
최근에는 동물보호법 적용
마취해서 처리
피오르, 무라카미 하루키, 비틀스. 이 단어들의 공통분모는 노르웨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비틀스의 노래 ‘노르웨이의 숲’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의 소설에 같은 이름을 붙였다. 최근 공통분모에는 침이 고이게 하는 두 개의 단어가 추가되고 있다. ‘연어’와 ‘고등어’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노르웨이산 연어와 고등어는 이제 익숙하다. 작년 이마트 전국 146개점에서 노르웨이산 연어는 180t(100g당 2980원), 고등어는 400t(한손당 5980원)이 판매됐다. 국산고등어는 600t(한손당 6980원) 팔렸다. 지난 7일 한국을 떠나 노르웨이 연어와 고등어의 생산현장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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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살마르의 일꾼이 양식 언어를 들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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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이 날린다. 북극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살갗을 파고든다. 노르웨이 북쪽 트롬쇠는 온 천지가 하얀 눈의 나라다. 수온이 약 4~13도로, 연어 양식에 적당한 7~13도의 수온과 잘 맞아떨어지는 곳이다. 트롬쇠의 솜마뢰위섬에서 보트로 30여분을 달리자 연어양식장이 서서히 자태를 드러낸다. 케이지가 8개다. 바다에 떠 있는 외계 우주선 같다. 노르웨이 3위 연어 양식업체인 살마르의 양식장 중 하나다.
노르웨이는 2012년 전세계 연어 생산의 58%를 차지했다. 칠레가 그 뒤를 바짝 쫓는다. 연어는 태평양에 7종, 대서양에 2종이 서식하는데 노르웨이 연어는 대서양 2종 중 하나다.
지름 150m, 바닥까지 길이가 30m인 케이지 앞에 보트를 들이대자 살마르의 트롬쇠 총괄매니저인 론 오리온 톰슨이 반갑게 맞는다. 야간 경비원 같은 복장을 한 다른 일꾼이 망을 던져 두툼한 연어 한마리를 건져 올린다. 만선을 꿈꾸는 어부의 표정이다. 연어는 자태를 한껏 뽐내려는지 차가운 햇볕을 받아 비늘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톰슨은 “(부화시설에서) 1년 정도 있던 연어들을 여기로 가져와 1년 반 정도 더 키워 내보낸다”고 한다. 한 케이지당 15만마리의 연어가 산다. 2.5㎏ 정도 무게다. 5~6㎏으로 성장하면 가공공장으로 직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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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화장의 연어 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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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배 한척이 고고하게 떠 있다. 공항으로 치자면 관제소다. 일꾼 6명이 배 안에서 케이지에 설치된 전자센서를 통해 치어(새끼)를 관찰하고 사료를 준다. 사료는 배와 케이지를 연결한 파이프로 보내진다. 치어들은 케이지 가운데 있는 잠망경 모양의 원통만 바라본다. 원통에서 사료가 뿌려지기 때문이다. 농축새우, 생선기름, 식물성 원료 등이 재료라고 한다. “사료는 수온이 오르면 10배까지도 뿌려요. 성장속도가 빨라져서요. 15도까지 오르면 성장을 멈춥니다.” 연어들은 할 말이라도 있는 것처럼 물 위로 톡톡 튀어 올랐다.
트롬쇠에서 남쪽 스타방에르에 도착하자 눈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잿빛 기운은 퍼져 있으나 옷깃을 여미는 추위는 없다. 간혹 만나는 노르웨이인들은 한국을 걱정한다. 이곳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기사가 톱뉴스다.
부두에서 배로 45분 달려 옐멜란 지역의 한 섬에 도착하자 노르웨이 연어 생산 1위 업체인 마린하베스트의 연어부화장이 기다린다. 알에서 깨어난 연어들은 바다로 보내지기 전까지 이곳에서 산다. 부화장책임자인 라르스 폰스달이 전등부터 켠다. 깜깜한 창고가 천천히 그 모습을 내민다. 태고의 생명의 시작을 보는 듯하다. “부화된 알들은 밝은 것을 싫어해요.” 가로세로 각각 약 1m, 두께 25~30㎝인 철제 탱크가 17개 있다. 그 안에는 각각 5만마리의 알이 널브러져 있다. 살구색 작은 알들이 플라스틱 망에 콕콕 박혀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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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린하베스트의 연어 가공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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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3단계로 시스템이 운영된다. 알을 부화시키는 단계와 첫번째 사료를 먹이는 과정, 바다로 내보내기 전까지 키우는 단계다. 부화장은 0~8도를 유지한다. 자고로 자기 숟가락은 물고 태어난다고 했던가! 연어 알은 5~6주까지는 버틸 영양분을 갖고 세상에 나온다.
라르스 폰스달이 긴 유리막대를 탱크에 푹 박더니 뭔가를 건져 올린다. 투명한 막대에 붙은 알 속에는 눈과 꼬리가 확연하게 보이는 녀석이 있다. 무대 인사하듯 온몸을 흔든다. 열연에 기립박수를 보내는 관객처럼 탄성을 쏟아낼 수밖에 없다. 고급 초밥의 재료인 연어 알. 온몸을 흔드는 녀석의 자태를 보니 군침 도는 연어 알 초밥을 먹기가 미안해진다.
부화한 뒤부터 6~7주 진행되는 두번째 단계는 매우 중요하다. “첫 주에 사료 양을 조절 못해 남으면 성장환경이 나빠지고 죽는 비율이 높아집니다. 연어의 나머지 생에 큰 영향을 미치죠.” 8~14도를 유지하고 24시간 불을 켜놓는다. “노르웨이는 해가 길어, 그런 점을 반영했어요. 성장호르몬이 촉진돼서 야생에서 자라는 것보다 빨리 성장해요.” 라르스 폰스달이 고약한 양말 냄새의 가루를 꺼내 보여준다. 0.3~0.7㎜ 크기의 사료다. “53%는 단백질, 20%는 지방이에요.”
부화장을 빠져나오자 회색빛 대지의 감촉과 구름이 펼쳐져 있다. 세번째 단계를 볼 차례다. 부화장 옆에는 지름 15m 정도의, 커다란 시멘트와 철제 골제로 이어 만든 시설 8개가 보인다. 바닷물이 출렁거린다. 치어들이 짠 바닷물을 겪어 내고 있다. 오는 27일이면 살마르의 바다 양식장 같은 곳으로 보내질 운명이다. “바다에 보내기 전에 두번 접종을 해요.” 펌프로 치어와 바닷물을 함께 끌어올려 배에 실어 보낸다고 한다. “자연에서는 산란 알의 2%가 부화하지만 양식은 반대로 8~10%가 최종 부화에 실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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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트롬쇠의 양식장은 가공공장으로 가기 전의 연어들이 자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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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마친 연어는 자동화된 가공공장에 보내진다. 줄지어 기계에 빨려들어가는 광경은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제품매니저 오스카르 오문센은 “이산화탄소를 먼저 주입해요. 연어를 졸리게 하는 거죠. 동물보호법 때문입니다”라고 말한다. 일종의 마취를 시켜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자는 취지다. 조는 연어는 전기충격에 기절하고 절단, 피뽑기를 겪는다. 예전에는 팔뚝만한 연어의 머리를 망치로 쳐서 죽이기도 했다. 지금도 그런 방식을 쓰는 공장도 있지만 대세는 이산화탄소다. 등급판정이나 연어의 재손질 등만 사람의 손이 닿는다. 한마리당 46~50분이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오메가 3’가 든 영양제는 공장의 부스러기에서 탄생한다. 머리와 등뼈가 재료다. 연어 상자를 월요일에 비행기에 실으면 화요일 아침에 인천공항에 도착해 수요일이면 우리 대형마트에서 볼 수 있다.
마지막 방문지는 고등어 생산회사인 에게르순피스크의 한 공장이었다. 단일 공장으로는 노르웨이 최고다. 연간 5만t의 고등어와 청어 등을 생산한다. “3년 자란 고등어만 잡아요. 정부에서 정한 쿼터에 따라 양이 정해지죠. 유럽연합 차원에서 결정해요.” 공장책임자는 거대한 창고로 끌고 간다. 코털이 바로 얼어붙는다. 약 영하 40도다. “이 창고에 20시간 냉동해 배에 실어요. 한국에는 6~7년 전부터 수출하기 시작했죠. 연간 2000~3000t이에요.” 한국에는 한달 걸려 도착한다.
국내산 고등어와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구별하기 쉽다. 노르웨이산은 등의 물결무늬가 굵고 짙은 청록색이다. 국내산은 물결무늬가 가늘고 연한 청록색이다.
노르웨이=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사진제공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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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ipe
연어 제맛은 노르웨이 스타일~
노르웨이 베르겐의 아네르스 이사게르 셰프가 알려주는 노르웨이 요리.
사워크림과 빵을 이용한 훈제 고등어 요리
재료 훈제 고등어 100g, 사워크림 50g, 가늘게 썬 파 1테이블스푼, 레몬 겉껍질을 아주 얇게 잘라내 채썰거나 아주 잘게 다진 것 15㎖, 레몬즙 5㎖, 소금 약간, 감자빵이나 통밀빵 약간, 물냉이 약간. 만들기 1. 고등어의 뼈를 제거하고, 살은 발라내 그릇에 담아 다른 재료들과 함께 섞어준다. 2. 잘 버무려진 1을 빵 위에 올리고, 그 위에 신선한 물냉이를 얹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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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타르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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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해초, 고추냉이와 딜 허브를 이용한연어 타르타르
재료 연어 타르타르 재료(뼈를 손질한 연어 100g, 레몬 겉껍질을 잘라내 채썰거나 잘게 다진 것 약간, 소금 약간), 소스재료(우유 약간, 간 고추냉이 15㎖, 딜 오일 약간). 만들기 1. 손질한 연어를 썰어 레몬껍질 다진 것과 소금을 뿌린다. 2. 고추냉이와 우유를 섞고 냉장고에 하루 동안 넣어둔다. 3. 연어 타르타르를 그릇에 담아 2를 뿌려준 뒤 그 위에 노르웨이산 굴과 딜 허브, 샐러드용 해초와 강판에 간 고추냉이 약간을 얹어준다.
노르웨이식 청어 절임
재료 손질한 청어 6조각, 식초 28.3g, 설탕 15~30㎖, 물 6과 3/4온스, 검은 통후추 22㎖, 얇게 썬 양파와 붉은 양파 1개씩, 월계수잎 4장, 깍둑썰기한 신선한 딜(구하기 힘들면 없어도 됨). 만들기 1. 청어를 소금기가 제거될 때까지 차가운 물에 30~60분 동안 넣어둔다. 물을 제거한 뒤 키친타월로 닦아 말려준다. 2. 청어를 비스듬하게 3/4 크기로 자른다. 3. 식초와 설탕, 물을 섞어 팬에 넣고 끓여 양념을 만든 뒤 식힌다. 4. 청어에 양념을 뿌리고 모든 재료와 함께 유리그릇에 채운 뒤 뚜껑을 덮는다. 냉장고에 24시간 넣어두었다가 먹는다. 5. 양념의 맛이 너무 시큼하면 설탕을 더 넣어도 좋다. 보관은 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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