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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이에프엠의 앰네스티 후원 티셔츠. 2 지바이게스의 플랜코리아 후원 티셔츠. 3 2013 제주강정마을 벌금 마련을 위한 캠페인 티셔츠. 4 제일모직 구호의 하트 포 아이 캠페인 티셔츠. 5 코오롱인더스트리에프엔씨 시리즈의 웜하트 캠페인 티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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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스타일
기업들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진화하는 캠페인 티셔츠의 올여름 트렌드
힙합 청바지와 어울리게연출하는 게 올해 유행
‘하트 포 아이’ 수익금은
어린이 개안수술비에 쓴다
제주범대위 강정 티셔츠도
귀여운 디자인 돋보인다 빈곤 장애아동을 돕는 착한 티셔츠부터 반전·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정치적 티셔츠까지, ‘캠페인 티셔츠’가 올여름도 어김없이 패션가를 찾아들었다. ‘슬로건 티셔츠’ 또는 ‘메시지 티셔츠’로도 불리는 이 옷은 특정한 주장이나 메시지를 인쇄한 티셔츠를 가리킨다. ‘티셔츠의 계절’인 여름은 겉옷을 입지 않은 채 티셔츠를 입기 때문에 옷에 적힌 문구나 이미지로 주의·주장을 전달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계절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부터 대학가를 중심으로 저항성을 띤 시민운동단체들이 단체후원용으로 만들어 판매해왔다가, 2000년대 중반 접어들어 사회공헌이 기업의 주요 활동으로 자리매김하면서부터 패션 브랜드들의 ‘기부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패션 브랜드 가운데 이런 ‘착한 캠페인’ 활동을 일찌감치 시작한 기업은 제일모직 여성복 구호를 꼽을 수 있다. 이 브랜드는 2006년부터 사회공헌 사업으로 ‘하트 포 아이’(Heart for Eye) 캠페인을 벌여와 이번 시즌 10번째를 맞았다. 캠페인 때마다 패션·문화·예술계의 유명인사들이 티셔츠 제작과 캠페인 화보 모델로 참여하고 수익금 전액을 기부해 지금까지 총 3억여원의 판매수익금으로 모두 210명의 시각장애 어린이들에게 개안 수술비를 지원했다. 이번 시즌 티셔츠는 하트 모양의 다양하고 독특한 디자인이 돋보이며 100% 유기농 면으로 제작했다. 함께 입으면 좋을 배기팬츠, 저지 카디건도 기존 구호 가격의 30~50% 더 저렴한 가격에 세트 구성으로 나왔으며 군복 무늬의 카무플라주 바지와 입어도 어울릴 만큼 젊은 감각을 자랑한다. 제일모직 쪽은 “사회공헌활동이나 가치 소비에 관심이 있는 30~40대 고객들이 티셔츠와 코디 상품을 동시에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프로모션에 견줘 50% 이상 매출이 증가해 올해 제작 물량 가운데 이미 75%가량 팔려나갔으며 곧 완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가격은 9만원이고, 남녀 성인용과 어린이용도 나오기 때문에 온 가족이 패밀리 패션으로 연출하기 좋다. 전국 구호 매장과 패션피아(fashionpia.com)에서 만나볼 수 있다. 캐주얼 브랜드 지바이게스도 티셔츠를 통해 어린이 지원 행사를 펼친다. 가수 현아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손대식·박태윤(손앤박)씨가 함께 협업한 캠페인 ‘키스 오브 호프’(Kiss of Hope) 캠페인이다. 이 회사는 티셔츠 판매 금액 일부를 교육에서 소외된 제3세계 여자 어린이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플랜코리아’ 프로그램에 기부할 예정이다. 입술 프린트 티셔츠와, 함께 바르면 좋을 색감의 ‘손앤박 립스틱’ 한세트 가격은 4만9000원. 지바이게스 전국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올여름 캠페인 티셔츠는 특히 힙합 스타일 청바지와 어울리게 연출하는 것이 유행이다. 검은색 캠페인 티셔츠를 입고 일자 형태의 모자챙을 한 ‘스냅백’을 쓴 뒤 운동화를 신으면 완벽한 힙합 패션 연출이 가능하다. 이러한 스타일로 연출하기 좋은 상의로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에이에프엠의 앰네스티 후원 티셔츠가 있다. 세계 최대 인권단체인 앰네스티를 지원하는 ‘라이트 마이 파이어 포 휴먼 라이츠’(Light My Fire for Human Rights) 캠페인이다. 에이에프엠은 친환경·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에코 패션기업 오르그닷(org.)이 만든 브랜드다. 공익단체 로고의 아름다움을 살리면서 브랜드의 정체성도 포기하지 않는 ‘두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한 경우로, 가슴팍에 앰네스티 로고인 촛불 상징이 있고 바깥쪽엔 에이에프엠을 상징하는 숫자를 새겨넣었다. 앰네스티를 지지한다는 뜻을 담으면서도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의 저항성을 보여주는 디자인인 셈이다. 오르그닷 유재원 마케팅 매니저는 “앰네스티의 시각적 이미지가 브랜드의 정체성과 맞아떨어졌고, 노동·환경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에도 공감해 티셔츠로 대중의 참여를 촉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캠페인 티셔츠와 모자, 가방 등 총 7가지 스페셜 컬렉션이 출시되며 티셔츠 가격은 3만5000원. 수익금의 10%가 국제앰네스티에 기부될 예정이다.(apparelform.com 참고) 작가의 작품을 인쇄해 옷 입은 사람의 미적 안목을 돋보이게 하는 티셔츠도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에프엔씨의 남성 캐주얼 ‘시리즈’(Series;)는 2011년부터 ‘웜하트’(Warm Heart)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통해 매년 소외된 문화예술계를 후원하는 기획이다. 세번째를 맞는 올해 캠페인은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 ‘숏!숏!숏!’ 프로젝트의 단편영화 제작을 후원한다. 올해 협업 작가로 참여한 이효준씨는 ‘파괴의 창조물’인 무기를 소재로 한 미술 작품을 내놓았고, 이탈리아 출신 작가 알레산드로 페차티는 자동차를 타고 있는 사람, 기관사와 기차가 있는 풍경 등 오래된 사진 위에 그림으로 리터칭한 작품을 선보였다. 스위스 작가 잔마리아 찬다는 단순화한 드로잉 프린트로 협업에 동참했다. 시리즈의 웜하트 티셔츠는 전국 시리즈 매장과 온라인몰 바이시리즈(byseries.com)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가격은 7만9000원이다. 그림의 예술성이 돋보이기 때문에 안에 긴팔 옷을 입는 식으로 매치해 입는 것이 좋다. 올여름 시민단체의 다양한 캠페인 티셔츠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강정 티셔츠’다. 2007년 6월 정부가 제주도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뒤 지금까지 이를 반대하는 주민·평화운동가·종교인들 총 600여명이 연행됐고, 27명이 구속된 데 따른 벌금과 법률 비용을 충당하려고 기획된 것이다.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제주 범대위) 쪽은 지금까지 낸 벌금 5000만원을 제외하고도 총 2억4900여만원의 벌금을 납부해야 할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특히 확정 선고가 본격화되는 6월 이후로는 ‘벌금 폭탄’이 예상된다. 해결 과제의 무거움에 견줘, 티셔츠 그림은 귀엽고 신선하다. 제주도가 고향이며 환경운동연합 회원인 홍진숙 화백이 강정 앞바다 고래 그림 ‘강정 앞바다에서’를 기부했고, 판화가 이철수 화백이 ‘세상을 가만가만 사랑해야지 이 작은 것들’이라고 쓴 유명작을 벌금 마련 캠페인을 위해 기꺼이 내놓았다. 여성용은 허리 라인을 넣어 성의있어 보이며, 고급 면 원단으로 더울 때 입기 좋다. 저지 스커트와 에코백, 스니커즈를 곁들이면 돋보이겠다. 반바지에 레인부츠, 머리띠까지 두른다면 록페스티벌에서도 평화를 상징하는 히피스타일로 연출할 만하다. 티셔츠 판매 금액은 어른용 1장 2만원, 아동용은 1만원(택배비 3000원 추가, 3만원 이상 무료배송)이며 수익금 전액을 벌금과 법률비용에 사용할 예정이다.(문의: 제주주민자치연대 064-722-2701)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사진 각 회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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