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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태백 365세이프타운의 트리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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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여행
버려진 탄광·화물컨테이너·양곡창고, 볼거리 놀거리 가득한 여행지로 재탄생
태백365세이프타운스릴만점 지진탈출체험
부산 컨테이너 아트터미널
사상인디스테이션
실험적 청년문화공간으로 쓸모없어 보이던 낡은 시설물이나 버려진 공간 등이 하루아침에 특별한 볼거리로 변신하는 경우가 있다. 없애고 파헤치기만 하던 기존 관행을 깨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아 낡은 것들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가 ‘관광지의 변신은 무죄, 재탄생 여행지’라는 테마로 추천한 ‘7월에 가볼 만한 곳’ 8곳이 눈길을 끈다. 휴가철이 아니더라도, 어느 시기든 여행 오가는 길에 들러 즐기고 체험해볼 만한 특별한 시설들과 볼거리들이다. 자녀 동반 가족여행길에 들를 만한 곳들이 많다. 특히 장마철인 요즘, 태백 365세이프타운에선 폭우·태풍·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한 대처 요령을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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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선 삼탄아트마인의 삼탄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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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삼탄아트마인’ 방치됐던 시설물을 보고 느낄 거리 풍성한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대표적인 곳이다.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의 삼탄아트마인은 2001년 폐광된 삼척탄좌 정암광업소 시설과 갱도 등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민 곳이다. 1964년부터 38년간 석탄을 캐오던 탄광과 부대시설들을 전시·체험공간으로 탐바꿈시키고, 삼척탄좌(삼탄)와, 아트(Art), 광산을 뜻하는 마인(Mine)을 합쳐 삼탄아트마인으로 이름지었다. 삼탄아트마인은 옛 탄좌 사무실로 쓰던 4층 건물을 활용한 삼탄아트센터와 야외 전시장으로 이뤄진다. 삼탄역사박물관, 삼탄뮤지엄, 입주해 작업활동을 벌이는 화가·조각가 등 15명의 작업실,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현대미술관 등이 들어서 있다. 인상적인 것은 옛 광원들의 피땀이 밴 일상의 흔적들이다. 광원들의 작업 내용 등을 기록한 광원일지, 급여명세서와 인감신고서, 크고 작은 인장들에서 당시 광원들의 일상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옛 광원들이 이용하던 2층의 샤워실과 1층 세탁실은 당시 모습 그대로 살려, 광원들의 폐를 찍은 엑스선 사진, 세탁기와 작업복 전시공간으로 꾸몄다. 야외 공간은 높이 53m의 철탑과 수직갱이 있는 조차장을 중심으로 동굴와이너리, 카페, 식당, 원시미술박물관 등으로 구성되었다. 조차장은 광원들이 갱도를 오르내리고, 캐낸 석탄을 끌어올리던 시설이다. 채탄에 쓰던 광차를 비롯한 다양한 기계들이 옛 모습 그대로 전시돼 있다. (033)591-3001. 탄광촌의 국내 최대 안전체험시설
태백 ‘365세이프타운’ 강원도 태백은 한때 정선과 함께 대표적인 탄광촌이었던 곳. 당시 크고 작은 사고들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기도 하다. 태백시가 최근 대규모 첨단 안전체험학습 시설 ‘태백 365세이프타운’을 개관해, 전국 유일의 자연재해 안전대처 체험 여행지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장성동에 문을 연 ‘365세이프타운’(면적 95만376㎡)은 놀고 즐기는 가운데 재난 대처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꾸민, 안전 ‘에듀테인먼트’ 시설이다. 국민들의 재난 대처 능력 향상이 목적이다. 청소년안전체험관의 3D, 4D 영상을 활용한 풍수해 체험관, 지진 체험관, 대테러 체험관, 대곤충습격 체험관 등이 인기다. 예컨대 풍수해 체험관에서는 대피 경보가 발령되면 구명조끼를 입고 보트에 탑승한다. 번개가 치고 물이 쏟아지는 가운데 수해가 난 도시를 가로질러 안전지대로 대피한다. 산불 체험관에서는 시뮬레이터 헬기를 타고 태백산 정상의 산불을 진화하며 숲속의 생물을 구해내야 임무가 마무리된다. 지진 체험관은 ‘순간 이동장치’를 타고 규모 7 이상의 강진을 체험하는 공간이다. 다리와 도로가 무너지고 갈라지는 현장을 빠져나오는 스릴 만점 체험이다. 설해 체험관의, 눈 속에 갇힌 꼬마를 구해내는 개의 스토리는 감동적이다. 대테러 체험관에선 360° 회전하는 다크라이더를 타고 악의 무리에 맞서게 된다. 소방학교에서는 소방공무원들로 구성된 전문교관들로부터 심폐소생술, 소화기 사용법, 화재현장 탈출 방법 등을 배울 수 있다. 365세이프타운 마케팅담당 유병욱씨는 “그간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으로 진행돼온 재난 안전교육 방식을, 재미있는 놀이형 체험학습으로 짜임새 있게 바꿔 운영하는 국내 최대규모 안전 테마파크”라고 말했다. (033)550-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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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산 컨테이너 아트터미널 사상인디스테이션의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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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컨테이너 아트터미널 사상 인디스테이션’ 부산은 국내 화물 물동량의 75%가 들고 난다는, 세계 5번째 규모의 항구도시. 부산항의 대표적 상징물 중 하나가 화물 수송용 컨테이너다. 최근 이 화물 컨테이너가 젊은이들의 문화 충전소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 7월12일 부산~김해 경전철 환승역인 사상역 앞 광장에 문을 연 ‘컨테이너 아트터미널 사상인디스테이션’(CATs)은 ‘인디 문화의 충전소’로 불린다. 평범했던 역 광장이 수십개의 화물 컨테이너를 활용한 다양한 공연·전시 문화 공간으로 거듭났다. 면적 1624㎡에 지상 3층 규모의 건축물 2동으로 구성된 이곳은 공연과 전시, 쇼케이스 등을 위한 ‘소란동’, 다문화센터와 관리실, 작가들을 위한 스튜디오와 레지던스가 갖춰진 ‘도란동’이 마주하고 있다. 소란동은 전시·공연·강연·세미나·영화상영 등이 가능한 공간이다. 변형 가능한 공간 배치와 자연 채광을 활용할 수 있는 천장 개폐식 공연장은 실험적인 젊은 예술인의 감성과 어울린다. 운영을 맡은 부산문화재단은 앞으로 주류보다는 인디 문화와 같은 서브컬처(하위문화)의 문화충전소로 가꿔나갈 계획이다. 사상 인디스테이션은 개성적이고 실험적인 청년 문화 복합공간으로, 공업단지 이미지를 가진 사상구의 이미지 변신에도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051)316-7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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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완주 삼례문화예술촌 김상림목공소 내부 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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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삼례문화예술촌 ‘삼삼예예미미’ 전북 완주군 삼례읍 삼례역 앞엔 1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자리를 지켜온 곡식창고들이 있다. 1920년대 일제가 만경평야에서 생산된 곡식을 수탈하면서 세운 삼례양곡창고다. 전라선이 복선화되면서 제 기능을 잃었던 이 양곡창고들이 최근 문화예술의 향기 가득한 보물창고로 거듭났다. 완주군은 마을 재생사업의 하나로, 1920년대에 지은 창고 5동과 1970~80년대에 지은 2개동 등을 예술가들과 함께 갤러리, 문화 카페, 디자인박물관, 목공소, 북아트센터, 책박물관 등을 갖춘 ‘삼삼예예미미’라는 이름의 문화예술촌으로 꾸몄다. 이곳 책박물관에서는 9월22일까지 ‘완주 꿈꾸는 책마을’전이 열린다. 1999년 영월에서 책박물관을 시작한 이래 삼례문화예술촌으로 옮겨오기까지 과정을 전시로 구성했다. 070-8915-8121. 이밖에 한국관광공사는 조용한 산골 마을의 작은 역이 백두대간협곡열차의 출발점이 되면서 생기 도는 관광지로 탈바꿈한 봉화 분천역(054-672-7711), 도지사 관사에서 도민들의 문화공간으로 바뀐 청주 충북문화관(043-223-4100), 여수세계박람회 4대 명물과 해안을 따라 달리는 여수 레일바이크(여수시청 061-690-2036), 남양주 북한강의 자전거길(남양주시청 031-590-2474) 등을 새롭게 변신한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했다.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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