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8.28 19:37
수정 : 2013.08.29 11:34
[매거진 esc] 긴급수배! 수납의 달인
프라이팬 정리대를 하나 사고 싶었다. 결혼 십년 동안 내다버린 프라이팬 정리대가 몇개인지 모르겠다. 조금 쓰다 보면 나사못 같은 게 하나 빠지기 일쑤라서 한쪽으로 와르르 무너진다. 아니면 프라이팬을 얹어두다 보니 기름때에 절어 씻어서 쓰기도 싫은 모양새가 된다. 까다로운 눈으로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다 보면 정리대로 이름 높다는 국산 회사의 제품도 만나게 된다. 외국 회사에서 만든 세워서 보관하는 정리대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작은 수납장 하나 살 돈을 들여야 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저 깨끗하게 프라이팬을 보관하고 쉽게 꺼내서 쓰는 것뿐인데 그걸 이루기가 이토록 어렵단 말인가.
그래서 상자를 이용해 프라이팬 정리대를 만들어보았다. 방법은 간단하다. 동네 피자가게에 가서 작은 것과 큰 것, 두 종류의 피자 상자를 샀다. 보통 중간 아니면 큰 사이즈로 시키는 피자 크기는 작은 프라이팬과 큰 프라이팬의 크기와 들어맞았다. 개당 100원도 안 되는 상자를 나란히 쌓았더니 쉽게 무너지지 않는 프라이팬 정리대가 되었다. 궁중팬처럼 큰 크기의 프라이팬은 피자 상자 두개를 붙여서 만들었다. 내친김에 냄비 정리대도 만들었다. 그동안 모아온 택배상자 옆면을 잘라내고 싱크대에 차곡차곡 넣었다.
싱크대 안쪽 수납에 대해 고심하다 보니 우리나라 싱크대에는 규격제품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같은 아파트 같은 평형이라면 몰라도, 부엌은 다 다르기 때문에 싱크대도 다 다르고, 그래서 싱크대 안을 말끔하게 정리할 수납용품은 찾기 어렵다. 상자를 이용한 싱크대 수납은 물기를 빨아들이기 때문에 깔끔하고, 가격도 저렴하고 빈 공간을 남기지 않는다. 쓰다가 더러워지거나 휘청거리면 새로운 상자를 끼워 넣으면 그만이다.
이영진 서울 노원구 중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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