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11.20 21:12
수정 : 2013.11.21 20:26
[매거진esc] 커버스토리 / 맛깔스런 술안주 이야기
술꾼들의 혀에 착착 감기는 일본 만화가 있다. 책 제목부터가 딱 술맛이다. <술 한잔 인생 한입>. 주인공 이와마 소다츠는 애주가 중에 애주가다. 술과 관련된 여러 에피소드도 재밌지만 조개 내장 같은 진귀한 안주에 관한 ‘썰’도 즐거움을 준다. 현재 11권까지 출간됐다. 계절 안주는 빼놓지 않는 만화의 구성 요소. 봄의 머위된장, 겨울의 김치굴찌개 같은 거다. 저자의 안주 조리법도 적혀 있다. 폭 빠져 보다 보면 저절로 만들어보고 싶어진다. 기자가 도전에 나서봤다. ‘으깬 가지’(1권)와 ‘고추냉이 토마토’, ‘양배추 감귤무침’(2권), ‘참치 김말이구이’(4권)를 골랐다.
우선 재료 양을 정하는 게 문제였다. 책에는 없다. 1인분을 기준으로 했다. ‘으깬 가지’는 레시피에 시소와 스다치가 있었다. 우리로 치자면 깻잎과 비슷한 채소가 시소다. 우리 귤과 비슷한 과일인 스다치는 귤로 대체. 워낙 간단해서 10분도 안 걸린다. 단맛이 도는 술과 어울리는 풋풋한 맛이었다. ‘고추냉이 토마토’는 가루 고추냉이를 쓰라는데, 통고추냉이를 직접 갈아 쓰는 게 맛과 향이 더 좋다. 처음 간장 1작은술, 오리엔탈소스 2작은술, 식초 1/2작은술, 고추냉이 가루 2작은술을 넣자 양념의 고유한 풍미가 흔적도 없다. 계량화 작업은 역시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양을 추가하자 조금씩 풍미가 살아난다. 자랑스러워할 틈도 없이 ‘양배추 감귤무침’을 맛보고는 난감해졌다. 소금에 양배추를 절인 뒤 감귤, 미역과 섞는 요리다. 맛이 없다. ‘참치 김말이구이’(사진)는 사탕 모양으로 재료를 김으로 쌌다. 맛은 얼추 일본 선술집의 안주와 비슷하다. 양파를 미리 살짝 볶았더라면 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총 조리시간은 30여분. 밤 10시가 넘어 시작했다. 오밤중에 뭐 하고 있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술 한잔 곁들이자 기분이 좋아진다. 저자의 맛의 취향을 따라가는 여행길이다.
고추냉이 토마토
재료: 토마토 1개, 간장 2t, 샐러드유(오리엔탈소스로 대체) 3t, 식초 1t, 고추냉이 가루 2와1/2t
만들기: <278A> 토마토를 조각낸다. <278B> 간장, 오리엔탈소스, 식초를 섞어 토마토에 붓는다. <278C> 가루 고추냉이를 물과 섞어 2에 붓고 냉장고에서 식힌다.
참치김말이구이
재료: 양파 반 개, 푼 달걀물 2/3, 캔 참치 100g, 김 5장
만들기: <278A> 양파를 잘게 썬다. <278B> 참치 캔을 따서 달걀 을 섞는다. <278C> 둥근 모양으로 만든다. <278D> 3을 김에 싼다. <278E> 약한 불에 김이 적당히 바삭해질 때까지 노릇노릇 굽는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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