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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뮤지션들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지산리조트 ‘윈터 페스티벌’. 사진 각 리조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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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여행
전국 스키장들, 다채로운 대중음악 공연과 어린이 스키 강습 강화로 젊은층과 가족 스키어들에 손짓
매서운 추위가 이어지면서 전국 주요 스키장들이 상급자 코스까지 슬로프 대부분을 개방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이번 시즌(2013~2014) 스키장들의 화두는, 해마다 강조해 마지않는 ‘편의와 안전’을 제외하면 ‘젊음과 가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젊은층을 겨냥한 활기·열정 넘치는 공연행사와 활동적인 가족 스키어들을 위한 배려 프로그램이 강화됐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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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닉스파크 어린이스키학교. 사진 각 리조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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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음악인과 함께 불타는 주말, 불타는 눈밭
눈밭 질주를 즐긴 뒤 스키장 무대에 마련된 공연장을 가득 메운 채 환호하고 춤추며 열정을 불태우는 젊은이들.
이번 시즌 설원은 더 뜨거워졌다. 개성 있는 실력파 가수와 밴드들을 대거 불러, 시즌 내내 ‘불타는 주말’을 선사하는 스키장들이 부쩍 늘었다. ‘불금’은 주요 스키장들이 젊은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번 시즌 대폭 강화해 내놓은 공연 프로그램 슬로건이다. 스키·보드는 제쳐두고 공연을 보러 일부러 스키장을 찾는 열성파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공연 관람·참여가 무료라는 점이다. 주말에도 크리스마스 때도 연말에도 공짜 공연을 펼친다. 공연뿐만이 아니다. 이번 시즌 들어 전시·전통놀이 등 문화 체험 행사를 새로 선보인 스키장들도 많아졌다.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시작된 행사들이, 스키장을 젊은이들의 겨울 축제장이자 문화놀이터로 변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홍천 대명비발디파크의 홍보마케팅팀 황영훈 대리는 “스키·보드 고객 말고도 공연에 참가하러 일부러 찾아오는 젊은 팬들이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젊은이들 취향에 맞는 개성 있는 캐릭터의 뮤지션들을 대거 강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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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원리조트 ‘유아 프리미엄 케어’ 강습. 사진 각 리조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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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저녁 진행된 아이돌 그룹 크레용팝 공연을 시작으로, 비발디파크는 이번 시즌 총 17회에 걸쳐 대중가수와 밴드, 연예인들의 공연을 펼칠 예정(크리스마스·연말 행사 포함)이다. 2월8일까지 매주 토요일 박완규(12월21일), 하하·스컬(12월28일), 노브레인(1월4일), 신보라(2월1일), 딕펑스(2월8일) 등 인기 출연진이 나서는 대형 콘서트가 진행된다. ‘불금(불타는 금요일) 파티’(12월27일~1월31일)도 있다. 매주 금요일 개성 강한 유명 뮤지션들과 함께 즐기는 뜨거운 음악 파티다. 12월24일 저녁 8시엔 레이디스코드와 함께하는 크리스마스이브 공연이, 31일 밤 11시엔 엠시 스나이퍼와 함께하는 송년파티가 벌어진다.
스키장마다 ‘불금’ 테마로
주말과 연휴마다 무료 공연
어린아이 데려온 가족 위해
스키강사가 돌보미 구실까지
젊은층이 많이 찾는 서울 근교 스키장들의 공연 경쟁은 더 뜨겁다. 이천 지산리조트는, 2월 말까지 20·30 고객을 겨냥해 인디 뮤지션들의 공연을 내세운 ‘윈터 페스티벌’을 펼친다. 스노 메이트 페스티벌, 포토 페스티벌과 함께 벌어지는 윈터 페스티벌의 핵심은 인디 뮤직 페스티벌이다. 인디 뮤직 페스티벌은 지난 13일 트램폴린 공연을 시작으로, 2월15일까지(매주 금·토요일) 21회(크리스마스·연말 행사 포함)에 걸쳐 진행된다. 피터팬 콤플렉스, 윈디시티, 몽키즈, 넘버원코리아 등 다채로운 인디 뮤지션들이 나서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노 메이트 페스티벌은 추운 겨울을 지내고 있는 독신 청춘남녀들에게 인연을 맺어주는 행사(1월 말까지 총 8회)다. 행사 창구에서 ‘커플 매칭 밴드’를 받아 착용한 뒤 같은 색깔이나 숫자의 이성을 찾아 함께 창구로 오면 맥스무비 영화권 등 기념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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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 밸리리조트 ‘키즈 스키 스쿨’.사진 각 리조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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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경기) 곤지암리조트는 공연과 전시 행사를 함께 벌인다. 인디밴드 ‘와이낫’(12월24일), 통기타 가수 ‘유로’의 라이브(25일), 남성중창단 아리랑칸탄테(28일) 등 공연을 펼친다. 전시 행사로는 스키 100년 역사를 알 수 있는 스위스 체어마트(체르마트), 캐나다 휘슬러, 오스트리아 키츠뷜(키츠뷔엘), 러시아 소치 등 ‘세계 4대 눈의 도시 전시’(폐장일까지)와 ‘디자인 헬멧 전시’가 열린다.
여러 가수들이 함께 출연해 벌이는 콘서트도 있다. 정선 하이원리조트는 12월21일 저녁 강원랜드호텔 5층 컨벤션홀에서 가창력 있는 가수 알리와 90년대 대표적 그룹인 015B, 슈퍼스타케이 출신의 김예림 등이 출연하는 ‘플라이하이콘서트’를 연다. 1월11일에도 인기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하는 ‘하이하이콘서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12월24일에는 가족 고객을 위한 ‘어린이 뮤지컬 캣츠’도 공연된다.
자녀도 부모도 각각 편하게 마음껏
어린이·유아를 동반한 젊은 가족 스키어들을 위한 스키 강습 프로그램의 강화도 이번 스키 시즌의 특징이다. 대부분의 스키장에서 어린이 스키 강습을 진행하지만, 최근엔 스키 강사가 돌보미 구실까지 맡는 등 강습 프로그램도 진화하는 추세다.
가장 앞서가는 곳이 ‘가족형 프리미엄 스키장’을 내걸고 있는 원주 오크밸리리조트다. 나이와 실력에 맞는 맞춤형 강습 프로그램을 마련해, 미취학 및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 대상으로 진행하는 ‘키즈 스키 스쿨’(2박3일, 3박4일)은 보육 개념의 스키 강습으로 이름 높다. 강사가 부모 노릇을 맡아, 부모들이 부담을 털고 마음껏 스키를 탈 수 있게 한 프로그램이다. 이번 시즌엔 지정 강사제를 도입하는 등 편의를 강화했다. 매일 아침 새로 접수하던 불편을 예약시스템 단일화로 없앴고, 매번 바뀌던 강사도 지정제로 개선해 자신이 원하는 강사에게 3일 또는 4일간 강습받을 수 있게 했다. 유아 라커룸도 동선을 최소화해 별도로 운영한다. 아이들이 라커룸을 놀이방처럼 자유롭게 놀며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부모의 걱정도 덜었다. 요금은 1일 4시간 29만~40만원, 2시간 21만~3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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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지암리조트에서 점프를 하고 있는 스노보더.사진 각 리조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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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비발디파크, 보광휘닉스파크, 하이원리조트, 곤지암리조트 등에서도 유아나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키즈 스키 스쿨’을 운영한다. 전문 강사의 밀착 책임제 강습으로 진행하는 하이원리조트 ‘유아 프리미엄 케어 강습’(44개월~미취학 어린이)의 경우, 6시간 동안 강사가 부모처럼 옆에서 돌봐주며 유아와 일대일로 스키 강습을 해준다. 강사와의 식사, 곤돌라 투어, 눈썰매장 이용 포함해 35만원. 강습 종료 뒤엔 자녀를 강사가 직접 부모에게 데려다 준다.
평창 휘닉스파크도 만 4~12살 어린이에게 간식과 식사, 휴식까지 책임지는 ‘맞춤형 풀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일반강습과 특별강습이 있다. 리프트·장비대여·식사가 포함된 특별강습의 경우 반일 8만4000원, 종일 12만원. 대명비발디파크는 일반반(5대1 강습) 반일 8만원, 특별반(1대1)은 반일 22만원.
어린이에게 무료 강습 기회를 마련한 곳도 있다. 곤지암리조트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무료 스키 강습을 해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1월 말까지 매주 일요일 누리집을 통해 무료 스키 강습에 응모하면, 20명을 선정해 일요일마다 스키를 가르쳐 준다.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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