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3.12.25 20:16 수정 : 2013.12.26 11:30

1 1980년대 일본에서 처음 출시한 시세이도 스포츠커버 파운데이션.2 에스티 로더의 ‘갈색병’ 1세대인 나이트 리페어 셀룰러 리커버리 콤플렉스(1982·왼쪽)와 6세대인 어드밴스트 나이트 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리커버리 콤플렉스Ⅱ(2013). 3 1990년 랑콤 트레조(왼쪽)와 2014년 2월 출시할 트레조 오 드 퍼퓸 루미너스.※ 이미지를 누르시면 확대됩니다.

[매거진 esc] 스타일
계절마다 바뀌는 유행에도 흔들리지 않고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화장품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유행을 타고 음악과 패션 같은 문화 영역에서 복고 열풍이 부는 가운데, 화장품 시장에서도 옛날부터 꾸준히 사랑받아온 ‘추억의 화장품’이 새롭게 눈길을 끌고 있다.

‘구관이 명관’이란 말처럼 오래전 출시되어 지금까지 팔리고 있는 화장품들은 대개 각 브랜드의 최고 인기상품인 경우가 많다. 오래 팔려온 조미료나 과자의 맛과 성분이 대중의 미각 변화에 따라 조금씩 바뀌듯 화장품들도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변신을 거듭했다. 더욱이 1970~80년대 ‘도깨비시장’이라고 일컫던 수입상가들을 통해 국내 출시 전부터 인기를 누려온 외국 화장품들은 정부의 수입개방 뒤 공식적으로 판매되면서 용기나 향기 등에서 변화를 꾀해왔다. 반면 국내 화장품은 업계의 명멸과 더불어 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품이 드문 편이다. 하지만 1990년대에 출시돼 지금까지 베스트셀러에 이른 제품이 아주 없진 않다.

도깨비시장에서 구하던
시세이도 스포츠커버 파운데이션
2004년부터 국내 공식 판매
60년 역사 랑콤 향수 트레조
세월 흐르며 향과 용기 변화줘

먼저 수입상가에서 주로 팔리며 1980년대 한국 어머니들의 사랑을 받은 시세이도의 ‘스포츠커버 파운데이션’은 지금도 국내에서 정식 판매가 되고 있는 제품이다. 일반인들이 컨실러나 파운데이션으로 폭넓게 써왔지만 원래 이 제품은 1980년대 일본에서 피부질환이나 화상 환자들의 상처를 가리려고 개발된 치료용이었다. 워낙 커버력이 높아 분장용으로 쓰이기도 한다. 부드러운 크림 제형을 가지고 있어 피부에 착 달라붙는 밀착력이 좋으며 땀과 물에 강해 운동할 때 적합하다. 한국시세이도는 2004년 이 제품을 공식적으로 국내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이 제품의 카피 제품을 판매하는 도·소매업자 등 워낙 비공식적 판매가 많아 제품에 홀로그램 마크를 붙여 정품 인증을 하고 있다. 또 1990년대 말 한국에 처음 공식 수입된 이 회사의 ‘아넷사 퍼펙트 유브이 선스크린’은 일본 여행객들이 ‘금색 아넷사’라 부르며 사오곤 했던 제품이다. 한국시세이도 쪽은 “백탁 현상이 없고 흔들어 쓰는 유액 형태가 당시 소비자들에게 획기적으로 다가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용기를 현대적으로 바꿔 지금까지 출시하고 있다.

20~30년 전부터 한국 주부들한테서 사랑받아온 에스티로더의 대표작 ‘갈색병’도 지금까지 팔리고 있는 베스트셀러다. ‘어드밴스트 나이트 리페어’는 이 회사 첫 세럼이자 첫 재생(리페어) 제품으로 약병에 쓰던 스포이트를 달아 관심을 모았다. 1982년 세계에 처음 출시돼 피부를 ‘관리’하는 화장품에서 ‘재생’하는 화장품으로 개념을 바꾼 제품이라고 평가받기도 했다. 회사의 설명자료를 보면, 이 제품은 1991년 항산화 기술을 더했고 1998년 아시아인 피부에 맞춰 잡티와 색소 침착을 막는 기능이 강화됐다. 2000년대 들어서는 독성물질이나 환경오염에 따른 손상을 회복시키는 성분을 첨가해 20개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이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잠자는 동안 노화를 완화해주는 밤 전용 화장품들이 속속 출시됐다. 가장 최근작은 올해 나온 것이며, 어떤 피부라도 부담없이 쓸 수 있도록 유분감을 뺀 무향으로 자극성을 줄였다고 한다.

1952년 처음 출시한 랑콤의 ‘트레조’ 향수 역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사람 손으로 75번 이상 깎은 용기와 아시아풍의 머스키 향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 제품은 1990년 이탈리아 여배우 이사벨라 로셀리니가 광고 모델로 활동하면서 다시 한번 눈길을 끌었다. 그 뒤 장미 향과 복숭아꽃 향을 어우러지게 해 강렬한 향이 부드럽고 달콤한 향으로 바뀌었고 2005년 허브식물인 헬리오트로프 향과 은방울꽃 향을 겸비해 재조명받았다. 론칭 15주년을 맞은 같은 해에는 퍼퓸(농도가 15~20%로 지속시간이 5~6시간으로 긴 향수)인 ‘다이아몬드 에디션’이 출시되기도 했다. 지금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2011년 시장에 나온 것으로, 좀더 현대적인 느낌을 갖고 있다고 한다. 내년 2월엔 트레조의 개발자이자 세계적 조향사인 소피야 그로이스만이 또 다른 유명 조향사 도미니크 로피옹과 함께 작업한 ‘트레조 오 드 퍼퓸 루미니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4 맥의 스트롭 크림(왼쪽)과 러시안 레드 립스틱.5 시세이도 아넷사 퍼펙트 유브이 선스크린 2007년제품(왼쪽)과 2013년 신제품.6 슈에무라 유브이 언더베이스 무스 포어레이저.7 존슨즈베이비 핑크로션. 왼쪽 옛날 용기 디자인에서2011년 오른쪽 물방울 무늬로 바뀌었다.8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윤조에센스.※ 이미지를 누르시면 확대됩니다.

옛날 강남을 중심으로 한 유명 미용실의 전문가들이 쓰다가 1990년대 한국 진출과 더불어 눈길을 끈 맥의 메이크업 제품들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색감과 질감으로 대중적인 반향을 이끌어냈다. 1999년 맥 코리아가 생기면서 공식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스트롭 크림’은 피부에 윤기를 주는 ‘윤광 베이스’로 미세하게 반짝거리는 느낌이 피부를 화사하고 생기있게 표현해 유명 연예인과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즐겨 사용해왔다. 은은한 반짝임을 주는 갈색 아이섀도 ‘소바’도 인기가 많았는데, 눈썹을 자연스럽게 그리거나 코를 높게 표현하면서 음영감을 주는 데 적당하다고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마돈나가 콘서트 때 주로 애용해 화제를 모은 바 있는 립스틱 ‘러시안 레드’는 패션쇼 백스테이지에서 지금도 많이 쓰인다고 한다. 자타가 공인하는 맥의 대표적인 빨간 립스틱이다.

뜨거웠던 지난여름 널리 알려진 슈에무라의 ‘모공 베이스’인 ‘유브이 언더베이스 무스 포어레이저’도 사실은 1990년 처음 출시된 것이다. 모공을 일시적으로 가려줘 화장을 잘 먹게 한다며 입소문을 탄 이 제품은 피부의 끈적함과 번들거림을 잡는 가벼운 질감으로 얇은 화장 느낌을 연출할 수 있어 피지가 많이 분비되는 덥고 습한 날씨에 더욱 환영받았다. 거품 제형으로 액체나 크림 제형보다 훨씬 부담이 적은 점이 특징이다.

아기 로션의 대명사 격인 존슨즈베이비의 ‘핑크로션’은 1946년 처음 세계 시장에 나왔으며 한국에는 비공식적 경로로 들어오다가 1984년에 들어서야 비로소 공식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 제품은 유·수분 균형을 유지해주는 보습 성분으로 특유의 부드럽고 순한 향이 인상적이다. 2011년 3개의 물방울 무늬를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용기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최근 10년 동안 국내에서 팔린 개수만 1000만개가 넘는다고 회사 쪽은 밝혔다.

국내 제품 가운데서는 1997년 출시된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윤조에센스’가 눈에 띈다. 이 제품은 국내뿐만 아니라 홍콩,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인기가 높아 전세계적으로 1시간에 342개꼴로 팔린다고 한다. 세안 뒤 피부를 손질하는 첫 단계에 발라 다음 단계에 바를 제품의 효과를 높이는 ‘부스트 에센스’로서 수분감이 풍부하며 무엇보다 물 대신 맥문동과 감초 추출물을 기본 성분으로 한 한방 성분이 눈길을 끈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1966년부터 한방과학기술을 적용해왔으며 설화수는 한방과 피부 관련 220여건의 특허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사진 각 회사 제공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