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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을 배우고 있는 김은형 기자. 촬영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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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esc 기자들의 취미 입문기
취미와 건강,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복싱과 국궁을 배우다
[김은형 기자의 복싱 배우기]
복싱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로 옆자리 기자와 토론을 벌인 건 지난여름부터다. 동료는 한달에 5㎏ 감량은 너끈하다는 말로 나를 꼬드겼다. 감량보다 맘에 드는 건 개인 레슨이었다. 퍼스널 트레이닝(PT)을 하려면 돈이 만만치 않게 드는데 복싱은 피티처럼 코치가 일대일로 진도를 나가며 관리한다는 게 맘에 들었다.
두달 이상 ‘입운동’만 하면서 원래의 계획이 흐지부지되려는 순간 나는 서울 마포구 대흥동의 한 복싱체육관으로 달려가 석달치 카드 30만원을 긁었다. 찌지직 영수증이 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하얗게 불태우리라’ 결심했다.
인터넷 후기를 뒤지며 찾은 체육관은 명불허전이었다. 영화에서 보던 무너질 듯 허름한 링과 ‘한 칼’을 품고 있는 듯한 나이 지긋한 관장은 없었다. 시설은 깨끗했고 남성과 여성, 학생, 아이들까지 회원들의 연령대가 다양해 부담스럽지 않았다. 무엇보다 훤칠한 키에 쾌활한 말투로 지도하는 젊은 관장님이 바람직했다.
첫 주. 3분은 너무 길고 30초는 너무 짧았다. 모든 훈련은 링의 1라운드 기준. 3분 동안 연습하고 30초를 쉰다. 뛰어도 뛰어도 1분 넘기가 힘들다. “줄넘기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네요.” 벌게진 얼굴로 말하니 관장님이 대꾸한다. “줄넘기보다 더 힘든 게 뭔 줄 아세요? 도장에 나오는 거예요.” 점심시간이나 퇴근 뒤 일주일에 서너번은 해야지 맘먹었는데 두번 가기가 빠듯했다.
줄넘기와 러닝머신으로 워밍업을 하고 난 뒤 제자리 스텝과 오리지널 스텝, 잽, 스트레이트, 이것들을 혼합한 콤비네이션 자세를 차례로 배웠다. 어설픈 자세로 가드를 올리고 스텝을 밟는 거울 속 꺽다리 아줌마를 보면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다. 둘째 주에 감기에 걸려 쉬는 바람에 리듬이 끊겨 3주차까지 힘들었지만 4주차가 되니 꼬이기만 했던 스텝도 익숙해지고 자세도 제법 갖춰지면서 재미가 생겨났다. 거울을 보며 지루한 자세 연습을 할 때는 나도 언제쯤 저 링에 올라가 보나, 샌드백은 안 치나 답답했는데 4주차 훈련을 마치며 새하얀 핸드랩을 감고 빨간 글러브를 끼니 감격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내가 복싱을 시작하며 가장 마음에 든 것은 가드 올리기다. 가드 올리기는 복싱의 시작이다. 나의 심장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어, 이런 결기랄까. 운전을 시작하며 자동차라는 나만의 공간을 가졌을 때와 비슷한 뿌듯함이 느껴졌다. 비록 훨씬 작지만 더 매력적이다.
앞으로 레프트훅과 라이트훅, 어퍼컷을 배워나갈 거다. 누군가와 매치를 벌일 수도 있겠지. 그 어떤 순간에도 가드를 내려선 안 된다. 이렇게 나는 나를 지키는 또 하나의 방법을 배우고 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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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무예 국궁을 체험하고 있는 이병학 기자. 촬영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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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을 시작하기 전에 초보자는 도구로 저렴한 갱지 크로키북과 콩테를 추천한다. 휴대가 편한 5절지를 갖고 다니면서 자주 그리는 게 실력 연마에 최고다. 드로잉 전시 관람은 기본이다. <행복한 그림 그리기>(이준구), <지금 시작하는 드로잉>(오은정), <이지 드로잉 노트>(김충원) 등을 참조하면 좋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의 ‘자유로운 표현을 위한 창작 드로잉’, ‘베이직 드로잉’ 강좌와 상상마당의 ‘지금 시작하는 드로잉’ 등의 강좌가 인기다. 수강료는 대략 두세달에 20만~30만원 안팎. 목공을 시작하기 전에 공방에서 목공을 배우려면 보통 석달에 30만~40만원 정도의 수강료를 내야 한다. ‘나무와 늘보’ ‘별난 공작소’ 등 목공인들이 모여 서로 필요한 가구를 만들어주고 팔기도 하는 목공협동조합에서도 목공일을 배울 수 있다. 요즘엔 베란다 목공에 도가 튼 사람들이 모여 작업실을 같이 얻는 ‘열쇠공방’이 유행이다. 집에서 목공을 하려면 직각자, 톱, 끌, 드릴, 수평기 등 기본적인 도구를 갖춰야 하는데 처음부터 비싼 것으로 하지 말고 실력이 늘 때마다 바꾸는 것이 좋다. 악기를 시작하기 전에 악기를 고를 때는 본인의 개성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배우고 싶은 악기 연주를 충분히 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서양 현악기 구입은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또는 서초동 예술의전당 앞 현악기 거리가 유명하지만 수십만원대부터 수천만원, 억대짜리까지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다. 처음부터 좋은 악기를 써야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중고 악기나 새 악기 모두 사기 전에 외관상 깨짐이나 수리 흔적을 잘 살펴보고 음색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복싱을 시작하기 전에 보는 운동으로 복싱의 인기는 다소 시들해졌지만 생활체육으로 직접 뛰는 복싱은 인기 상승 중이다. 10년 전에 비하면 전문 체육관이 2~3배 늘어나 주변에서 도장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 관장들의 연령대도 30대 중반~40대 중반으로 젊어졌다. 직접 가서 샤워시설이나 사물함은 잘 갖춰져 있는지 분위기는 어떤지 확인하고 등록하는 게 좋다. 일대일 레슨이기 때문에 관장이나 코치가 살갑게 챙겨주는 곳을 선택하는 게 좋다. 국궁을 시작하기 전에 전국 360곳에 이르는 활터에서 국궁을 배울 수 있다. 서울엔 황학정·석호정·살곶이정·수락정 등 7곳이 있다. 회원 등록엔 활터에 따라 10만~100만원(대개는 20만~30만원)의 가입비를 받는다. 월 회비는 1만~4만원. 생활체육동호회에서 무료 활쏘기 체험 교실을 열기도 한다. 활은 물소 뿔과 나무 등으로 만든 전통 각궁과 합성수지로 만든 개량궁으로 나뉜다. 개량궁 20만원대, 각궁 60만원대. 화살(카본 소재) 1개에 8000~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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