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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앱의 건강분야에서 수면 관리·도우미 앱들이 빠른 속도로 늘었다. 명상 원리와 저주파, 동작 감지 센서 등 첨단 장치도 동원됐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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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라이프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인기 많은 수면 관련 애플리케이션 체험기
지금 스마트폰의 화두는 잠이다. 미국 아이폰 앱 스토어에서 ‘잠’(sleep)을 주제로 검색하면 2200개의 관련 앱이 나온다. 애플코리아가 ‘2013년을 빛낸 유료 앱’ 1위로 뽑은 굿슬립, 뉴욕대 학생들이 누가 정말 잠을 가장 적게 자는지를 알기 위해 만들었다는 슬립봇(SleepBot), 그리고 음향과 화면으로 도움을 준다는 수면 앱들이 인기다. 지금 5명 중 1명은 수면장애라는 조사도 있다. 잠 못 드는 기자 3명이 수면 유도나 잠버릇을 분석해주는 인기 수면 앱들을 직접 사용해 봤다. 수면제만큼 강력하진 않았지만 오늘도 더 효과 좋은 수면 앱을 찾아 스마트폰을 뒤적인다. ‘꿀잠’이 그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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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굿슬립, 슬립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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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소음으로 수면 유도하는
굿슬립, 이어폰 없이 쓸 수 있다면
잠버릇과 수면 패턴 분석하는 슬립봇
잠자기 2시간 전 폰 잠가지는 기능도
수면 앱으로 분류
수면 분석 앱 ‘슬립봇’(SleepBot) 내게 잠은 소중하다. 나의 ‘숙면기’ 때라 할 수 있는 대학 새내기 시절에는 뜻이 통하는 친구와 나란히 한 침대에 누워 ‘오래 자기’ 시합을 벌인 적도 있었다. 한번은 내가 이기고 한번은 내가 졌다. 내 자취방에서는 이겼고, 적진(그 친구 집)에서는 졌다. 참으로 분한 패배였다. “너희들은 대체 왜 그 모양이냐, 잠 좀 그만 처자고 나가서 여자라도 꼬시지 않고”라며 벌컥 문을 열어 닦달하는 친구 어머니만 아니었어도 승산은 충분했다. 전남 해남으로 혼자 여행 갔을 때의 일이다. 오랜 밤기차 여행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정오 무렵 민박집에 기어들어갔다. 잠깐 눈만 좀 붙이겠다며 누웠는데, 내처 밤까지 자버렸다. ‘죽었느냐, 살았느냐’며 문을 두드리는 민박집 아주머니의 오지랖 탓에 깼다. 40대에 접어든 뒤 ‘불면기’를 맞았다. 이제는 민박집 아주머니도, 친구 어머니도 나의 숙면을 방해하지 않는데 자다가 벌떡 깰 때가 많다. 코를 골았던 것인지, 호흡이 어려워 ‘지금 정신차리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기분을 느낀 적도 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슬립봇’은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신체적 원인을 찾아주는 수면분석 애플리케이션이다. 스마트폰에 있는 가속도 센서로 내가 얼마나 뒤척이며 잤는지 추적하고, 녹음 기능을 활용해 코를 골았는지 등을 파악해낸다. 일어나야 할 시간대를 30분 범위로 설정해놓으면, 수면 패턴을 분석해 가장 적절한 시점에 ‘똑똑하게’ 깨워준다. 얼마를 잤는지도 분초 단위로 보여주는데, 대신 잠잘 때와 일어날 때 일일이 머리맡에 놓은 스마트폰을 터치해야 한다. 지난 일요일 밤 나는 새벽 2시8분 잠에 들어 오전 6시56분에 깼다. 곤히 잘 자다가 일어나기 한 시간 전부터 ‘몸부림’을 쳤다. 무의식 속의 나는 월요병을 앓고 있었던 게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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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릴랙스 멜로디, 슬립 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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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 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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