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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유행을 타고 록과 모터사이클 유행이 다시 돌아왔다. 패션 브랜드까지도 로커 집단의 모터사이클, 카페레이서 유행에 맞춘 스타일을 내놓았다./사진 베엠베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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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라이프
폭주족 이미지 벗어나 세련된 스타일과 도심 속 간편한 기동성 자랑하는 카페레이서 인기
비틀스 하면 생각나는 고수머리와 딱 달라붙는 회색 양복. 그런데 그들은 정식 데뷔 전 독일의 함부르크 클럽가에서 이름을 날릴 때만 해도 검은 가죽 재킷에 길게 기른 머리에 포마드를 발라 넘기고, 검은 선글라스를 낀 ‘로커’ 스타일이었다. 비틀스는 사실 1950년대에 시작되어 1960년대 말까지 이어진 록과 모터사이클 열풍의 한가운데에 있는 밴드였다. 그런 비틀스가 모드족으로 변신한 것은 당시의 유행 때문이었다. 1960년대에 등장한 새로운 모드 스타일이 인기를 끌면서 기존의 로커 집단과 충돌했다. 알고 보면 그들의 패션과 정체성은 정반대였다. ‘모드족’은 이탈리아제 슈트와 상고머리로 멋을 냈지만, 노동자 계층이었으며 마약을 상용하는 이들도 많았다. 좋아하는 음악도 록이 아니라 모던 재즈 계열이었다. 커다란 모터사이클보다도 스쿠터를 선호했다. 반면에 가죽 재킷을 입고 커다란 모터사이클을 타는 ‘로커스’는 겉모습은 사나웠지만 부잣집 도련님들이 대부분이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달랐던 그들은 영국 런던의 잘나가는 젊은이들이 모이는 거리였던 카나비 스트리트에서는 연일 패싸움을 벌였다. 결과는 모드족의 완벽한 승리. 이후 로커 복장을 한 사람은 카나비 스트리트에 발을 들일 수 없었다고 한다. 데뷔를 앞둔 비틀스는 ‘대세’를 따를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이 영화 <백비트>로 그려지기도 했다. 한강공원 등에 모이는
기존 모터사이클
동호회원과 달리
카페나 패션매장 선호
날씬한 복고풍 디자인 바이크
예쁘게 꾸미기에도 큰 관심
유행은 돌고 돌아 로커의 시대가 다시 찾아왔다. 패션계는 바이커 룩으로 가득하고, 모터사이클을 즐겼던 배우이자 생전에 패션 아이콘이었던 스티브 매퀸이 다시 워너비 아이콘으로 떠오르는 등 유행은 1960년대를 다시 찾고 있다. 로커들이 타던 모터사이클이 다시 인기를 끌면서 당시의 모터사이클을 재현한 바이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로커들의 모터사이클은 ‘카페레이서’라고 불린다. 카페 앞에 모터사이클을 나란히 세워놓고 수다를 떨거나 모터사이클 자랑을 하다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그 노래가 끝나기 전에 특정 지역을 먼저 찍고 오는 사람이 이기는 ‘레이스’를 즐겼기 때문이다. 카페레이서는 도심 지역에서 주로 타는 바이크이기 때문에 장거리 주행 편의성이나 화물 적재 능력보다는 남의 눈길을 끄는 개성적인 겉모습과 복잡한 도심을 자유자재로 달릴 수 있는 민첩성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도 패션쇼 무대, 모터사이클 동호회와 모터사이클 회사들의 동향을 살펴보면 카페레이서의 귀환을 예감할 수 있다. 카페레이서를 지향하는 이들의 취향은 좀 다르다. 기존 모터사이클 동호회원들이 즐겨 모이던 한강공원이나 도심지의 아지트를 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모터사이클이 한군데 모여 있으면 어쩐지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모이는 곳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강남의 멋스러운 카페나 벨스타프 등의 패션 관련 매장, 햇살을 즐기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양재천 인근 바(Bar)다. 홍대 앞에도 어느 카페레이서 애호가가 올여름 개장을 목표로 카페레이서들의 아지트를 짓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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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CB1100EX는 카페레이서를 상징하는 모터사이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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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엠베의 클래식 모터사이클 R9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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