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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4, 5 헝겊, 메탈,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팔찌들. 3, 6 티셔츠에도 블라우스에도 매치할 수 있는 목걸이들.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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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스타일
저렴한 플라스틱·메탈 소재 장난감처럼 과잉된 디자인의 ‘키치’ 액세서리 바람
헐렁한 청바지에 하얀 셔츠, 깔끔하게 차려입고 나서는데 어딘가 밋밋하다. 신발을 신으려다 슬쩍 거울을 보고는 도로 화장대 앞에 서서 보석함을 열어본다. 진주 귀걸이, 가느다란 금 목걸이, 작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백금 반지…. 값비싼 주얼리를 제치고 집어든 아이템은? 진한 파랑색이 칠해진 아크릴과 굵은 메탈이 어우러진 ‘장난감 같은’ 목걸이와 플라스틱 반지, 밧줄 패턴의 헝겊 팔찌다.
올여름, 옷차림은 가벼워지고 액세서리는 굵직해지고 있다. 형광색 플라스틱으로 만든 보석이 주렁주렁 달린 목걸이, 손가락 마디보다 굵은 황금색 메탈 체인, 투명 아크릴에 가짜 다이아몬드를 여러개 박은 팔찌, 플라스틱 반지와 길게 늘어뜨리는 귀걸이…. 단정하게 옷을 입고 난 뒤, 장난스럽게 걸치는 강렬한 느낌의 ‘키치 액세서리’가 요즘 인기다.
깔끔한 흰색 옷에 굵직하고 화려한 디자인 매치
딱딱한 정장 차림에도
캐주얼한 세련미 보태
위키백과는 ‘키치’를 ‘보기 괴상한 것, 저속한 것과 같은 사물을 뜻하는 미적 가치’라고 정의한다. 광범위하게 키치는 가짜, 비(B)급 문화 등을 포괄한다. 소위 명품 브랜드가 득세하고 고급 주얼리가 선망의 대상이 되는 시대에 싸구려 재료로 무장한 키치 액세서리는 ‘묘한 비웃음’과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아이템이 노골적으로 굵고 화려해지면서 대담해지고 있다. 아예 고급 주얼리이거나 노골적인 키치이거나. 액세서리의 양극화다. 입는 이의 감각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지만 일단 ‘키치 액세서리’는 올해 유행인 흰색 옷에 포인트로 제격이다. 에스피에이(SPA) 브랜드인 에이치앤엠(H&M)의 박혜경 쇼룸 매니저는 “올여름 전반적인 유행은 화이트, 아프리카 무드, 스포츠와 다양한 스타일의 결합, 네온 색상, 메탈릭”이라며 “흰색 옷, 가방, 신발 등에 굵직하고 화려하며 장난감 같은 키치 액세서리를 매치하면 스타일이 돋보이면서 개성 있는 연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흰 셔츠에 큰 펜던트가 달린 긴 목걸이를 하나 거는 정도는 진작에 통용됐지만 최근의 흐름은 이와 또 다르다. 이른바 준보석 정도가 아니라 플라스틱, 메탈 등 값싼 재료가 굵직한 디자인, 화려한 색상을 만나 아예 “나 장난감이에요”라며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것. 클럽이나 가벼운 모임을 갈 때뿐만 아니라 정장 차림의 행사에 참석할 때도 슬쩍 보이는 키치 액세서리들은 딱딱하거나 지루할 수 있는 전체적 분위기를 밝고 재치있게 전환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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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흰색 옷에 굵직하고 화려한 디자인을 매치하면 세련미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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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 술 장식이 달리거나 굵은 플라스틱 알이 붙어있는 귀걸이들.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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