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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히또 작가의 올레마켓 웹툰 <썸툰> 31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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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썸타기’의 기술
연애 코치들이 알려주는 썸타기의 기술과 흔한 실수들
이성을 유혹하는 기술을 알려준다는 자칭 ‘픽업 아티스트’도 있지만 ‘썸’에서도 당연히 기술과 훈련이 필요하다. 연애코치들이 소개하는 썸의 흔한 실수와 드문 기술.
정리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썸남을 믿지 마세요
‘썸’이 사람 미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불특정 다수 누구와도 타도 된다는 점이다. 남자를 다루는 데 능숙하고, 자신의 장점을 돋보이게 할 줄 알며, 결정적으로 매우 상냥하고 잘 웃는 여자가 있다면 언제나 그 주위에는 수많은 썸남이 등장한다. 그러나 인기 썸녀에게도 고민은 있다. 밥 한번 같이 먹는 남자들을 두는 데엔 탁월한 솜씨를 가졌지만, 곁을 허락하지 않는 타입이라 사귀는 사람은 없는 경우가 많다.
예상외로 인기 썸녀가 썸월드의 블루오션이다. 언제 한번 밥 먹자는 약속 같지도 않은 약속은 하지 말고, 이번 주말에 만나자고 당당하게 말하길 권한다. 사귄다는 것은 ‘선언’에 해당한다. ‘이제부터 나와 사귀자’라는 메시지를 상대에게 전달하고, 긍정의 대답을 들어야만 사귀게 되는 것이다. 운이 좋다면 이 한번으로 관계가 확 진전되거나, 혹은 나쁘더라도 악성 썸을 완전히 정리할 수 있다.
썸녀를 많이 두는 남자는 좀 다르다. 사귀는 것은 귀찮고 불특정 다수와 잠자리를 하고 싶은 남자들이 대부분이다. 인기 썸남에게 여자들이 갖는 흔한 환상 중 하나는 ‘나만은 저 남자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난 특별하고, 그가 내게 해준 말도 특별하니까. 착각이다. 선수들은 바로 그런 착각을 노린다.
자신이 누군가와 썸을 타는 건지 아니면 ‘어장 관리’를 당하는 건지 알아볼 수 있는 때는 주말이다. 남자들 대부분은 토요일은 자기가 가장 신경쓰는 여자를 만난다. 선수들은 작업 리스트 하위에 있는 여자들과는 보통 일요일 오후 4시 같은 어색한 시간에 만나곤 한다. 팟캐스트 <돌싱글즈> 진행자 박영진
반 발자국 앞서 나가라
매일 10건 넘는 상담이 들어오는데 가장 흔한 질문은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지와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느냐는 것이다. 두 질문 모두 자신은 움직이려 하지 않고 상대의 마음만 알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여자들은 접근하는 사람한테도 ‘나 쉬운 여자 아니다’는 메시지만 주기 바쁘다. 속으론 관계에 집착하면서 겉으론 떼어내는 행동을 한다. ‘상대보다 반 발자국 먼저 나가라’고 말하고 싶다. 그쪽에서 끼를 부리며 호감을 표현하면 나도 끼를 부리며 여지를 주는 말을 던져라. 예를 들면 상대가 팔을 잡으면 나는 자연스럽게 팔짱을 낀다. 혹시 상대가 소스라치게 놀라면 “왜 이렇게 놀라? 오버하지 마” 하며 물러서면 된다.
상대방의 감정을 알기 위해 여자들은 선톡에 집착하는데 더 중요한 것은 그가 나에 대해 궁금해하는지다. 짧은 문답으로만 대화가 이어지고 있으면 언어능력이 훨씬 발달한 여자들이 말문을 틔워줄 수도 있다. ‘무슨 영화를 봤느냐’ ‘휴가 때 뭐 하느냐’처럼 구체적인 질문을 해야 남자들이 제대로 말 거는 법을 배운다. 여자들의 함정은 애정을 확인하고 싶은 나머지 부정적인 질문을 일삼기 쉽다는 것이다. ‘그만 만나고 싶어?’ ‘나 안 보고 싶어?’처럼 부정적인 질문이 반복되면 남자는 ‘응’이라고 답하기 쉽다. 그 대신 ‘지난번에 만나서 좋았지?’처럼 긍정적인 마취를 시도해야 한다. 팟캐스트 <이게 연애다> 진행자 여성욱
‘악성 썸’ 정리는 필수
썸탈 때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있다. 동시에 여러명과 썸을 타거나 썸타는 도중에 육체적인 관계를 갖는 것은 안 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 소지를 불분명하게 만들거나 책임지기 어려운 상황으로 스스로를 몰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만남은 없이 온라인이나 에스엔에스(SNS) 공간에서만 유지되는 관계라면 당장 그만두는 것이 낫다. 만나긴 만나더라도 6개월 넘게 썸만 타는 지지부진한 관계는 하루빨리 정리해야 한다.
남녀관계도 대인관계이므로 상대와 자신을 혼란스럽게 하는 관계에 자신을 방치하고 최소한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어른의 연애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좋은연애연구소장 김지윤
유머는 제대로 배워야
썸탈 때 너무 일방적으로 과도하게 호감을 표현하면 상대방이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저 남자가 싫지는 않지만 부담스럽다고 호소하는 여자들이 많다. 상대방의 페이스에 맞추는 게 썸이다. 반대로 여자가 아무리 호감을 표현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남자들이 있다. 눈치 빠른 남자가 둘 사이에 끼어들면 바로 깨지게 되어 있다. 상대의 신호에 안테나를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카톡에 서투르다. 만나서 말해보면 부드러운 남자가 카톡으로는 툭하면 빈정댄다. 유머를 잘못 배워서 그렇다. 여자를 챙겨준답시고 ‘오늘 날씨도 더운데 비키니 입고 나가셔야죠’ 이랬다가 바로 깨진 남자도 봤다. 남자들끼리만 쓰는 19금 유머를 여자한테 던지는 사람도 있다. 늘 썸만 타다 끝나는 남자들은 이유가 있다. 연애코치 곽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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