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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6.25 19:27 수정 : 2014.06.26 13:53

터키 안탈리아 서남쪽 케코와 바닷가 풍경. 바닷가 섬들과 반도들엔 고대 리키아 문명 도시유적들이 깔려 있다. 지진으로 물에 잠긴 텔메소스 유적도 있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터키 서남부 안탈리아 기행
안탈리아 동쪽 해안 팜필리아와 서남쪽 리키아 유적 탐방

안탈리아는 터키 남서부 지중해 지역의 휴양지이자 여행 거점도시다. 기원전 159년 전 페르가몬 왕국의 아탈로스 2세가 건설한 도시로, 항구 쪽 칼레이치(성 안) 지역이 옛 도시의 도심이다. 안탈리아 지역은 그리스·로마 시대 팜필리아로 불렸다. 안탈리아 서남쪽은 옛 리키아 문명 지역이다. 해안을 따라 크고 작은 고대 도시 유적들이 즐비하게 남아 있다. 안탈리아 동쪽 해안의 팜필리아 옛 도시 유적과 서남쪽 해안의 리키아 유적 및 자연경관들을 둘러봤다.

  

안탈리아 동부 해안 시데의 아폴론신전 유적.
안탈리아 해안 따라 이어지는 도시 유적들

먼저, 고대 도시 유적마다 반드시 존재한다는 핵심 구성 요소들을 알아보자. 왕들의 행사나 각종 공연·경기를 벌이던 원형극장, 시민들의 집회장소이자 시장이던 아고라, 그리고 도시로 들어갈 때 몸을 씻던 하맘(목욕시설), 생활 공간인 아크로폴리스, 그리고 공동묘지인 네크로폴리스 등이 기본이다.

가이드 두르순 토팔은 “목욕탕인 하맘은 당시 유행하던 말라리아 등 전염병에 대비해 도시마다 갖추고 있던 시설”이라고 했다. 묘지는 도시 안에 석실을 만들어 매장하기도 하고, 다른 지역에 바위절벽을 파내고 석실들을 만들어 공동묘지로 쓰기도 했다.

안탈리아시 동쪽으로 차를 몰면 페르게·아스펜도스·시데 등 옛 도시 유적들을 당일 여행으로 둘러볼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유적들이다. 대체로 기원전 7세기부터 2~3세기 무렵까지 발달했던 도시들로, 신전 등을 떠받치던 무수한 기둥들과 원형극장, 하맘 등의 유적이 남아 있다.

시데는 이름난 바닷가 휴양도시다. 시데의 바르바로스 거리는 옛날 이집트·그리스 도시국가 상인들이 드나들며 소금·면직 등을 사고팔던 아고라였다. 지금도 카페·식당·기념품가게들이 즐비하다. 거리를 잠시 거닐면, 유람선들이 빼곡하게 뜬 바닷가에 이른다. 일부 기둥만 남은 아폴론신전과 그 뒤편의 아테네신전, 그리고 2만명을 수용했다는 거대한 원형극장을 비롯한 옛 도시유적도 바닷가에 남아 있다. 이곳엔 네크로폴리스는 없고 외부의 공동묘역을 썼다고 한다.

시데의 유적 중 눈길을 끄는 곳이 각종 의식이나 공연·경기·전투훈련 등을 행하던 대규모 원형극장이다. 당시 극장은 권력자들이나 부유한 이들만 출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가이드가 2층으로 이뤄진 무수한 계단식 대리석 좌석을 가리켰다. “자리마다 한쪽에 작은 홈이 파여 있다. 바로 관람객이 입장료 명목으로 돈을 놓아두던 자리다.” 돈을 놓아두면 노예들을 시켜 거둬들였다고 한다.

관람석에 앉아 아래쪽 무대 공간을 내려다보니, 당장이라도 석실 통로들에서 공연자나 무장한 병사들이 튀어나와 객석을 향해 도열할 듯하다. 하지만 공연자들은 원형의 일반 관람석이 아닌, 반대편을 향해 공연하고 행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왕과 핵심 권력자들 좌석이 그쪽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탈리아 동쪽 44㎞ 거리에 있는 아스펜도스는 기원전 6세기 무렵 형성돼 5~2세기 때 번성한 도시다. 당시 시데와 함께 은화 제조 권리를 가진 도시였다고 알려진다. 1만50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이곳 원형극장은 로마시대 극장의 본모습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으로 꼽힌다. 이곳에선 요즘도 해마다 몇차례씩 공연·음악회 등이 벌어져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안겨준다.

페르게는 터키의 고대도시 유적 중 가장 많은 돌기둥(544개)이 남아 있는 곳이다. 수로 유적이 이어지는 중심거리를 따라 좌우로 끝없이 늘어선 거대한 기둥들 사이를 거니는 느낌이 특별하다. 돌을 다듬어 만든 상수도 시설(또는 석관 흔적), 땅에 묻었던 배관 모습도 볼 수 있다.

안탈리아 서남쪽 해안을 따라 차를 몰면 리미라, 미라, 쿰루자 등 팜필리아와 동시대 문명인 리키아의 고대 도시 흔적들을 만날 수 있다. 곳곳에서 나타나는, 절벽을 파내고 만든 공동묘지 석실들도 볼거리다. ‘산타클로스’의 기원이 됐다는, 부유한 재산으로 어려운 이들을 도우며 살았던 성니콜라스 행적도 만난다. 그의 주검을 안치했던 교회와 성니콜라스 박물관이 있다.

 

안탈리아 서남쪽 도시 유적 미라의 절벽 석실무덤들.
안탈리아 거리에선 홍합에 레몬을 뿌려 파는 노점을 흔히 만날 수 있다.
케이블카, 유람선 타고 만나는 해안 경관들

안탈리아 주변엔 고대 도시 유적들 말고도 근사한 경치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해안을 따라 굽이치는 절벽해안 드라이브를 즐기면서, 케이블카로 산에 오르거나 유람선을 타고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경관들이다.

아담한 항구도시 케메르의 내륙 쪽에 솟은 산이 토로스산맥의 한 봉우리인 타흐탈르산(2365m)이다. 7㎞쯤 산길을 차로 오르면 케이블카 탑승장(해발 726m)에 이른다.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케이블카를 타고 10분쯤 오르면, 구름 위로 솟은 흰 바위산 정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건물 옥상에 올라 바라보는 구름바다와 해안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스위스 삭도회사에서 2007년 처음 케이블카를 개설한 이래, 2013년엔 20만5000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패러글라이딩 등 활강 레포츠의 명소로도 자리잡았다. 6월 안에 번지점프대도 문을 연다고 한다. 산 정상 부근에 유적지는 없다.

해안을 따라 더 남쪽으로 내려가 케코와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면, 2세기 무렵 지진으로 무너져 물에 잠긴 도시 유적 일부를 둘러볼 수 있다. 리키아에 속한 옛 고대도시 텔메소스의 흔적이다. 해안가와 작은 섬들에 건물들과 성벽, 돌문, 물에 잠긴 부두 흔적 등이 남아 있다. 유람선 유리바닥을 통해 항아리 조각들과 동전 등 유물들도 들여다보인다.

안탈리아 동부 해안 절벽에 걸린 높이 약 40m에 이르는 웅장한 폭포(뒤덴 폭포)도 배를 타고 감상할 수 있다. 육로로 다가가 절벽 옆에서 볼 수도 있지만, 안탈리아 옛 도심인 칼레이치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나가 바다 쪽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더 웅장하다. 폭포 감상 뒤 선착장으로 돌아와 안탈리아의 옛 도심 골목을 탐방할 만하다. 좁은 골목들 좌우로 늘어선 옛 건물들이 카페·식당·게스트하우스 등으로 치장하고 여행객을 맞는다.

볼만한 폭포는 안탈리아 도심에서 20㎞ 떨어진 악수 강 물줄기에도 걸려 있다. 쿠르슌루 폭포다. 낙차는 3m 정도지만, 길게 휘어진 모습으로 물길을 가로지른 채 엄청난 물을 쏟아낸다.

안탈리아(터키)/글·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 터키 여행쪽지

● 인천에서 이스탄불까지 터키항공이 매일(주 11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주 5회 직항편을 운항한다. 약 12시간 소요. 이스탄불~안탈리아 터키항공편 1시간15분 소요. 안탈리아에서 으스파르타(이스파르타)까지는 버스 1시간30분~2시간 소요. 시차는 한국보다 7시간 늦다. 3월말~10월말은 서머타임 적용으로 6시간 늦다.

● 화폐단위는 터키리라(TL). 1터키리라는 약 490원(2014년 6월 현재). 호텔 등의 수돗물은 석회 성분이 많아 마실 수 없으므로 생수를 사 마셔야 한다. 주요 음식은 세계 3대 요리로 불리는 케밥. 양고기·쇠고기·닭고기·고등어 등 다양한 재료의 케밥 요리를 만날 수 있다. 으스파르타 시청 뒤의 ‘케밥츠 카디르’는 1851년 개업한 이래 4대째 해오는 케밥전문식당이다. 휴양도시인 안탈리아를 비롯해 안탈리아 주 전체에 5성급 호텔이 550여개나 있다. 숙박요금은 비수기(겨울)엔 1인 100유로 안팎, 성수기엔 250유로 안팎 등 다양하다. 으스파르타의 바리다 호텔은 2인1실 조식 포함 80유로. 유적지 입장료는 1인 15터키리라 정도 받는다. 터키문화관광부 한국사무소 (02)336-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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