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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14년 6월16일 열린 스파르탄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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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고강도 운동이 뜬다
이우성 시인의 스파르탄 레이스 참가기…고강도 달리기 대회 인기 쑥쑥
사람은 이상하다. 굳이 힘든 일을 하려고 한다. 지난 6월16일 스파르탄 레이스를 다녀왔다. 스파르탄 레이스는 피트니스 브랜드 리복이 후원하는 장애물 경기다. 미국, 독일, 영국, 캐나다, 프랑스,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등에서 일년에 70번 정도 열린다. 아시아에선 작년에 한국에서 처음 열렸고 이번이 두번째였다. 세계를 여행하며 스파르탄 레이스에 참가하는 도전자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민소매 셔츠를 입은 근육질 외국인이 많았다.
스파르탄 레이스는 난이도에 따라 4개 등급으로 나뉜다. 한국에선 가장 쉬운 등급의 레이스가 열렸다. 그래도 5㎞를 달려야 한다. 그 사이에 장애물이 15개나 된다. 하지만 ‘스파르타’라는 단어가 연상시키는 전투, 용맹한 전사 같은 이미지는 매혹적이다. 평소 꾸준히 러닝을 해왔기 때문에 장애물 레이스에 참가하는 것이 나를 한 단계 강하게 만드는 과정으로 느껴졌다. 가장 쉬운 등급의 레이스니까 손쉽게 ‘스파르타’의 지위를 획득할 수 있을 거라는 알량한 속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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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14년 6월16일 열린 스파르탄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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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물, 철인3종경기 등
고통 맞서는 운동 즐기는
직장인들 많아 하지만 무거운 몸을 겨우 끌고 가다가도 새로운 장애물이 나타나면 지지 않으려고 달려들었다. 일상에서 도전이라고 하면 로또를 사거나, 금연을 결심하고, 내일은 절대 지각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것 정도였다. 대개는 이틀 만에 다시 담배를 피우거나 어김없이 늦게 일어나지만 스스로를 낯선 세계의 출발선에 두고 싶은 마음은 식지 않았다. 스파르탄 레이스는 용맹한 사람들이 모여, 서로 경쟁하는 대신 자신이라는 상대와 싸우는 대회다. 돌아갈까, 그만할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걸음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어떤 힘에 끌려간 것이다. 결승선에 몸을 밀어 넣었을 때 진행 스태프 중 한 명이 다가와 목에 무엇인가 걸어주었다. ‘피니셔’(완주자·FINISHER)라고 적힌 완주 메달이었다. 어찌 됐건 메달을 얻었다는 사실이 내게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올해 스파르탄 레이스에는 3300명이 참가했으며 90% 이상이 완주했다. 서로가 서로를 끌고 가지 않았다면 이렇게 높은 수치가 나타날 수 있었을까? 리복은 8월 중에 한 단계 높은 난이도의 스파르탄 레이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선 대회의 난이도를 통해 짐작하건대 10㎞ 이상 무리 없이 달릴 수 있을 만큼의 지구력, 두 팔의 힘만으로 턱걸이를 스무 개 이상 할 수 있을 정도의 근력을 기른다면 한 단계 높은 스파르탄 레이스에도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스파르탄 레이스의 다양한 장애물은 우리에게 어떤 운동 능력이 부족한지 깨닫게 해준다는 점에서도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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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아쿠아슬론에서 한강으로 뛰어드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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