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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7.09 19:14 수정 : 2014.07.10 13:10

지난달 21일 서울 마포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국내 최초의 오프라인 추리 대회 ‘도전, 셜록 홈즈’ 현장.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제공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체험형 추리 열풍
표창원 프로파일러가 알려주는 ‘추리의 달인’으로 가는 10개의 계단

‘추리’는 ‘추측’이 아니다. 그저 ‘생각나는 대로’, ‘상식적으로’, ‘경험에 비추어’ 범인을 지목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추리에는 반드시 ‘단서’, ‘정황’, ‘증거’라는 3가지 기본요소를 ‘논리’적으로 연결하고, 비교하고, 종합하는 ‘분석’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여기에 덧붙여 상황이나 조건, 조작이나 함정 같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알고 싶은 게 무엇인지
명확히 하는 게 첫단추
사실과 의견을 분리하라
악마의 변호인이 되어
추리를 깰 수 있다면
첫단계로 돌아가라

‘아이쿠, 어렵다’며 벌써 포기하려는 독자들이 보인다. 하지만 명심하라. 추리는 조금 ‘번거롭기’는 하지만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것을. 학력이나 지능지수가 높다고 해서 추리를 잘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두뇌에 대한 과신이 절차를 건너뛰게 만들어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는 패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추리를 잘하려면 무엇보다 차분하고 꼼꼼하게, 원칙과 절차에 따라,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분석하는 태도를 길러야 한다. 성격이 급한 사람이라면 추리 연습을 통해 인내심을 기를 수 있다.

자, 그럼 이제 추리를 잘할 수 있는 노하우, 셜록 홈스가 철저히 감추고 숨기며 자신만의 무기로 활용하던 그 비법을 공개하는 ‘천기누설’을 하겠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 .
추리의 첫 단계, ‘무엇을 알고 싶은지?’를 명확히 하라. 물론, 범인이 누군지 아는 것이 최종 목표겠지만, 단계를 건너뛰는 결론은 ‘추측’에 불과하며, 설사 범인이 맞다 해도 ‘증거’가 없어 입증할 수 없다. 사건을 망쳐버린다. 그러므로 우선, 지금 이 단계에서 ‘알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둘째 단계, ‘알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확보하라. 범죄 발생 시간, 장소, 범행 도구 등 현장이나 정황을 통해 알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파악해야 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이 있다.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의견 혹은 기억’을 명확하게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피해자가 ‘키가 큰 젊은 남자였어요’라고 진술했을 때 이 내용은 피해자의 ‘주관적 의견’일 뿐이다. 예를 들어 대전 ‘발발이 사건’의 경우 나중에 사건이 해결된 뒤 확인하니 사실 범인은 매우 키가 작은 중년 남성이었다. 충격과 공포에 빠진 피해자가 밤중에 침입해 흉기로 위협한 범인을 실제보다 더 크게 인식한 것이다.

셋째 단계, 확보한 객관적 사실들을 서로 대조하고 비교 검토해 상충되거나 모순되는 사실들을 찾아본다. 모순이 발견될 경우, 그 원인과 진위를 가려야 한다.

넷째 단계, 관계자들의 진술을 객관적 사실들과 비교 분석해 일치 여부를 확인한다. 마찬가지로 상충이나 모순이 발견될 경우, 그 이유와 의도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다섯째 단계, 객관적 사실들 및 이에 부합하는 주관적 의견과 기억들을 종합 분석해 첫 단계에서 정리한 ‘알고 싶은 것들’에 대한 답을 도출한다.

여섯째 단계, 아직 찾지 못한 답이 있다면 그 이유가 ‘객관적 사실의 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주관적 의견’ 부족 때문인지, 혹은 분석이 미흡한 때문인지를 가려 추가적인 작업을 한다.

일곱째, 이제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도출할 단계다. 대부분의 사건은 4~5개의 시나리오로 정리가 가능하다.

여덟째 단계, 각 시나리오를 뒷받침하는 단서와 정황과 증거와 진술들을 모으고, 동시에 각 시나리오를 부정하거나 반대할 단서와 정황과 증거를 모아 정리한다. 그럼 각 시나리오의 ‘우선순위’, 즉 ‘서열’이 가려질 것이다.

아홉째 단계, 이제 각 시나리오를 철저히 검증한다. 검증에 필요한 자료나 단서, 정황과 증거가 부족하다면, 역시 다시 부족한 것들을 찾거나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남게 되는 단 하나의 가설이 당신 ‘추리의 결론’이다. 잠깐, 아직 한 단계 더 남았다. 열번째 단계, ‘악마의 변호인’. 스스로 반대편이 되어 당신이 내린 결론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보라. 그 과정에서 당신의 결론이 버텨내지 못하면 다시 ‘1단계’로 돌아가야 한다.

자, 이제 준비는 끝났다. 수없는 반복을 통해 자동적으로 이 10단계가 당신 머릿속에서 진행된다면, 당신은 ‘추리의 달인’으로 등극할 수 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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